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의 이별 - 장례지도사가 본 삶의 마지막 순간들
양수진 지음 / 싱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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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서의 이별 - 양수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지금 혜리가 주인공인 드라마 <일당백집사>의 모티브가 된 책을 만났다.

거의 드라마는 보지 않지만 알고리즘의 선택에 의해 죽은 자와 말을 할 수 있는 혜리가 죽은 후 자신의 통쾌한 복수를 해주는 사이다 씬을 짧은 유튜브로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죽음의 원인은 다양하고, 거기에 다 말하지 못한 인생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말이다. 죽음은 죽은자가 대답할 수 없다는 그 한 가지 만으로도 먹먹한 일이다.

예전에 유품정리사가 쓴 책도 읽은 적이 있다. 읽는 동안은 울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며칠 밤 동안 꿈에 나와서 펑펑 울었다. 아무래도 사람의 죽음과 남아있는 사람에 관련된 이야기를 며칠에 걸쳐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져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보다 지금 힘든 나에게 그 감정이 남아있으면 어떡하지 하고 망설여졌다. 게다가 읽고 있는 도중에 이태원 참사가 나기도 했고 책장을 넘기는 게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책은 최근작이 아니라 2018년도에 첫 출간되었고, 올해 재출간 되었다. 그래서 오래된 작품이어도 좋은 작품은 빛을 보는구나 싶어서 반가웠다. 그런 마음에 작가의 인터뷰도 찾아보니 이미 발굴해서 3년 여간의 각색을 끝내고 드라마화 된 것이라고 한다. 나만 잘 몰랐지 사람들은 다 보석을 알아본다.

책은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장례지도사의 길로 접어든 작가의 직업과 직업상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주로 채워져 있다. 배웅인 줄 알았으나 만남이었다는 작가의 소개도 그렇고, 장례지도사라는 일을 통해 죽음을 만나니 삶에 대한 소중함과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다고 한다. 삶의 끝의 나와 가족들은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대한 생각만 하더라도 하루를 더 후회없이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너거들은 잘못이 없다라고 수의안에 유서를 적어두신 할머니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가시는 끝에도 자식들의 짐을 덜어주시려는 그 마음이 너무 애달팠다. 그 글자 하나하나를 보지 못했었도 그 마음이 전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 신혼여행에서 남편이 죽고, 혼자 돌아온 아내의 이야기도 그렇다. 참 참담한 일이고 창창하게 같이 살아야 할 사람을 주검으로 데려오는 일도 그렇고 말이다. 생각보다 해외에서 시신을 인도받으려면 서류가 복잡하고 많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시신의 부패와 감염을 막기위한 엠바밍 작업도 해야한다. 본인의 충격도 채 가시지 않을텐데 죄인같이 돌아왔을 그 분께도 위로를 전한다.

물론 많은 에피소드가 장례와 관련되어 있지만, 장례지도사 일을 선택하면서 같이 숙식하며 배우고 가르침을 얻었던 이야기도 좋았다. 고인을 모시면서 살아계신 분처럼 예를 다하고, 작은 솜 하나도 불편하지 않게 넣어드리는 법을 가르쳐 주신 그 팀장님의 마음이 말이다. 겸손한 태도를 위해 늘 신경 쓰라는 가르침도 그렇고. 생각보다 웃지 못하는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 게다가 유족들의 말도 안되는 요구도 많다는 업계의 내면도 엿볼 수 있었다. 계속 되는 인구 감소로 언제까지나 장례산업은 필요한 것 일게다. 아직도 남들이 선뜻 하지 못하는 일을 해온 작가에게 감사하다. 묵묵히 일하는 이런 분이 계셔야 삶이라는 다른 부분이 빛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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