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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ㅣ 일본문학 베스트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강소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요조 :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인간실격을 처음 읽은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읽기가 좀 두려운 작품 중에 하나인데, 주인공인 요조의 막 놓아버린 것 같은 삶이 읽은 다음에도 생각나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부잣집 도련님에 생긴 것도 반반 한게 (수 없이 여자와 만나게 됨) 무에 그리 힘들다고 저렇게 한심한 짓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번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삶과 결부해서 전쟁에 패한 나라의 술렁임 그리고 지금까지 맞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처참하게 한순간 부숴지는 것들을 볼 때 사람으로서 허무주의가 생겨나버리지 않는게 이상하겠다 하는 것을 생각했다. 인간실격은 자살시도를 다섯 번이나 했던 그리고 마지막 자살시도에 생을 마감한 작가 본인과도 너무 닮아있는 소설이다. 작가의 사후에 발간되었고 말이다. 주인공인 요조도 처음 만난 여자인 쓰네코와 동반 자살시도를 한다. 그 와중에 여자는 죽었고 요조만 살아남아 자살방조죄에 혐의가 있을 뻔 했지만 풀려난다. 작가도 20살 때 (1930년)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여자와 친구와 늘 누군가와 함께 있지만 요조는 그들의 감정에 동요하면서도 선을 긋는다. 그나마 진심으로 좋아했다는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한때는 진심이었지만 동떨어져 보인다. 가능하면 여자가 돈을 벌어오고 기생하는 삶을 살거나, 그러다가도 남아있는 사람이 어떻게 되든 훌쩍 떠나버린다. 학창시절에도 후견인인 넙치와도 그저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방향성을 도모하면 되었을 텐데 전보 한장을 남기고 사라진다. 친구라는 호리키와도 늘 인간의 감정을 헤아리는데 익숙치 않았던 요조는 마음대로 생각해 버리기 일쑤이다. 결국은 건강악화와 스스로 인간실격이라는 말을 남기며 순순히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생을 맞이한다.
늘 호리키를 얕보는 것 같았던 요조, 책의 마지막 쯤에 요조가 발명한 희극명사와 비극명사를 말하는 놀이에서 호리키와의 관계가 좀 더 드러나는 것 같다.
특정한 명사가 희극인지 비극인지 이유를 대는 것인데, 이미 요조는 세상 거의 다를 비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나마 인간적으로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과의 교감에서도 거의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죄와 악은 다르지만, 죄는 지었지만 죄인은 아니라는 요조. 그렇지만 하나밖에 없는 친구에게 조차도 죄인이며 여자를 죽게 했으며, 여자 등쳐먹는 인간이라는 팩트 폭격을 당하는 요조. 결국 대화의 마지막은 죄(쓰미)는 꿀(미쓰)처럼 달콤하다는 말장난으로 종료되지만, 요조는 이미 알았을 것이다.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읽더라도 요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긴 힘들 것이다. 보통은 인간실격된 자처럼은 살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지만, 대부분은 요조를 이해할 것이다, 잠깐정도는 다들 요조처럼 살았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