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의 로스쿨 -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로스쿨 라이브
박재훈 지음 / 들녘 / 2021년 5월
평점 :

지사립 로스쿨 졸업시뮬레이션 : 너의 로스쿨 - 박재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에 법과 관련된 책은 실제 여성 검사들 3명이 공저한 책을 읽었다. 법정 드라마에서 멋지게 법복을 휘날리며 범죄자를 심판에 올리는 검사 라는 이미지와 달리 2년마다 임지 변경과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리는 생생한 에세이였다. 이번에 읽은 책은 너의 로스쿨이라는 책으로 실제 작가도 법대 졸업생이 아니고, 비법(비 법대 졸업자)으로 로스쿨에 진학하여, 책을 쓰는 동안까지도 변호사 시험 합격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실제로 변호사가 된 실화 같은 소설이다. 주인공인 한성용은 지방 사립대(지사립) 로스쿨에 입학하여, 선배들처럼 불합격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3년간 피안대(가명)에 다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 장은 로스쿨 합격 통보를 받는 것이고, 마지막은 변호사 시험을 5일 동안 보는 것으로 끝난다. (휴) 읽는 동안 가상으로 게임 캐릭터를 키우는 것처럼 시뮬레이션 게임같이 재미있게 읽었다. 공부는 상용이가 하는데, 왜 내가 다 머리가 아픈건지...현장에서 쓰이는 용어들과 저자가 실제 로스쿨에 다녀본 동안 겪었을 많은 경험들이 사실인 듯 소설처럼 잘 녹아나있다. 이것은 실제 에세이가 아니지만, 현실에 없는 그런 소설인 것이다.
프리 로스쿨과 로스쿨에 처음 입학해서 사시 아재들을 만난이야기, 독일의 혹독한 겨울을 겪어낸 교수 고르기. 등등 전문대학원이면서 강의시장과 혼재된 지금의 약간 변질된 로스쿨의 현실에 대해서 잘 꼬집은 것 같다. 엣지있게 한자로 적힌 양장본 법전은 사되, 일타강사가 강의하는 30일대완성 같은 책들로 두문자로 공부하는 정의를 위한 법학보다, 변호사시험 패스를 위한 시험법학으로 변질된 공부법 등. 특히, 이 내용과 관련된 교수님과의 썰전 에피소드는 진짜 웃펐다. 나에게는 합격이 요원하고, 교수에게는 두문자같은 끔찍한 방법은 원론적으로 양립할수 없다는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물어본다면 일단, 합격이 중하기에 두문자 암기 겁나 찬성파다. 나중에 상담할 때 정의와 법학의 고귀함은 변호사가 된 뒤 증명하면 되지 않는가? 떨어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과 돈이 되어버린다. 그것만큼 헛된 것은 없다. 3년동안 붙어있으면서 사람들 사이의 말말말 가운데 어느 열람실을 쓸지, 집에서 공부할지 이런 디테일한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쓴 것도 흥미있었다. 결국은 진급시험도 보고, 모의고사도 보고, 피트도 다시 봐서 반수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전혀 몰랐던 내용 중에 한가지 더 흥미있었던 내용은 로스쿨에 다닐 때는 변호사 입학제한을 늘리자 하고, 변호사에 합격한 후로는 인원을 줄이자고 하는 내용이었다. 되기 전에는 문턱을 넓히는 것을 원하고, 되고 나서는 남들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밥그릇 싸움을 각자의 입장에서 잘 풀어내서 일반인으로서 앞으로의 법무서비스를 잘 받으려면 이런 집회에 대해서도 어떤식으로 나가는게 좋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변호사도 전문직이지만, 포화상태구나 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높고 높은 변호사님이지만, 그들만의 세계에서는 또 다른 시각이더라는 것이 약간 씁쓸했다. 로스쿨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의 틀이 넓어진 느낌이다. 저자는 변호사가 된 이유가 솔직하게 돈 때문이라고 했지만, 정의사회를 구현하는데 일조해주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