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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여행기 - 배낭 하나면 충분합니다
박미숙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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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넘어서 배낭여행자가 왜 이상해? : 방구석 여행기 - 박미숙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일을 꼽으라면 단연 <여행>을 꼽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틈만 나면 휴양지건 도시건 자유여행을 잘 떠나던 여행자였다. 딱히 배낭을 메고 출발한 적은 없으니 배낭여행자라 칭하지는 못해도 자유여행자 범주에는 넣을 수 있는 사람이다. 저자가 40대 이상으로 보이는데, 유럽에서 배낭을 짊어지고 활짝웃고 있는 사진이 인상적인 표지다. 개인적으로 조금 걷는 여행을 많이 즐기지 않는 편이라 배낭여행보다는 휴양여행을 위주로 다니는 편인데 그것도 벌써 예전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책 안에서 <방구석 여행기>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했다. 나이가 있고 남편이 있고, 애도 있지만,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을 작가가 여행 계획부터 기록 그리고 손수 유튜브로 운영하고 있다니 적극적인 여행자의 면모가 돋보인다. 그렇지만, 책은 에피소드 위주로 엮다보니 초반에 별이가 잘 견뎌주었다 라는 내용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든가 인천공항에서 손수만든 가이드북으로 미얀마를 다 옮겼다 등의 내용에서는 여행이 여행지 시간순서가 아니라 각자의 에피소드로 나눠서 그런지 앞서 배경지식이 없는 이야기가 이어져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현지에 섞이는 여행, 경험해보는 여행을 위해서 현지에서 유심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철학은 나에게도 생각해볼 여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여러번 갔떤 방콕에서 여행 중간부터 휴대폰이 잘 작동 되지 않다가 출국 며칠전 아예 망가져버리는 불상사가 있었는데, 그때 생각만 하면 나는 원치 않은 유심불가에 놓이니 매우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뭔가 숙소에서만 인터넷 망을 사용하거나 할 수 있어서 갑자기 왜이리 바운더리가 줄어들었는지, 정보들을 얻을 수 없어서 속상했는데, 그 덕에 가져간 다른 전자기기에 일기가 구구절절하게 많이 남아있다. 역시 휴대폰을 손에서 놓아야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생긴다는 것에는 동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배낭여행자로써 겪었던 나름의 편견들에 대해서도 살짝 토로한 부분이 나오는데, 나도 이제 어딘가에 배낭여행을 가면 예전처럼 밤에 술을 마시기 위해 돌아다니지도, 20대처럼 섞이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이제 늙었나 자조한 적도 있는데, 저자는 경험치도 많고, 선입견에서 벗어나 당당한 여행을 누리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저자의 말처럼 자유여행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여행은 혼자 크는 시간을 선물해 준다. 다음번 여행을 꾸리게 되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현지사람들과 소통하고, 너무 경계를 세우지 말고 너그러움을 갖는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방구석에서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