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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방역 살처분·백신 딜레마 - 왜 동물에겐 백신을 쓰지 않는가
김영수.윤종웅 지음 / 무블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사람은 살리고 동물은 죽이는, 이기적인 방역 ; 살처분· 백신 딜레마 - 김영수, 윤종웅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를 키운 건 7할이 바람은 아니고 소와 돼지 였다. 어릴 적부터 낙농업을 하시는 농가에서 자랐으므로 집은 꼭 축사였고, 이런 저런 전염병의 시즌부터 흔하게 있는 염증성 질환까지 축산 낙농업은 출하시 고기값에도, 전염병에도, 인건비에도 여러모로 휘청 이는 산업이다.
이 중에서 십여 년째 꾸준히 철마다 돌아오는 독감처럼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되고 있고 이에 따른 방역 대책으로는 살처분만이 유일한 답인 것처럼 진행되고 있어서 안타까움이 있었다. 어릴 적 역병이 돌때마다 죽여야 했던 많은 동물들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친인척도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은 없지만 그래도 그분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기에 반은 일반 소비자의 마음으로, 그리고 절반은 농부의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은 기존 mbc다큐멘터리 <‘살처분, 신화의 종말’>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예전에 다큐를 본 기억도 있고 책을 읽으며 생생한 인터뷰의 느낌을 얻기 위해서 한번 더 시청했다.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국내에서는 살처분 이외의 방법은 허용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살처분이라는 방법론이 사용된 유래와 효용성을 짚어보고 있다. 살처분이 시작되게 된 것은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함이지만 몇 백년전 영국의 전통혈통의 소와 외래종의 경우 귀족이 키우던 영국혈통의 소는 파워게임을 통해 살처분을 면했다고 한다. 이후 영국의 압력 때문에 현재 유럽에서도 많은 국가가 살처분을 통한 방역체계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네덜란드의 자체 방역 시스템도 알려준다.
국내에서도 발생한 전염병구역의 가축들은 100%살처분 당하지만, 역병이 퍼지면 위험해지므로 예방적 살처분을 3km, 5km,수준으로 병에 걸리지 않은 가축을 일괄 살처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적 손실이기도 해서 다른 대안을 갖추는 게 필요해 보인다. 해마다 발생하는 지역은 점차 늘어나고 가계와 국가의 부담도 늘고 있다. 그리고, 역병을 미리 예방하는 방역시스템이 뭐가 잘못이냐라고 본다면, 살처분을 통해 토양에 묻거나, 침출수나 토양오염에 의한 2차 피해부분이 있고, 살처분한 사체가 10년 동안 토양에서 미생물 분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봐도 방법론적 문제가 제기되어야 한다고 본다. 계속해서 암모니아와 토양을 오염시키는 물이 나오고, 그 물을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통에 묻으면 분해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침출수 이외에도 가스도 발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석회와 마대자루 등에 묻어서 퇴비등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결국 열분해로 가는 2차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살처분에 드는 매립비용만 따져봐도 백신으로 예방하는 비용보다 몇십배가 더 든다. 책에서는 백신 200원 살처분 1만원으로 표시하고 있다. 질병에 걸린 동물을 덮어놓고 죽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굳이 동물의 존엄성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동물의 질병에 대처하는 인간의 자세는 다시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만, 백신을 사용한 가축들을 사람이 먹는 문제에 대한 안전성은 아직 100% 불안감을 해소한 것은 아니기에 살처분과 백신방역의 교집합을 이루는 것이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