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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지만 청바지는 입고 싶어
강민 지음 / 프롬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아저씨지만 청바지는 입고 싶어 - 강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는 검찰 수사관으로 30여년을 일했으며, 소설가로 부업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책을 읽기 전에 검찰 수사관이 쓴 에세이는 뭔가 매 편마다 대단히 예리한 감성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읽었다. 그런데 웬걸, 첫 장부터 이렇게 같이 사시는 마나님을 까면 집안은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솔직함이 있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에 어느 정도 감수와 컨펌이 있었을 것 같은데 재미있는 글이 나오도록 허락해주셨을 작가의 사모님께도 감사드린다. 나라면 지면에 실리는 이야기 자체가 이미지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못쓰게 했을 거 같음. 거기다 학교 선생님이시니까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책 서문에서 나오듯이 본인은 아저씨고, 그냥 커피마시고, 벗들과 술도 마시고, 와이프 말도 잘 듣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한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리는 귀촌생활도 한 카테고리 차지하고 있으니 먼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에도 흥미가 있으면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된다. 귀촌생활을 제안하고 몇년 째 공약이었던 출퇴근 시켜드리기에 대한 에피소드가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출퇴근이 편한 지역이면 흐지부지 되었을 말이 귀찮음이라는 표현을 빌어 정답게 그려졌다. 매일매일 같이 출근하고, 헬스장에서 운동도 같이하고, 같이 퇴근하고 얼마나 살가운가 말이다. 그것도 매일매일 같이 나갈 수 있는 정년에 가까운 일자리를 두 분 다 가지고 있다는 것도 포함이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나 눈감아.
에세이는 처음은 운문 패러디로 경쾌하게 시작하고, 그 내용에 따른 추가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처음을 언제나 웃음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보일러의 작은 부분을 손수 고친다. 인건비 대신 내가마신 막걸리로 퉁쳤지만, 철물점 사장님의 무료강연을 들어야 해서 편치 않았다는 이야기. 실제로 이런 분들이 요새는 훨씬 더 많아진 것 같다. 아무래도 도심에 살면 이런 이방인인 사람들과의 짧은 만남이 익숙해서인지 이런 충고 겸 긴 참견은 좀 불편해지긴 하나보다. 이발소를 갈지 미용실을 갈지 문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아마 남자분이셔서 더 그렇겠지. 남성컷 문구를 보고 남자머리도 한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나와 보는 관점이 달라서 놀랐다. 나는 늘 남자컷은 싸게 받고 여자컷은 거기에 5천원에서 7천원을 더해야 해서 약간 성차별적인 메뉴로 느꼈는데 말이다. 커피를 좋아해서 바리스타 학원에 갔다. 자격증은 땄지만 수강생이 젊은 친구 하나라 뻘쭘 했다. 골프는 소질이 없어서 여전히 백돌이다. 퇴직하고 나면 무엇을 할지. 부인이 좋아하는 임영웅에 대한 이야기와 약간의 질투. 실제로 임영웅에게 홍삼이나 고가의 선물을 하게 되시면 배신감을 느끼실런지. 요조의 <작은 사람 weak people>이라는 이야기에서는 나도 노래를 같이 들으며, 나의 작아져가는 사람에 대한 생각에 눈시울도 붉혔다. 때마침 어버이날이 다가오기도 하고 말이다.
제목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인 청바지에 대한 소회는 아마도 누구나 느낄 청바지와 젊음, 젊어보이고 싶음, 이제는 어색함의 루프를 잘 이야기 한 것 같다.
늘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은 특별한 이야기가 없을 것 같아도, 그 이야기의 범주에 내가 속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