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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다비드 디옵 지음, 목수정 옮김 / 희담 / 2022년 7월
평점 :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 다비드 디옵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먼저 밝혀두겠는데, 최근 읽은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 중 제일 힘들었다. 읽으면서 전쟁에 관한 이야기로 유명한 커트 보니컷의 <제5도살장>이 생각났다.
주인공의 전쟁에서 형제 같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책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데 그 묘사가 너무 생생하고 생각보다 여러 차례에 걸쳐서 반복되어 나오기 때문에 한사람이 전쟁으로 얼마나 피폐해지고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몰입하는 동안 힘들었고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다. 실제로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책의 주인공인 알파 니아이는 늘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라고 한다. 신의 진실로 일어난 일이지만 이렇게 읽힐 때도 있었고, 신이 이것을 원한 것인가, 이렇게도, 혹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고 읽힐 때도 있었다. 먼가 사람이 견디기 힘든 일을 겪으면 정말 여러번 그 상황을 리와인드 한다.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빠져나오기 힘든 것을 안다. 그러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사람으로 힘듦을 겪어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 알파의 슬픔에 너무 깊이 다가간 것 같아 괴로웠다. 나마저 친구의 죽음을 내 말끝으로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실제로 그렇든 아니든 운명이든) 너무나 괴로웠을 것이니 말이다. 하다못해 알파와 마뎀바는 토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데 책의 후반까지 읽다보면 마뎀바가 상당히 깨어있는 사람이고 알파는 그를 따라 같이하고픈 목표가 있어 전쟁에 온 것으로 그려진다. 거기에 어머니와 과거와 그런 것들에 대한 서사가 나오고. 아마 친구이면서 가족에 가까운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에 마뎀바가 차지하는 바가 엄청 많았을 것인데 그 구심점 자체를 잃어버리면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복수에만 미쳐가는 사람의 심리가 너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마뎀바를 죽인 군인의 묘사가 <푸른눈>이었다는 것에서 알파는 계속 복수를 시작한다. 계속 적진에 가서 푸른눈의 병사를 죽이고 손을 잘라오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을 8명을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복수를 환호했지만 점점 더 손을 잘라오자 알파는 <악마군인>이라는 수군거림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손을 보관한다. 그 묘사는 너무 잔인하게 느껴져서 생략하지만 손이 하나가 두개가 숫자가 넘을수록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미쳤다. 특히 네 번째 죽임을 당한 사람과의 이야기에서는 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거기에 알파가 있었고,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니 자신의 악마성을 인정하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예전의 순수했던 알파도 자신도 전쟁에서 없고 무자비한 살인마가 되어버린 것을 자조하는 것이었을까. 전쟁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는 점에 대해 그도 순수함을 가진 청년이었다는 것. 누구와 다를바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나를 더 슬프게 했다. 거기에 처음에 잘라온 손을 가져간 장 바티스트의 죽음도 기괴 했다. 그것을 가져가서 결국은 타켓팅이 된 것이니까.
결국 전장에서 제외되고 알파는 후방으로 보내진다. 이렇게 불안정한 사람을 계속해서 둘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러면서 이야기는 플래시백 되어 알파가 나고 자란 이야기, 또래이자 사랑한 유일한 파리 티암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된다. 전반의 독하고 매운맛에 비해 얼마나 전쟁에 참가하기 전의 알파의 일상이 잔잔했는지 그리고 소박했는지를 보여준다는 게 더 대비되는 구성이었다고 생각된다. 또 하나의 반전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뒤흔들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많은 일상을 지금도 겪고 있는데, 언제쯤 평화로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