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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다 혼자가 되었을까?
프랑스 오르텔리 지음, 김지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우리는 어쩌다 혼자가 되었을까? - 프랑스 오르텔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싱글, 솔로, 비혼, 독신 등등 혼자 지내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는 날로 많아지고 있다. 나만 해도 왜 혼자 지내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다지 관심 없는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라고 뒤통수를 긁적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현대 남녀가 혼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사회현상, 데이팅앱, 사랑에 대한 실존 등 여러가지 면에서 의문을 가지고 나름의 답을 알려주고 있다. 그냥 한 사람의 나는 뭐가 모질라서 짝을 못 만날까 하는 단순한 접근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먼저 할머니 세대에서는 한동네에서, 멀면 옆 마을에서 오며가며 배우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틴더나 오케이 큐피트 같은 데이팅앱을 이용해서 지구 반대편의 사람도 만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도 프로필만을 훑을 뿐 실전 데이트에 나가는 사람도 적다고 한다. 물론 나는 한 번도 어플을 사용해 본적은 없어서 그런 심리는 잘 모르겠지만 (사용해봐야 하는가!) 책을 읽다보니 선택의 가지 수가 너무 많아져도 잘 고르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 수없이 병렬로 진열된 잼 병을 선택하는 실험과 파트너를 찾는 것을 비교하는 게 무리라고 해도, 어차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단 한명만을 고르라면 또 그런 것 같기도 하다.(어차피 단맛은 비슷하고, 상표도 비슷, 어느 정도의 평준화라는게 이루어져 있으니까) 프랑스 사람이 생각할 때도 어플의 상대방이 모든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버리는 현상을 고스팅이라 한다는 걸 보니 이런 비매너는 어디가나 있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어플을 쓰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인스타 프로필들을 긁어 와서 사람이 아니라 가짜 프로필이 되어있는 경우도 많고, 메세지를 보내거나 연락을 취하려는 것도 유료화인 경우가 많아서 사용하긴 하지만 실제로 만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
이외에도 자기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상대를 만나려고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걸러내기 등 개인적인 욕망이 반영된 부분도 많다.
이외에도 지금 커플로 지내는 사람들이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들도 있고. 고스팅이 일상화 되면서 새로 맺는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도 적어진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자기를 온전히 보살피고 프리하게 돈을 쓸 수 있는 싱글족들을 위해 싱글데이라는 마케팅이 기승을 부린다는 내용도 조금은 씁쓸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늘 중국사이트에서 광군제가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냥 블랙프라이데이와 비슷한 개념이겠거니 했는데 싱글관련 프로모션으로 생겨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오른손에 내가 사서 끼는 다이아몬드 반지도 독립적인 여성성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드비어스의 마케팅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도 함께 얻었다. 독신시장의 구매력과 개인주의의 강화 측면에서 생각해볼 만 하다.
책의 종반에 내 느낌과 비슷한 구절이 있어서 적어보자면, 혼자살기도 끔찍하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라는 말로 마무리 하고 싶다. 삶의 질이 혼자서도 팍팍한데, 둘이 되어서 시너지가 없다면 굳이 왜 그래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게 많은 사람들이 혼자를 선택 혹은 지속하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바라는데,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것을 택하기보다 지금 그대로라면 그나마 컨트롤러가 나에게 있꼬, 더 쉬워지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