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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달리기 - 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성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유노책주 / 2022년 10월
평점 :

철학자와 달리기 - 마크 롤랜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코로나가 시작하기 전 그것도 몇 년 전 쯤에 마라톤을 해본 적이 있다. 지금은 일 년에 10번 정도 달릴까 말까한 수준인데, 최근 살이 많이 빠지면서 무릎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가을 초입에 친구와 전력질주를 한 적이 있다. 그냥 우연찮게 내기삼아 달린 거였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내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과 길거리에 서있는 사람들, 허벅지 근육의 팽팽함, 달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 등으로 1시간도 안되는 시간 안에 많은 즐거움을 얻었다. (총 운동시간이었고 달린 시간은 20분쯤. 전력질주를 연습 없이 오래 하지는 못하겠더라) 다음 날 비록 근육통을 얻었지만 다시금 달리기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상의 쉼표가 되었다. 그 뒤로 지금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주 2회 이상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으니 이제 1시간 천천히 달리기 정도는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더 추워지면 달릴 수 없을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첫 장의 에피소드처럼 삶도 달리기도 핵심은 도전이라는데, 달리기라는 재도전도 다 때가 있지 않을까. 철학자이면서 마라톤을 그리고 달리기를 사랑하는 마크 롤랜즈 본인의 이야기와 사유가 담겨있다. 처음 2011년 마이애미 마라톤 출발선에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10키로 정도에서 32키로 까지 연습을 해오다가 결국 부상(심지어 종아리 파열!)에 통풍일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보기엔 무모할 정도로 오기로 나간 것 같은 생각이었다. 물론 실제로 마라톤 경기를 나가보거나 응원을 가보면 실제 체력과 컨디션 출발 전 날씨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포기하거나 걷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라고 생각된다. 의료진이나 완주 후 의무실에만 가봐도 테이핑에 파스에, 들것에 실려가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그렇지만 본인의 중년의 위기를 타파할려는 도전의식을 꺽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철학자 답게 각장의 앞에는 일반적인 달리기와 에세이 같은 편안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장이 끝나가는 부분에는 달리기와 인생과 삶에 대한 진득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본인이 달리기를 지치지 않고 했던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늑대인 브레닌으로부터 시작해서 테스와 니나까지 한 무리가 된 개들 때문에 집안의 사고뭉치들의 에너지를 빼기 위해서 달릴 수 밖에 없었다는 다소 솔직한 이야기를 해준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체력이나 루틴을 위해서가 아니었대서 더 절실하게 들렸다. 대형견을 기르면서 정말 성심을 다해 그 녀석들의 본능을 지켜주는 것도 하나의 대단한 이유가 되니까 말이다. 결국 각자가 달리는 이유는 각양각색일지라도 달리다 보면 달리는 목적은 달리기에 내재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순수하고 최고인 달리기의 목적은 달리는 것 그 자체라고 말이다. 나도 생각해보면 달리면 체력도 좋아지고 지구력도 생길거다 라고 생각해서 시작했지만 결국 달리다보면 무념무상에 달리는 것 자체가 좋아서 달리게 되었고, 지속하게 되었었으니까 말이다. 달리고 있지 않은 지금도 달리고 싶다는 갈망에 빠지고 말이다.
이야기는 그 달리는 본질이 놀이에 가까워야 한다거나, 잘못되어가는 것에 집중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로 흘렀다가 결국은 다시 인생이나 삶이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귀결된다는 결론이 철학적이었다. 나도 내가 생각하는 삶의 중요가치가 어떤 것인지도 생각해보게 되고, 좋던 싫던 출발선이 있으면 도착지점이 있는 인생도 확실히 달리기 같구나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확실히 원하는 노선으로 가기위해서는 목적을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