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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평점 :

치유의 노랑버스 타보시렵니까? 차표는 질문 세가지 :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 댄 거마인하트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미국을 가본적도 없는 나는 얼마나 미국이 넓은지 실제로 체험해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이번에 읽은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을 읽으며 친절하게 킬로미터로 환산된 코요테 일행의 일주일 정도의 여행을 따라다니며 간접체험을 했다. 책의 주인공은 코요테. 12살된 여자아이다. 처음에는 그냥 애칭이려나?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어떤 사건 때문에 이름도 바꾸고, 스쿨버스를 개조한 집에서 5년째 떠돌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코요테는 아버지인 로데오와 같이 살고 있다. 그냥 여기 저기 정처없이 그리고 집도 절도 없이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기만 한다. 그런데 그 나아감이란 실제의 가고 싶은 목적지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싶어하는 그 두려움과 막막함 때문이라고 보였다. 뭔가 동물들이 무섭거나 할 때 제 몸의 털을 부풀려서 무섭지만 난 크다. 널 이길수 있다. 이렇게 과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휴게소에서 기름넣으며 잠시 쉬어가는 동안 첫 번째 일행인 아이반을 데려오게 된다. 고양이인 아이반을 상상하며 소녀가 기르고 싶어하는 동물을 들이는 것은 여기나 저기나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인 로데오는 원래 800킬로미터만 가면 아이반을 내려줄거라는 엄포를 놓지만, 아이반은 계속 이 여행에 주축이 된다.
그러다 코요테에게 멀리 떠나왔던 집근처 공원으로 가야하는 미션이 생기게 되었다. 이것을 로데오에게 들키지 않으면서, 공사 기한인 나흘 뒤까지 도착하게 하기위해서 고분분투 하게 된다.
중간중간 순전히 운전교대로 시킬려고 레스터를 영입하고, 로데오가 모르고 주유소에서 안싣고가서 살바도르와 그 엄마를 태워준다. 이후 살바도르와 코요테가 <구름위에서> 서로 아픔을 공유하고 친구가 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꿈을 버린아이. 그리고, 가족의 죽음으로 한순간 울타리가 파괴되어 버린아이. 그 뒤로 아버지와도 그 일에 대한 언급도 못한 시간들.... 서로 커가면서도 오랫동안 이 우정을 유지하길 바라는 이모 같은 마음이 들었달까.
그리고 의외로 운전수로 투입되었지만, 사랑앞에서 또 의외의 결정을 하는 레스터의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가정폭력이나 죽음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이야기를 변주할 때 또 다른 느낌으로 와닿았던 파트다. 각자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게 아닐때는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줘야 한다는 점이 레스터가 더 멋지게 보이는 점이었다. 그렇다, 사랑이란건 한사람의 희생만으로는 계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가 없는 그런 관계인 것이다.
이후 파티원은 늘어늘어 글래디스(염소) 까지 늘어나 버린다. 글래디스의 활약도 책 마무리쯤에 나오니 기대하시라.
오래간만의 로드트립 소설이자 한 소녀의 성장기를 재미나게 읽었다. 계속 늘어나는 일행들의 이야기들도 재미있고, 그들이 버스에 올라타며 대답하는 세가지 질문의 답을 듣는것도 재미있었다. 이제, 나는 코요테가 <만때달>소원으로 빌었던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스테이미스 바비큐의 풀드포크 샌드위치를 마음속에 새겨놔야겠다. 그것이 진짜 샌드위치를 향한 여정이 아닐지라도. 나도 마음속의 중간 이정표를 하나 놔두면 조금 더 성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