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이로움 - 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조훈희 지음 / 프롬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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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닐 회사라면 웃으면서 다녀볼까? 밥벌이의 이로움 - 조훈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회사생활의 힘듦을 조곤조곤 하게 씹어내는 책이 아니었다. 이왕 다닐 회사라면 웃으면서 다녀보자고, 회사의 이로운 점이 너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 말고도 이러이러 한 것이 있다고, 옆 부서 팀장님이 말씀해주시는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아무리 회사가 뭐 같아아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오늘 만 삭히면 되지 않겠니. 하하하. 같이 소주를 나눠 마실 팀원들에게 하는 하소연 같은 친근함도 있었다. 실제로 읽으면서 이런 노골적인 혼잣말까지 다 실어놓으면, 같은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 흉보지 않을까 싶은 그런 뇌피셜 꼭지도 많이 있더라.

개인적으로 박장대소 하면서 읽은 파트는 3장 직장인가 극장인가, 영화같은 일들은 계속되고 인데, 그중 타짜의 곽철용에 빙의 해 작가가 회사생활을 패러디 한 부분에서 정말 뒤가 넘어갈 정도로 웃었다. 그렇지만, 실제로 승진할 티오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내가 회사생활을 열아홉에 시작했다. 그 나이 때 생활 시작한 놈들이 백 명이다 치면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야

중 략

나는 어떻게 이곳까지 왔느냐. 잘난 놈 재끼고, 못난 놈 보내고, 안경잽이 같이 배신하는 새끼들 다 짤랐다.”

33편 너도 목숨걸고 일할 수 있겠냐. p.140

 

회사생활을 버틸려면 정말 이렇게 버티는 놈들 사이에서 더 돋보이기 위해 암투를 견뎌야 하는 것이다.

유난히 회사를 가기 싫은 월요일. 아마도 구정을 앞둔 지금에서는 연휴 전날이 회사돈으로 유급휴일을 맘껏 쉴 수 있는 최고 행복한 날이고. 쭉 쉬고 난 그 다음 월요일이 제일 출근하기 싫은 날일 것이다. 저자는 사장님께 감히 사장님도 월요일에 출근하기 싫으신가요?” 라는 말을 내뱉은 간 큰 회사원이다. 이 부분을 읽다가는 나도 얼마나 간이 콩알 만해지던지. 저자의 라떼 시리즈는 여러 가지 나온다. 회사일 힘든 거 이야기해보라고 하니까 야근식대 올려달라는 속없는 소리를 하지 않나. (물론 그전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상 일도 얻지 않고, 개선사항을 말할만한 파트가 없긴 했다. 그리고 제일 피말리는 마지막 순서)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돈을 가져다주는 것 이외에도 회사라는 공간에서 내가 잘 버티기만 하면, 분당 얼마간의 돈을 주는 그런 이로운 곳이라는 이야기를 아주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기싫은 회사지만 찾아보면 좋은점이 많다는 이야기와 함께. 들은 얘긴데, 어떤 직원은 꼭 화장실 큰일이 보고 싶더라도 회사에 가서 싼다는 말을 들었다. 회사에서 큰일을 보고 있으면, 내가 이런 하찮은 일을 하는데도 회사에서 월급받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이 든다나. 그리고, 신입 시절에 온갖 스펙을 다 쌓아서 회사에 들어왔는데 잡일만 시킬 때도 나중에 다 도움되겠지 하는 자세로 임하라고 하는데, 누구나 이딴거 할려고 이회사 들어왔나 싶을 때가 있다. 나중에 돌아보면 숨쉴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는데, 그때가 좋을 때라는 말이다. 뭔가 탕비실에서 동동거려도, 부장의 개소리에 비즈니스 미소로 답하고 있을 때도 회사원으로 거듭나는 비기를 체득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마지막 장에,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회사나 일에 대한 한마디씩을 실어놓은 것이 있는데, 그 중 일식집 실장님 말씀이 와닿는다. 좋고 큰데서 일할 때는 내가 일을 잘하는지 잘 모르겠더니, 내가 손님 다 맞이하고 작은데서 드시는 것까지 다 보면서 일하게 되었더니 일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고. 크고 좋은 회사를 벗어나서 내가 회사 밖으로 나오면 나를 막아주는 방파제는 1도 없다며.

회사는 돈도 주고, 괴로움도 주고, 좋은 곳이다. 나와 보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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