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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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 작품집 - 이승훈 외4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젊은 작가 혹은 신진작가들의 단편집을 좋아한다. 확실히 작품의 분위기가 수립되기 전 작가들을 만나고, 그 작가들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커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수집하는 책은 <젊은작가상 수상집>이 있고, 교보문고 스토리는 처음 만나봤는데, 다양한 분위기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 11회 수상할 작품들을 6월 초까지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응모를 서둘러야겠다. 물론 단편이다보니 세계관을 이해하고 짧게 결론까지 내는 것이 개운할 때도 있고, 이렇게 갑자기(?) 스러울 때도 있지만 대체로 재미 부분에서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작품은 내가 싫어하는 장르라고 여겼던 좀비물에 대한 애정을 다시 깨어나게 해 준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 유명한 넷플릭스에서<킹덤>도 완주하지 못한 사람이 나인데, 이번에 < too much love will kill you>라는 함서경 작가의 단편이 나의 원픽이었다. 좀비물에 사랑과 서스펜스와 퀴어까지 담았다면 믿기는가. 때는 머지 않은 미래의 한국. 나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한국에 살고 있다. 그것도 이 세상에 좀비 감염자와 치료자와 비감염자라는 3등분된 세계에서 극한 직업이라 할 수 있는 약사로써 말이다. 치료제가 들어오는 날이면 치료제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로, 그 사람들을 좀비화 시키려는 좀비로부터 각기 다른 스타일로 나를 지켜야 한다. 거기에 그런 전쟁을 한 달이나 벌이고 나서 들어온 집에 좀비 치료자와 마주친다. 지금의 세상은 좀비 치료자와 비감염자 사이에 노비와 대감만큼의 인권과 삶의 질이 벌어진 상태다. 앞집 남자는 미술 선생이었는데, 여자친구가 좀비가 된 후에 본인도 좀비가 되었다. 그나마 얌전히 치료팀이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좀비가 된 이상 살인을 서슴치 않게 되었다. 그래서 치료되고 다시 사람이 되었지만 그 때의 기억을 떨치지 못한다.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말을 섞었다는 이유로 나와 앞집남자는 인연이 되어간다.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불타버린 약국 재건을 도와달라는 핑계로도 자주 만난다. 앞집 남자가 좀비 페티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팔러 좀비 컨셉의 가라오케에 간다는 것을 알고 나서 부터였을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그에게 신경이 쓰인다. 아포칼립스 속에도 권력과 비권력이 있고, 모든 걸 뛰어넘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글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여보 계>도 즐거운 느낌이었다. 정말 지극히도 찌질하게 살아온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백수에 가까운 나. 친구인 시나리오 작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어느 비오는 날 병아리 파는 사람을 만나 데려오게 된 여보계.(헤이 치킨) 그녀석을 잘 길러볼 생각과 이게 죽으면 나도 마지막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산다. 16마리의 친구를 먼저 보내고 살아난 병아리가 삶의 희망이라도 된 듯 말이다. 병아리를 키우면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먼저 작품에 출연하겠다는 배우도 생기고, 좋은 일들만 일어난다. 한 달 동안 칩거하면서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일에 매진한다. 그러는 사이 여보계한테 일이 생겨버리고, 없는 돈을 빌리려고 고군분투 한다. 정말 돈을 빌려줄 사람이 없는데 훌쩍이며 일수가방 남자에게 하얀 거짓말로 돈을 빌리는 모습이 정말 웃펐다. 나에게는 그냥 중닭이 아니라 삶의 빛인데 그걸 다른 사람에게는 의인화 해서 설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말이다. 물론 마지막에 죽으려다 의도치 않게(?)살려버린 친구와의 일화가 운수좋은 날의 설렁탕을 생각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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