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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들 - 내 나라를 떠나 사는 것의 새로움과 외로움에 대하여 ㅣ 들시리즈 5
이보현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7월
평점 :

해외생활들 - 이보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가 독일과 미국에서 살면서 지냈던 전반적인 해외생활들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나도 1년 정도 해외에 체류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그 때의 기분이 어제처럼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내일도 아닌데 따뜻하게 대해줬던 사람들, 같이 해외체류하면서 교류했던 친구들, 그리고 가끔이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인종차별을 했던 사람들이 그러하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 희미해진 줄알았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즐거운 추억여행도 같이 했다.
밖에 나가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나의 경우에 병원 방문과 한식을 먹는 일이었다. 우스개 소리로 해외에서 치과 특히 크라운이나 교정치료를 하게 될 경우 사람들이 몰려와 뛰어난 K-금손들의 치과 실력을 샘플로 보여주게 된다고 하지 않는가. 나 역시 치과를 갔을 때 내가 해넣고 간 치아들의 수려함을 본의 아니게 뽐내고, 여차하면 이를 뽑아버리자는 그들의 공적의료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었다. 그리고 한식의 경우는 저자는 독일에서 오래 살았다는데, 나의 경우 독일은 그래도 한인마트가 많이 있어서 부럽다고 할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시골 살이를 했고, 독일도 여러 지방이 있으니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암튼 나는 그때 독일이라도...하면서 부러워했단 것. 가끔씩 새로운 동네에 가게 되면 아시안마트를 꼭 들르고 새우깡이라도 있으면 아주 펄쩍 뛰면서 꼭 집어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맛이 주는 힘은 강력해서 그렇게 주전부리와 과자들이 그렇게 생각이 났더랬다. 저자도 자갈치와 새우깡을 샀고 아껴서 특별하게 먹었다는 이야기는 무척 공감하면서 읽었다. 내 경우는 특히 <쥐포>,<마른오징어>가 그렇게 먹고 싶었어서 한국에서 부모님께 보내달라고 했었는데, 오는 두 달 동안 곰팡이가 피어있어서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소포도 한두번이지 그 다음엔 잘 있지도 않았던 유학생을 위한 구매대행 매장에서 제한된 제품들을 사서 받았던 기억이 난다. 20만원치를 꾹꾹 눌러담았어도 받아보고 나면 소소했던 먹거리들이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지우개 있냐는 친구의 물음에 주머니속의 곰돌이 젤리를 건네 줬다는 이야기에 엄청 웃으며 읽었다. 나 역시도 언어에 관한 에피소드는 많은데, 그 중 브라질 친구 한명이 내 말에서 <~한국에서는> 빼고는 니 말은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면서 면박을 줬던 일이 기억난다. 그 말을 듣고 나서는 한참동안은 입을 떼기가 두려웠던 기억이 난다. 웃긴 건 다들 언어클래스라서 다들 해당 언어를 못하는 사람들끼리 만났었는데도 그렇게 디스가 있었던 것이다. 아시안으로는 혼자 뿐이어서 또 외로웠던 기억이었다. 하지만 마음으로 들어주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특별한 사고 없이 잘 지내다 돌아왔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J-2비자 관련해서는 대륙을 옮기고 배우자 없이 많은 일들이 어려웠던 부차적 인간에의 느낌을 말해주고자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희생하고 왔는데 내가 주도적으로 뭔가를 하기 어려웠던 그런 감정을 말했던 것이 아닐까.
저자는 현재 길었던 해외생활들을 정리하고 고국에 돌아와 있다고 한다. 코로나와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족들과 물리적으로 가까이 산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나만해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해외생활을 시작해보라고 한다면, 걱정이 되는 일이 많아서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해외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에피소드를 간접체험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