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
이영란 지음 / 채륜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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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를 미리 경험해보고 싶다면 : 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 - 이영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인 가구 천만시대가 가까워 오는 요즘 (행안부 207월기준 876만 가구) 혼자 사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혼자 살면서 자신을 기르는 일에 대해서는 서툰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만해도 1인가구지만 썩 잘 헤쳐 나가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제목처럼 20대가 되어 처음 독립하면 드는 생각이 <혼자만의 삶>에 치우쳐 있다면 독립, 분리된 거주의 자유 하나로 퉁칠 수 있겠지만, 혼자 살면 숨쉬는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이 든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나마 공기라도 공짜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정도. 그런데, 이 독립하여 생활비를 내는 수준에 대한 체감은 가족과 함께 살아서 엄빠 지갑으로 모든 거주의 편의성을 누리는 사람과, 내가 나를 거둬먹이는 사람과는 천양지차라는게 다른 점인데, 이렇게 체득해 가는 과정을 작가가 재미있게 풀어내 가고 있다. 예전에 화제가 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친구가 자취하는 곳에서 내가 몇 달 사는데, 친구가 돈을 내라고 해서 섭섭해요 라는 글이었다. 글쓴이의 기준으로는 그냥 밥먹는데 숟가락 하나 더 놓음 되는데 내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친구가 섭섭하게 한다. 그런 내용이었다. 그 글의 아래에는 쓴이가 친구 집에 빌붙는 동안 나가는 (정확히는 친구가 부담해야 하는 항목 및 지출예상내역)돈이 차례차례 알려졌고, 아마 그 글은 베스트 글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돈내는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나가는 돈은 따박따박 돌아오는 것이 무서운 의식주 중에 <>의 세계이다. 내한몸 뉘일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제일 크고, 그 다음에 식. 의는 부차의 문제다.

작가가 서울 통근의 불편함과 독립의 소원을 이유로 서울에 집을 얻게 되는 과정부터가 매우 리얼하다. 젊은 여자가 혼자 부동산을 갔을 때 당하는 은근한 하대. 나도 20대에 부동산을 알아볼 때 느꼈었다. 나도 나름 손님인데, 내가 가진 보증금 안에서 서울 방 한 칸 (집도 아님, 방한칸) 알아보기가 이렇게 뒤통수가 겸연쩍은 일인 줄 몰랐다. 뭔가 가난을 수치화해서 한계를 그어준 느낌을 직통으로 받을 수 있으니. 혹여 라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그리고 집을 구하고 나서도 배달음식을 꺼리거나 남자이름을 사용하는 등의 에피소드는 나 역시도 거주의 안전을 위해 10여 년간 고수했던 원칙이었다. 절대 1인 배달을 안시켰던 독한 과거. 지금은 코로나이기도 하고, 예전보다는 많이 느슨해 진 것이 사실이다.

이후 작가는 서울거주와 수도권 자가 마련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내용도 나오고, 지금 치솟는 집값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더 낫다고는 얘기를 못하겠다. 우선순위를 두는 것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도 한다. 혼자 모르는 곳에서 또 긴 통근시간을 감내하는 것보다, 인적네트워크가 있는 서울을 더 좋아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나는 토박이 경기러로서 경기도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서울 살이가 가능만 하다면 서울로 가고 싶은 사람 ^^

집을 구하고, 내 한몸을 뉘이고, 내가 몸을 일으켜서 하지 않으면 절대 저절로 되지 않는 것을 깨닫고, 나의 취향을 입히고, 내 시간을 사용하는 온전한 나의 시간이 묻어나는 1인 생활. 로망의 거품은 쫙 빼고, 혼자 살기를 요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책으로 경험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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