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저랑 유럽여행 가실래요? - 49년생 할머니와 94년생 손자, 서로를 향해 여행을 떠나다
이흥규 지음 / 참새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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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4910일 유럽행 : 할머니 저랑 유럽여행 가실래요? - 이흥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공채에 합격하고 연수 전까지 비는 2달간을 어떻게 지낼까 하다가 할머니와 10일 동안 유럽여행을 계획했다는 작가는 보기드믄 청년인 것 같다. 보통 친구와 연인과 아니면 홀로떠나는게 대부분이지 않은가. 19년 마스크 없이 다닐 시절 단둘이 할머니와 떠난 이탈리아와 스위스 여행기를 너무 따뜻하게 읽었다. 할아버지도 떠나시고 혼자사신지 10년 되신 할머니, 외로워서 tv를 벗삼아 지내는 시간을 안쓰럽게 여겨서 계획했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미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다 안계시긴 하지만 배우자 없이 혼자계시는 노인들의 마음을 어느정도 짐작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노파심이 든 것은 혼자 사시는데, 너무 할머니 실명과 함께 살고계신 집의 사진 등이 노출된 게 아닐까 싶은 걱정이 좀 된다 (워낙 세상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보이스피싱 같은것도 있고...)

 

책의 초반부터 할머니와의 트러블로 터지는 작가의 심정을 전면배치 해서 그야말로 사달이 났구만!“하는 궁금증으로 시작했다. 여행을 직항도 아닌 경유로 16시간만에 날아가는 것 부터가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지 멀쩡한 젊은이들도 10시간 넘게 유럽행 비행기에 갖혀 있으면 팔다리가 다 저리지 않던가. 젊은 손자와는 체력부터가 이미 다른데, 한창 관광하고싶어 애가 탈 심정은 모르신채 꼭 숙소에서 한낮에는 쉬셔야 하는 것 등 서로가 이해해야 할 일이 투성이다. 손자의 관점에서 적혔기 때문에 할머니가 힘드셨던 것 위주로 적혀있지만, 솔직히 효심으로 출발했더라도 쉽게 낼 수 없는 시간과 비용인데 작가도 말못할 고충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나도 읽으면서 나중에 부모님과 갈 여행에서는 꼭 패키지로 하리라 다짐했다.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 지도보랴 교통수단 체크하랴 체크인아웃 하랴 말못할 일이 숱하게 많았을 것이다. 나도 일행과 해외가면 꼭 이런걸 다 떠맡게 되는 사람인지라 이해가는 부분이 많았다. 일행은 데려다 놓으면 풍광을 좋아하며 느낄 때 나는 시간뜨지 않게 하려고 종종달음 칠 때가 많았다. 그 다급함은 스케줄을 짠 사람만이 안다. 할머니와의 유럽여행 중에 제일 큰 난관은 계단이었다고 말하는 작가. 확실히 여행은 평상시보다 많이 걷기도 하고, 유럽은 특히 숙소에도 엘리베이터 없는 곳이 많다. 옛날 건물들이 보존은 잘 되어있는 대신, 신식 문물도 적은편. 곳곳의 언덕과 비탈에서 만난 계단들이 그리 복병이었다 하니, 답사까지 해볼 순 없었을 테니 난감했을거다. 그리고, 다시는 에어비앤비 예약안할거라는 다짐은 절규에 가까웠다. 가는 동안 캐리어 끌어야지, 집주인은 연락안되고, 픽업차는 못만나고...역시 어른들과의 여행에서는 호텔이 답이다. 그렇지만 전통숙소의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해보게 하려는 손주의 기특한 마음도 이해가 가고, 양쪽 다 이해가 가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만년설로 뒤덮힌 설산을 가보고 싶으셨다는 소원을 이뤄드린 내용에서는 가슴이 찡했다. 생각보다 많은걸 보지 못했어도 할머니와의 대화시간이 손잡고 정답게 걸었던 길이 남았다는 두 분에게 다음 여행도 곧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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