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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과 퇴사 사이, 결국 회사 - 회사라는 미로에서 출구를 찾기 위한 직장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조직문화 안내서
김지영 지음 / 도서출판 11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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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 애자일, 린 한 조직 : 이직과 퇴사사이, 결국회사 - 김지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회사생활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다. 최근에는 제목도 참 직설적으로 짓고, 감정에 공감하는 에세이류를 많이 읽었는데, 이번에 읽은 <이직과 퇴사사이, 결국회사>는 조금 관점이 다른 에세이였다. 최근 입사한 회사에 들어오기까지 꽤 많은 회사의 면접을 다녔다. 그 중에서 입사확정시기와 비슷하게 본 면접들이 기억에 남는데 그 중 한곳은 꽤 먼시간 이동해서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근무조건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대신 면접내내 기존 이력에 대한 꼼꼼한 체크만 하셨던 곳이었다. 아무리 면접이 일방적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은 좀 심했다. 이렇게 격식을 차리고 근로자의 발언권을 보장해주는 자리에서조차 이야기를 묵살하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알려준 정보는 협의사항이라던 연봉이 숫자로 바뀐 것 뿐이었다. 두근대는 첫 만남에 상대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만 신경 쓰다가는 정작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군지 내가 잘 보이려고 한 대상이 누군지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따져서 회사에 취업했지만, 역시 면접 자리와 실제 근무는 천양지차였다. 이렇게 이직하는 사람도 늘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힘든데, 수습기간동안은 충분히 회사와 맞는지도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한 퇴사자의 면담자리에서 퇴사사유를 말하지 않는 조직은 하락세라는 부분이 공감이 갔다. 보통 퇴사자들은 같은 업계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보니 잡플래닛에 올릴지언정 회사에는 늘 웃는 얼굴로 싫은소리를 안(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신 요새는 젊은친구들이 익명을 벗삼아 찐정보를 나누는 정도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수평적 문화를 도입한다면서 그 표면만 데려온 영어이름 부르기 문화에 대한 에피소드도 실려있다. 단편문학집에서도 그런 소회를 다룬 작품이 있는데, 실은 사장(제이슨이라 치면)이 이야기 하는 것을 전달할때는 이름만 제이슨이라 부를 뿐, 서술어는 엄청나게 커피 나오셨습니다처럼 되어버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처럼 상급자는 직함이 없어져서 맞먹는 것 같고, 사원이었던 사람들은 비아냥 대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니, 좋은 취지로 들여온 문화가 잘 뿌리내리기가 힘든 것 같다. 존댓말을 하는 구조상 아무래도 그렇기도 하고, 어찌되었든 상명하복이 실행되는데, 이름만 평등하게 부르면 뭐하겠나.
조직생활도 톱니바퀴와 같아서 서로서로 구성원들의 아귀가 맞아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 결국은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고, 참지 않고 잘 챙겨먹는 사람이 되고, 급여 이외에도 소속감이나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는 현장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