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같이 살고 싶다
김미경 지음, 배성기 그림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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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시집 : 꽃같이 살고 싶다 - 김미경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피아니스트가 적은 시집은 얼마나 감성적인 느낌일까를 기대하며 읽었다.

시집과 의사인 부군이 그린 그림까지 어우러져서 갤러리를 거닐며 시를 읽는 기분이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 찰떡같이 어울리는 분위기의 그림들이 많았다.

제목으로 선정된 <꽃같이 살고 싶다> 에서는 1연이 처연한 기분이 들지만, 비장미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 훅 떨어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함을

모르는 것처럼

살고 싶다 >

 

꽃에 비유한 아마 느낌으로 생각한다면 피어있을 때는 너무도 예쁘지만, 떨어지고 나면 한송이가 후두둑 하고 떨어지면서, 꽃잎이 그 순수한 흰색에서 갈색으로 뿌옇게 물들어버리는 목련같은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인생이란게 누구나 다 1회전이라서 떨어지건, 낙오하건, 일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그런 것에 대한 비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 순간 떨어져도 다시 광채를 찾을 수도 있고, 어느날 다죽어가도 누군가는 그런 나를 보면서 위로받을 수도 있으니.

 

그리고,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시는 <바다 2> 이다.

나는 바다 태생이 아니라 가슴이 답답할 때나 가끔 가서 찾는 장소이지만, 저자는 왜인지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이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바다 2

-김미경

 

돛단배를 띄운다

 

 

괭이갈매기

섬에서 날아온 송홧가루

백사장에서 묻어온 발바닥 모래

비릿한 바닷물 냄새

고향 집에서 불어오는 바람

 

 

승선자 명단이다

바다가 초대했다.

 

바다가 주는 보편적인 느낌을 배나 갈매기로 연상케 하지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타겟팅한 장소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실려있는 바닷가의 밤그림이 속초인지 강릉인지 모르겠지만 그 그림을 보고나서 더 그런 생각이 들더라. 바다가 초대한 나는 오랫동안 그곳을 떠나있었지만 그래도 뿌리는 바다 근처라 초대받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외에도 서정적인 시가 있어서 읽는 동안 잔잔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시인이라 신기했던 시라면 단연, <피아니스트의 고민1>이 되겠다. 크레센도냐 디미누엔도냐를 인생에 비유한 부분이 직업적 고뇌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시집의 반이 그림으로 채워진데다, 여백이 충분한데도 굳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작품이 더러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조금 더 여러 편을 읽고 싶은데 그 부분을 다음 시집에는 개선해 줬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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