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봄
안인숙 지음 / 오송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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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난 : 흐르는 봄 - 안인숙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꽃사진과 자연의 신비로움과 편안함을 잔뜩 간직한 사진시집을 만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꽃이 좋아지는 중이라 시집을 가득 채운 꽃사진에 작년과 올해 봄나들이를 포기한 부분을 대신한 기분이 들었다. 시인의 말에 늘 오는 봄은 반갑고 가는 봄을 아쉽다는 말이 공감되었다. 늘 추운 겨울 끝자락에 새싹과 봄의 기운이 움트면 생명이 살아나는 기분이라 봄은 늘 시작과 새로움을 알리는 좋은 느낌인 듯 하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흐르는 봄> 이 좋은 계절이 지나가서 아쉽긴 하지만, 자연이란 붙잡고 싶다고 붙잡을 수 없지 않겠는가.

 

<흐르는 삶> 이라는 시의 1연에서

[봄이 언제 오나 했더니

봄은 언제나 흐르고 있었나 보다]

라고 하는 것을 보면 화자는 봄을 기다리지만 내면에 내재된 봄을 느끼고 있었던 듯 하다. 같이 실린 호수의 약간 스산한 오후 느낌에서 고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아래 사진에서는 비슷한 구도에서 많은 새들의 무리를 보면서 같은 풍경이어도 점(혹은 새) 같은 생각의 단편을 통해서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방황>이라는 시에서 20대면 인생의 방황은 멎을 줄 알았는데 20대에도 30대에도 40대에도 끝이 나지 않았다며 이번 생은 서툴다 하는데 공감했다. 여전히 사람은 내문제에 제일 예민하고, 인생을 2회차로 살아본 사람은 없다보니 심사숙고 해도 고민의 결과는 늘 예측 밖이고 다양한 결과들이 뒤엉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새 40춘기나 50춘기 같은 말이 유행하나 보다고도 생각했다.

 

<행복2>라는 시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꽃을 떠올려보다가 그부분을 모른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진 내가 되버린 순간을 생각했다. 나도 어머니가 예전부터 꽃을 좋아하셔서 키운 생각에 유년시절이 꽃으로 가득했는데, 실제로 여쭤보진 못한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인데도, 너무나 잘 알고있다고 생각한 사람인데도 살아가다보면 척하고 떠오르지 않는 순간들이 물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엄마 뿐만 아니라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상기하게 되는 계기가 된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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