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르시아의 머리 - 오컬트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강태진 글.그림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오컬트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 가르시아의 머리 - 강태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자고로 겨울이면 원래 손이 노랗게 되도록 전기장판 위에서 귤을 까먹으면서 만화책을 보는 재미이지 않은가. 오래간만에 재미있고 각 캐릭터가 조금은 씁쓸한 두툼한 한권의 만화책을 읽었다. B급 러브 픽쳐쇼의 3탄으로 <가르시아의 머리> 이다. 주인공이자 죽임을 당하는 주인공 예명 배가르시아(본명 배금택)은 빅벨 그룹의 딸인 왕방울과 연애중이다. 왕방울은 그나마 이 만화책에서 제일 지고지순하면서도 무결에 가까운 그런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너무 사람을 믿기도 하고, 가르시아에게 마지막에 배신의 전말을 폭로 당해버리는 비운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또 최종에서는 엄마의 정(?)을 획득하고 자신의 자리도 찾아가는 알고 보면 성장캐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극의 내내 이용당하기만 하는 약함에서 그나마 발전이 있다.
룸사롱에서 술따르다가 늙은 깡패를 꼬셔서 사모님이 된 김애기와 빅벨그룹의 수장이지만 깡패습성은 못버린 왕삼수 회장의 결혼은 영화에서 많이 차용된 그런 소재이지만 서로서로 믿음은 없는 그런 쇼윈도 관계이다. 실상은 회장의 암살을 도모하는 김애기의 야욕도 재미있게 그려졌다. 왕회장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상속자로 만들고, 전부인과의 딸인 왕방울은 상속에서 내쳐지게 만드는 것이 지상최대의 목표다. 만화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본인의 욕망에 엄청 충실하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납품을 완료해야 하는 사소리도 직업적 열망에 충실하고, 사랑공작소의 김실장과 직원(정춘호)도 영화 촬영에 맞춰 제시간에 납품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춘호는 사채에서 돈을 빌려쓰고 재촉을 당하는 상태이고. 이 사람들과 엮인 대부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냉혹한 되갚음의 현실에서 살고 있다.
제일 피식거리며 웃었던 부분은 사소리가 사이보그와 되어 나타난 부분과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던 택견의 고수와의 싸움씬이랄까. 만화 대부분의 이야기가 폭력적이긴 한데, 이 싸움은 어떻게 보면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나는 포인트가 있었다. 책의 말미에 가면 춘호의 어린시절처럼 죽은자가 살아나버리는 기상천외한 일까지 일어나니 말 다했지 뭐. 마지막 씬에 김애기의 등장이 아마도 다음 이야기가 있다면 또 이어져나갈 여지를 주겠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였다. 아무튼 이 책에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긴 하는데,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꽤나 나쁜 인성을 가진 가르시아는 죽어 마땅하지 않나 싶다. 물론 변변치 못한 놈과 떼어놓기 위해서 왕회장의 지시로 시작된 일이긴 한데, 전여친도 현여친도 다 힘들게 하면서도 일말의 가책을 안느끼는 파렴치한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앞의 <지구를 구하는 물질>과 < 아자아자 순정씨>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