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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프린트 - 이기적 인간은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드는가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이한음 옮김 / 부키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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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되었으며, 앞으로 어떤 우리가 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읽기 쉬운 안내서
이 책은 화제의 도서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류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다. 두 책의 공통점은 '우정과 환대의 사회'를 지향하는 다정함을 도출하기 위한 여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한 연구자의 연구일지처럼 귀납적인 실험들로 결론을 도출해나간다면, '블루프린트'는 마치 옴니버스식 구성의 극대본을 보듯이 각 장마다의 소주제에 맞는 짧은 글들이 이어져 읽기 편하고, 해당 글 단독으로도 가치가 있으면서도 그 글들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어서 앞의 글을 보고 생길 수 있는 의문을 어떻게 알고 뒤에서 글로 풀어두었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낸다는 것이다. 이 연결고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인간이 어떻게/왜 사회를 만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결국 어느 방향을 어떻게 지향해나가야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낼 수 있다.
일단 7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서 1차 압박을 느낄 수 있지만, 그래서 미리 말하자면 본 분량은 500페이지 정도다. 다시 말해서 200페이지에 달하는 참고문헌이 동원된 방대한 량의 보고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적으로 내용이 쉽고 짧은 글이 잘 구성된 모양새이고, 2차적으로 번역이 깔끔하게 잘 되어서 금방 호로록 읽힌다.
'블루프린트'는 1부에서 인간, 사회, 공동체를 주제로 각각의 본질을 밝히고, 연구로든 실험으로든 도출해낼 수 있는 다양한 공동체의 모습을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두고 타진한 다음 2부에서 사랑, 우정, 관계의 유형, 이유, 진화를 다루고 3부에서 이를 토대로 유전자, 문화, 진화에 대해서 풀어나가는 구조로 입체적인 나선형 구조로 1부에서는 '내가 지금부터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이것', 2부에서는 '우리의 입체적 모습은 이것', 3부에서는 '그래서 우리가 갈 방향은 이것' 이라는 구성으로 논의를 확장해나간다. 인간 본성 속 사회적 형질이라는 본질적 주제에서 출발하여 좋은 사회로 자연스럽게 갈 수 있고 가고 있다는 믿음까지를 인문학, 인류학, 역사학, 철학, 과학을 망라하여 근거 있고 쉽게 풀어준다.
그래서 이 책은 고등학생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나 메마르고 비틀려가는 사회가 걱정되고, 인류애가 많이 떨어졌는데 그걸 근거있게 채워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더불어서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과학뿐 아니라 사회학, 인문학, 인류학, 과학을 기반으로 한 적절한 수준과 길이의 지문 읽기 제재로도 일정 분량씩 꾸준히 읽어나가보기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글들의 모음이며 더 나아가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새 근거 있는 희망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는 글이기 때문이다. 와중에 이런 책을 읽으면서 국어 지문이 생각나다니.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국어를 10년쯤 가르치면 이렇게 되나보다 싶다. 나도 참 나다.
사회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데 자꾸만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면,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알고 싶은데 어느 방향이 맞는지 길을 잃은 느낌이라면, 혹은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이 맞는지 점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조금씩 꾸준히 읽으면서 근거 있는 희망으로 건너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