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부엌 - 딸에게 건네는 엄마의 따뜻한 위로
진채경 지음, 선미화 그림 / 시그마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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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부엌 - 진채경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가족모임에서 김치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어머니께서 본인 김치만 먹는 다른 집 손자들 이야기를 들려주신 게 주요 골자였는데, 솔직히 말해서 나는 우리집 김치를 잘 안 먹는 스타일이고(이유는 단지 익은 김치를 안 좋아하는 입맛 때문) 나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은 이 김장김치가 없어서 못 먹는다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김치 하나만큼은 요리 부심을 가지고 계신 어머니. 작가는 어머니께서 편찮으시게 되어 요리를 못하시게 된 터라 엄마의 요리와 부엌이라는 주제로 책을 엮어냈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부엌, 엄마와 요리와 집밥 메뉴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다. 그 집의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고들 하는데, 작가는 고추물금이라는 제일 좋아하는 반찬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추물금은 <꽈리고추찜>이라고 보면 된다고. 적당한 간장양념에 고추를 버무린 간단한 레시피지만 그 적당히의 레벨이 높은 건지 직접 만들면 그 맛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신기하게도 매번 야외에서 먹었던 삼겹살 에피소드라던지, 너무나도 흔하게 먹는 계란말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계란말이야 말로 나도 작가처럼 원형팬에서 슥삭슥삭 만들어내는 재주는 없어서 사각팬도 사보고 별 노력을 다 해봤지만 뭔가 엄마의 맛을 만들어 내기는 역부족이다. 15년 전쯤 요리를 배우러 다닐 때도 젓가락 한벌로 엄청 얇고 포슬한 계란말이를 부치시는 선생님이 존경스러웠는데, 엄마의 계란말이는 늘 갖은 채소가 들어있고도 잘 익었으면서 적당히 짭짤한 그런 맛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요새는 식당만 가도 등장하는게 계란말이지만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반찬이 뭔지도 생각해봤다. 지금은 손주들을 먹이시느라 매운 음식들을 잘 안하시긴 하지만, 엄마가 해주시던 매콤한 갈치조림, 바삭한 갈치구이가 제일 생각이 날 것 같다. 어릴적부터 내가 제일 좋아하던 생선이 갈치기도 하고, 지금도 제일 어려워 하고 꺼려하는게 생선요리이기 때문이다. 작가도 생선구이 하고 비린내 잘 빠지게 하는 비법이 어머니께 있냐고 묻던데, 역시나 엄마들은 생선요리도 뚝딱 하시는 건 비슷한가보다 싶었다. 우리집에서는 늘 생선 비린내를 빨리 없애려고 양초와 향초를 같이 피운다. 그런데도 나는 늘 생선구이를 할때면 언제가 다 익는 타이밍인이 몰라서 수고스럽게 팬에 굽고도 꼭 전자렌지나 에어프라이에 2분씩 돌려서 완전히 익히려고 한다. 나도 보았던 것 중에 늘 폐신문지를 쿨하게 덮으시고, 국과 조림과, 구이와. 밑반찬까지도 동시에 알파고급 처리속도로 해내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덕분에 고3시절까지 꾸준히 먹었던 도시락도 생각났고, 혹여나 밥 굶을까 도시락 잊은 날은 갖다 주시던 어머니의 사랑도 생각이 났다. 늘 주방에 계시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언젠가 어머니의 음식을 못 먹게 되는 날이 생기기 전에 이번 주에는 갈치조림을 한번 해달라고 말씀드려야겠다. 당장 내일은 나가서 드시고 싶다고 해서 맛집을 모시고 가긴 할 거지만 말이다. 엄마의 부엌에서 또 한가지 높은 확률로 등장하는 정갈한 음식그림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집에서는 이렇지 않았더라도 오늘은 이음식을 먹어볼까 할 정도로 말이다. 늘 나의 몸과 영혼을 살찌우는건 엄마의 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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