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 ㅁ(미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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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로렌 허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어느 여행서처럼 훌쩍 일상을 떠나는 것이 뭐 어렵냐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여러 가지 작가의 상황 (특히 내 생각에는 광신교 집단을 떠났을 때 )을 떠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들렸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 어렵지 않은 일들을 하고 나서 더 어려운 사회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 나와 있다. 저자는 광신교도 집단인 하나님의 아이들의 사이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동성애자이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그 곳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였다. 초반에는 탈출하여 공군에 입대하고, 거기에서 동성애자로 낙인찍혀 차에 방화를 당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미국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하고 드라마나 영화로 접한 나는 다양성에 엄청 가치를 두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어디가나 다르게 사는 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폭력이 있더라.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도 언급되는 벽장 게이들에 대한 내용이 있지 않을까 싶다. 부대에서 만나는 사람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되도록 멀리에 있는 동성애자 술집을 찾는다던가 하는 일, 누가 성적지향을 물으면 물어보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대답치 않는 일(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말) 등이 동성애자로 살아남는 방법을 보여준다. 결국은 군대를 나오게 된다.

동성애자 클럽에서 기도로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내용, 엑스터시를 하거나, 대마초를 찾아 헤매는 내용 등 정말 어디서도 접하지 못했을 마약사범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이유는 다양했다. 제대로 되지 못한 유년 시절의 돌봄, 청소년기의 성적학대, 동성애적 차별(겉모습으로 유난히 차별받았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한 가지 때문에라도 그랬을 텐데 이 작가는 소설이 아니라 정말 인생의 전체가 이 모든 것이 융합되어 이루어져 있다.

이후 애인에게 다가오는 사람과의 폭력사건에 휘말려 독방에 수감된다거나, 그로인해서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함정에 빠진다거나 하는 일은 그냥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할 정도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이 그렇게 밝고

좋은 곳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욱 더 그 생각을 확고하게 할 것 이라고 장담한다. 책의 내용이 챕터의 어느 쪽을 읽어도 즐거움이나 밝음 이라고는 없다. 그렇지만 그런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삶의 일부도 평범한 사람들이 겪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의 케이블 기사의 챕터도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었다. 늘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이지만, 유리천장은 블루 칼라에도 스며들어 있고, 거기에서도 결국은 소외당하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것을 말이다. 남초회사에 다니는 작가는 자기의 후임이 본인보다 시간급을 많이 받는 것을 알게 되어버린다. 늘 열심히 일했지만 다른 사람 등쳐 먹을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얍삽하게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점수를 더 많이 내버린 터라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집을 방문하는 일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그놈의 화장실 한번 얻어 쓰기위해

많이 고생했던 일을 적는 게, 세상에 더 많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직업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충격적인 내용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추천하지 못할 책이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엿보기에 이만한 책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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