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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 최재훈의 다양성 영화 ㅣ 걷는사람 에세이 10
최재훈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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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영화 24편에 대해 : 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 최재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꼭 해야지 했던 것이 영화 동아리였다. 1년 정도 활동하다가 어느새 뜸해졌긴 했지만 (생각보다 단편영화도 만드는 본격적인 동아리였음) 거기에서 20살에 영화에 대한 것을 많이 배웠다. 대부분은 열정과 n차 관람이었지만, 주말이 지나면 개봉한 영화들에 대해 자기가 본 것들을 토론하는 좋은 시절이었다. 영화에 대한 스펙트럼도 많이 넓혔고 아트전용관이나 소규모 독립영화제(인디영화제)도 그 뒤로 많이 다녔던 기억이 난다. 최재훈 평론가가 다양성영화 24편에 대한 감상에세이를 펴냈다.
다양성영화란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시네마워크 사업계획안’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영화와 달리 소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은 영화들을 총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발췌)> 를 말한다.
소위 독립영화라는 이름으로 많이 창작되는 영화들을 아우르는 뉴네이밍인 것이다. 책을 다 읽는 동안 전편을 다 보았다고 할 수는 없고, 관람한 작품으로는 82년생 김지영, 죽여주는 여자, 화차, 미쓰백, 윤희에게 정도이다. 그나마 유명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이었다. 관람하려고 점찍어 뒀던 영화로는 <메기>가 있었다. 서로의 의심을 통해 사건이 꼬이는 그렇지만 의심을 거두지는 않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궁금증이 일어났던 영화였다. 믿음과 의심의 그 얄팍한 경계가 잘 드러나는 작품일 것 같았다.
초반에 나오는 <죽여주는 여자>에 대해서는 이재용 감독의 필모그래피도 한 번 훑어주는데, 98년 <정사>를 감독한 감독이 이재용 감독이라는 것에 놀랐다. 그 이후 만들어낸 영화들이 좀 파격적인 것도. <여배우들>이나 <감독이 미쳤어요> 같은 영화들 말이다. 특히 죽여주는 여자는 내가 요양보호사 공부하면서 찾아본 영화인데, 노인들의 죽음에 대한 권리도 생각해보게 한 영화였다. (물론 대부분을 차지하는 박카스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같은 인간이지만 돌봄을 필요로 하고, 경제력이 떨어지면서 축소되어가는 자유의 그 무언가를 잘 꼬집어냈다고 생각한다. 다들 나이가 들면 늙는데, 늙은 나를 유지하고, 살아가게 하는 그 여러 가지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여성영화에 대한 한 챕터에서는 그나마 내가본 영화들이 나와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좋았다.
다시 한번 영화의 편식을 깨주는 가이드가 될 만한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