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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떠도는 작은 섬 - 첫사랑에도 빛깔이 있을까
박철 지음 / 렛츠북 / 2021년 12월
평점 :

진수 그는 누구인가 : 하늘을 떠도는 작은 섬 - 박철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첫사랑에 실패한 박진수 34세 언론계에서 일을 한다. 우연히 만난 고3학생인 님프를 만나서 그녀와 그의 언니 마야 그리고 진수의 지인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처음에는 진수에게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인 혜진이 남기고간 빨간 일기장에 대해 궁금해 하며 책을 읽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떡밥은 회수되지 않으니 나처럼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그냥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게 큰 스토리라인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이 소설에 조금 아쉬운 점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혜진의 모습을 쫒을 만큼 혜진을 그리워 하면서도 혜진과의 사랑의 기억이 거의 전무하다는 말이다. 나도 그 애틋한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그 기억을 나눠줬으면 하는 생각이었는데...
아무튼 진수는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로 나온다. 5년 동안 첫사랑을 못잊는 순정남 컨셉인 듯 한데, 그와 별개로 그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여주조연들이 모두 진수를 좋아하는 마성의 남자로 나온다. 세상에 나는 아무도 사랑할 준비가 안되었는데, 그녀를 못 잊는 나를 좋아하는 후배 단희, 띠동갑도 넘게 차이나는 꼬맹이(님프), 그리고 피는 한 방울도 안 섞였지만 그 꼬맹이의 언니(마야)까지. 도대체 진수 그는 누구란 말인가. 소설의 많은 부분에서 님프는 우연히 만난 것 치고 진수의 삶에 갑자기 개입하고,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영원히 남아있을 것 처럼 끝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설마 님프와 이어지는 결말이 아니기를 바랬는데, 진수가 그나마 대학 가고 나면 다른 사람 눈에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길래 믿었는데, 그도 누군가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첫사랑이 되어버렸다. 아마 이렇기에 님프를 등장시킨 게 아닐까 싶긴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짐 싸들고 아저씨네 집에 눌러 사는 여고생이라니 조금 불편한 시선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지탄받을 이런 일이 소설이니까 일어나는 것이겠지만. 그런데, 그렇게 믿고 따르는 언니 동생이라며 같이 진수를 좋아하는 건 되는 건가 싶은 그런 마음. 그걸 서로 나중에 알게 되면 그게 더 분란 일어날 일 아니냐구. 혼자 오지랖을 부려보았다.
책의 많은 부분에 독특한 점이었다면, 많은 씬에서 배경음악이 정확하게 등장한다는 말이었다. 흡사 시나리오처럼 지금은 플라이 투 더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던지 하는 장면이 매우 많았다. 그래서 그 노래를 떠올리며 읽기 좋았고, 카페의 주인인 희진님과 하늘님이 우희진과 김하늘을 닮았다고 해서 90년대 바이브를 떠올리기가 좋았다. 오래간만에 우희진님의 이미지를 생각해봤다고 할까. 그리고, 왜 이렇게 주인공이 첫사랑에 대해서 잊지 못할까도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인생에서 처음 자리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무 깊이 남아버린게 아닐까 생각했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바보 같이 잊지 못하는거야 라고 생각해보다보니 나한테도 그런 일들이 있었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던것처럼. 님프의 첫사랑이 이뤄지기를 바라기도 하고, 그 나이에 맞는 풋풋한 친구를 만나서 다른 사랑을 하기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