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김다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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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 김다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집에서 우울증 약을 털어 넣는 주인공 이다온.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은 그렇지만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책의 초반에 다온은 무기력하고, 불안해 하고 힘들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음료수 택배와 같이 배달되어 온 의문의 붉은 책. 제목은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라고 씌여 있다. 한번 만져보고 집안에 들여놓지 않았는데, 귀신같이 집안에 들어와 있는 책. 책의 주인으로 낙점된 다온만 열 수 있는 신기한 책이란 게 나중에 밝혀진다. 책에는 타인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하여 이 책이 만들어졌고, 그 책의 숫자위에 손을 갖다 대면 그 범행현장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날 수 있고, 합당한 벌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그 때 이후부터 다온은 정의감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캐릭터가 된다. 다온의 친구이자 유년 시절의 얼키고 설킨 도움과 피해가 물려있는 배우 서연우가 극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처음에 다온의 무례한 말에도 언제나 네가 그렇담 그런거겠지 하는 이유를 가진 그들도, 붉은 책과 푸른 책에서 과거를 청산하고 나서는 정말 흰 페이지처럼 다시 동등한 연대로서의 친구로 다시 태어나는 대목이 좋았다. 요새 유행하고 있는 <더 글로리>의 악역과 복수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그렇지만 책에서는 온전한 가해자와 온전한 피해자도 있지만, 세상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내가 다른이를 위해 나서준 것이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잠깐 모른척했던 어떤 순간이 다른 이에게는 죽어도 잊지 못할 사건이 될 수도 있다.

다온이 가진 붉은 책 이외에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람을 위해 축복을 내려줄 수 있는 푸른 책의 주인도 등장한다. 붉은 책과 푸른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다온은 그만큼 얽혀있던 인생의 실타래에서 이제 좀 더 단순한 삶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내가 나를 벌해야 할 때, 내가 제일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실은 그렇지 않음을 깨달을 때 사람은 성숙해지는 것 같다. 아마 나도 이 두 책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지고 있는 동안 더 험한 꼴을 많이 보겠지만 아무래도 붉은 책의 주인이 되고 싶다. 행복과 행복만을 빌어주는 푸른책은 물론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나 또한 엄벌주의에 빡빡한 사람은 붉은 책이 더 어울린다. 그리고, 뭔가 보상이 되는 황금색 페이지도 짜릿하고. 책이 더 유명해져서 환타지물로 영상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린 시절 자녀에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사람만도 못한 인간들은 책에서 적당히 내리는 벌 따위가 아니라 <데스노트>처럼 이름만 써도 천국가기를. 그리고 역시나 법의 바운더리가 지켜주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아직도 고통 받고 있기에 이런 소설이 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는 점을 떠올리고 조금 슬퍼졌다. 그러지 않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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