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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발칙하게
원진주 지음 / 미래와사람 / 202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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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발칙하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부터가 ‘솔찬히 재미를 유발 하것구나’ 하는 소위 ‘구미가 당기는’ 제목의 책이다. 그도 그럴것이 메인 스트림 방송궁 메인작가로 10년 이상 짬밥을 먹은 작가가 쓴 솔직한 책이니 그럴 것이다. 작가는 이야기의 초반부터 나는 현재 연봉 1억이 넘는 메인 작가이며, 그렇지만 프리랜서라는 이야기도 솔직하게 까발리는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프리랜서라는 이야기는 방송작가의 연봉이 이정도 되려면 그만큼 굴러야 하는 연차가 꼭 전제되어야 한단다. 아마 회사에서도 부장급 연봉을 받는 그정도긔 근속을 채워야 한다는건 어디가나 비슷한 것 같다. 다만 일하는 팀이나 주제가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 좀 다르겠지만. 일단 연봉1억이 되어보지 못해서 (프로젝트나 부수입을 다 따져보아도..먼산..) 괴리감이 들려던 찰나, 방송작가로 근무하며 꼬꼬마 신입작가 시절부터 이미 꼰대가 되어버려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는 자신의 모습까지 정말 다 밝히고 있다.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예창작과를 나온 것 같은 저자는 어렸을 때 친척들로부터 방송작가가 돼서 밥벌이는 하겠냐는 걱정을 가장한 비난을 들었지만 지금은 어엿하게 밥벌이 뿐만 아니라 제몫을 다 하고있는 전문직 여성이 되었다. 막내작가 시절 매일같이 큐시트를 만들고, 대본을 수정하고, 야외 촬영의 날씨를 체크하는 등 ‘이런 것도 다 작가가 한다고?’ 싶은 업무들도 해냈으며 이일들의 이면에는 방송구성 익히기, 본업의 계속되는 수정, 촬영 변수 파악 및 대비 등의 작가가 되어서 하는 방대한 업무의 스펙트럼을 쌓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방송국의 특성상 야근 및 자발적 숙직을 숱하게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늘 연예인을 보고, 화려하게만 보이는 직업이었는데, 실제 경험담을 생생하게 써 주어서 재미있었다. 작가도 막내작가 시절 그나마 포기할 수 없는 하나의 자존심이 <하이힐> 이었어서 꿋꿋하게 신고 다니다가 결국은 바쁜 일터에서 넘어졌고, 결국은 작업현장에서 높은 구두안에 혹사된 발을 보고 겨우 하이힐에 대해 포기할 수 있다고 썼다.
뭔가 자신을 꾸민다는 즐거움과 오피스웍에서는 흔히 허용되는 신발이 어떤 입장에서는 꼭 사수하고 싶은 하나의 상징이 된다는 것도 생각해볼만한 이야기였다. 이후 프리랜서들에게 임신과 출산과 다시 일터로의 복귀는 아무리 날고기는 재능을 가져도 어려운건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긱도 들었고, 회당 출연료가 1,200만원 1,500만원을 육박하는 연예인들 사이에서 아마 괴리감도 좀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은 에피소드도 있었다. 아직도 방송작가는 예뻐야 뽑는다는 기함할 만한 이야기가 돌아다닌다는 방송가.(뭐, 여전히 사회의 많은 곳에서는 공공연하게나 혹은 은밀하게 표현되지만) 그래도 원진주 작가같은 깨인 사람이 많은 노력을 해주어서 변화하고 있는 것 같고, 이런 사람이 더 선한 영향력을 심어주어야 하나의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진한 감동으로 남게되겠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