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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ㅣ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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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작가님~ ! :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 이선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를 보면 뭔가 엄청난 폭죽 속에 메일이 도착하고, 도착하고 있고, 받은 메일을 확인하려는 긴머리의 선생님이 있다. 책상에는 책과 만년필을 보아하니 작가선생님인거 같으시고, 무슨 일로 이렇게 바쁘신걸까?
이번에 리커버판으로 만나게 된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를 읽었다. (기존 커버보다 더욱 좋은 색감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최근 청소년 문학을 읽은 것은 굉장히 유명했던 <시간을 파는 상점>이 있었다. 연극화되어서도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 되었다. 각색만 적당히 한다면 이 작품도 극화되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보이는 작품이었다. 한쪽 샤막에는 메일을 열심히 보내는 이태리 선생님이. 첫 번째는 정인혜, 두 번째는 강현우, 세 번째는 김은영이 주인공이다. 인혜는 대학생 언니가 극심한 다이어트로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것을 본 후 가족으로써 바로잡으려고 노력한다. 인혜는 공부는 잘 못하는 대신 맘껏 먹어도 살이 안찌는 축복받은 체질이다. 언니 진혜는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지만 뚱뚱한 것으로 스트레스를 적잖이 받았던 인물이다. 최근 20대 여성 중에 다이어트 고민 한번쯤 안한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세 편의 이야기 중 인혜보다는 진혜에게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다. 요새는 자신의 강점이 아무리 있을지언정 보여지는 외모가 자기관리라는 미명하에 평가절하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섭식장애를 가만 두면서까지 혹은 탈모를 방치하면서 까지 목표체중에 집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솔직하게 그려냈다. (진혜야 탈모가 더 중해. 머리는 되돌리기 어렵단 말이다!)
두 번째는 진실과 열등감이라는 주제아래 공부이야기가 나오는 편이다. 아마 실제 학생들이 읽으면 현우의 이야기에 제일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같이 지내는데 나는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책한번 슥 읽고 전교1등 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공부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는 정말 스트레스 지수 폭발할만큼의 이야기일거다. 한번 듣고도 다 기억이 나고, 답을 알겠는데 어쪄냐는 성훈이 같은 멘트를 한번만이라도 해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그리고, 중간중간 메일을 주고받는 이태리 작가의 이야기들이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현우의 메일을 차단하고 블로그 탈퇴하는거. 인혜의 이야기에서는 조금 모난 히스테리컬한 작가님인가 싶었는데, 여러 가지 문제의 좋은 길잡이가 되는 어른 캐릭터이다. 뭔가 츤데레라서 답장은 꼭 해주는데, 또 자기이야기도 잊지 않는 (새작품 준비중으로 매우바쁘다며) 태리작가님.
마지막은, 요새시대에도 저런 선생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미투>운동을 녹여낸 이야기라 제일 마음에 와닿았다. 여전히 여자들은 내가 예민한가? 잘못 느낀건가? 하는 식의 피해를 간간히 입고 있다. 덕분에 얻은 교훈이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다는 거다. (부들부들. 이것도 경험이고 배울점이 있다고 굳이 꼽자면...) 어느날 소나기를 맞딱뜨렸다는 표현이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다. 그래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잘못한 놈을 갑자기 만나게 된 것이다. 점들이 이어저서 연대가 되고 틈새가 되어 그 보름달놈을 검찰에 보내버렸다. 나름 사이다 결말이어서 다행이었지만, 생각보다 현실은 상처뿐인 영광일때가 많다. 괜히 사람들이 성추행 송사에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 아니리라.
고민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태리 작가님 같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메일박스가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