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정진영 지음 / 무블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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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AI로 되살려 만나다 :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 정진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소설가 이범우는 어머니의 추락사를 목격한 자살생존자이다. 상금 1억원의 공모전에서 당선되었지만, 그렇다할 후속작을 쓰지 못하고, 기업가들의 자서전이나 대필하는 대필 작가로 전락했다. 그러던 중 대기업 HT의 나회장의 자서전을 대필한 연줄로 그 회사의 홍보실로 역대연봉으로 스카웃 된다. 이제 쥐구멍에도 해가 뜨나보다 했는데, 채용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4기임이 밝혀지게 된다. 이제 회사 나갈려고 컨버터블 미니쿠퍼도 적금 깨서 샀는데. 당장 벌이도 없고, 예금도 없고, 중고차만 남았다. 어차피 항암치료를 받는다 해도 4기라 삶의 의욕도 없고, 자유로를 들이받아서 교통사고로 위장한 자살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지만, 차만 폐차직전으로 가고, (범우)는 살아남았다.

그렇게 인생이 끝나나 했는데, 나회장의 호출이 이어지고, 만나보니 예정대로 입사 진행하고, 복지혜택을 받아서 항암치료를 하라는 것이다. 주변에 돈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병원 수술 인맥연결이나 치료비를 빌려주는 등으로 인생의 큰 도움을 주는 것을 봤는데, 나회장도 역시 사람을 얻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 그렇게 회사에 입사해보니 원래 홍보팀도 아니고, AI를 만들어내는 연구소에 배정되었다. 기존에 있던 경선 책임은 사산한 아들 은총이를 AI로 만들어 내서 소통과 연구를 하고 있었다. 계속 꿈에서 나타난 어머니의 심경을 알고파져서 <정순옥 여사님>AI를 만들기로 한다. 최대한 생전의 일기나 생각을 유추할만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고향집, 아버지, 이모, 삼촌 등을 만나면서 차곡차고 나보다 어렸던 어머니의 생각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진학하고 싶었지만 가족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던 소녀시절의 어머니와 서울에 갓 상경해 철없는 아버지와의 동거 그리고 임신으로 걱정많았던 20대의 어머니. 그리고 연고도 없고,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애들을 키웠던 어머니. 그 와중에 학대받았던 나.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기 까지의 어머니를 추억하며 나중에 어머니와의 대회에서는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조금 더 일찍 그 마음을 헤아렸더라면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지금도 세상을 떠난 가수들의 목소리를 따와서 딥페이크로 신곡을 조합하는 등의 기술발전은 진행되고 있다. 사람의 죽음을 이렇게 상용화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마을을 나누는 일에 AI기술이 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종을 보지 못한 사람, 사고로 떠나보낸 사람, 잊고싶어도 못잊는 사람들을 이렇게 만나보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의 범우는 위로든 용서든 제대로 된 이별이든 그 종지부를 찍기 위해 유민을 만나겠지만, 이부분은 조금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그렇게 제멋대로인 사람이 생명이 끝나가는 사람에게 또 어떤 생채기를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렇지만, 깨달음이 있는 사람이기에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거겠지 하는 큰 그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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