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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법철학 -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 책/사/소 옮김 / 들녘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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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법철학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본디 법이라고 하면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읽어도 해석하기 힘든 법이고, 철학은 ‘이 말을 이렇게도 해석한다는 말인가?‘ 라고 여기는 학문이었는데, 이 둘을 합쳐놓은 <법철학>이라니 선뜻 책장을 열기 힘들었다. 게다가 <위험한 법철학> 이라고 하지 않나.
첫 장을 열면 엄청 미녀의 법학교수님이 맞이 해주신다. 오, 정말 배우같은 외모를 가지셨네 하고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참 재미있으신 분인게, 실제로도 배우를 꿈꾸고 엑스트라까지 도전도 해보셨다고. ^^ 철학서에 어울리지 않게 재미난 입담으로 연 철학서는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그 다음부터 어떤 개념을 어떤 사람이 정립했는지가 수 없이 나오는 책이다. 법과 철학의 콜라보다.
이 중에서 내가 제일 현 시국과 맞물려서 생각해본 구절은 6장의 <공리주의>다. 공리주의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개념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정도의 개념인데, 여기에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사례를 들어 풀어주고 있다. 처음의 예시는 단순하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시키고 장시간 죽치고 있는 사람(A)이 있으면 가게의 입장에선 성가실 것이고, 새로 가게에 들어오고자 하는 손님에게도 기존의 A손님은 방해꾼. 손님이니까 언제까지나 괜찮다는 것은 A의 입장이고, 손님의 권리를 방패삼아 눌러앉거나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방해하거나, 가게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그냥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다른 사람들도 커피숍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자제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라는 말로 알려진 공리주의의 출발점이다. 즉 독점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공리주의는 가능한한 행복한 사람이 늘어나도록 생각하기 때문에 법의 원칙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고, 그로인해 내가 다수( 및 다수의 행복)에 속하지 않을 경우 희생을 강요받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경우라면 며칠 뒤 발표되는 백신 접종의 경우,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을 제외하고, 일반인의 순서가 되었을 때 어떤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이익을 주어야 하는가, 그리고 역으로 어떤 사람을 후순위로 하고, 어떤 사람은 아예 제외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녹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 어떻게든 사회의 공익에 따라 후순위로 밀리는 사람은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해 반감을 품을 경우는 명약관화 하다고 생각된다. 통상적으로 노약자가 우선되고, 이후에는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될지, 경제회복을 위해 회사가 먼저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이토록 세상의 많은 일들을 법철학의 필터로 볼 수 있는 사고를 깨주는 책이었다. 사례들을 통해 사고의 리버스를 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