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원 -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37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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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어쩌면 우리 모두의 성장기, 누구나 겪어온 관계와 성장의 모습

이 책을 읽을수록 어쩌면 우리 모두의 성장 이야기라고 할 만한 요소들이 나를 이야기속으로 끌어당겼다. 이 책은 나를 미분하고, 다시 적분하기를 반복했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다소 무난하지 못한 성격탓인지 오프라인 친구가 많이 없었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내가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사주상 '비겁다자'이기 때문에 꽤나 캐릭터가 강력한 쉽지 않은 성격일 것이고, 아마 외국 나가서 살았으면 더 크게 됐을 성격이었다...라는 얘기를 어렴풋하게 납득할 수 있었으니까, 근데 어쨌든 어릴 때는 영문 모르고 친구가 별로 없는, 전문 호구의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그때부터 나는 '유니텔'이 좋았고, '싸이월드'가 좋았다. 유니텔 안에 집을 짓고,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며, 시 동호회나 친목 동호회에 가입해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더 부각해서 보여줄 수 있는 삶을 더 좋아했던 것도 같다. 요즘 말로는 그걸 '부캐'라고 하던데. 그런 사이버 세상의 부캐는 트위터로 이어졌고, 페이스북을 거쳐 지금 인스타로 와있다. 이런 부캐의 삶은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이 분명해서 끊을 수가 없었다. 나처럼 흔치 않은 성격의 소유자가 10명 중 1명과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100명이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10명, 1000명이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100명과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과는 나의 단점이나 부족한 점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점, 그리고 나의 관심사를 먼저 공유할 수 있다는 점,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유기체인 나를 미분하여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를 가지고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고, 그리고 공감자들과 만들어낸 인연을 통해 성장하며 나의 중요한 정체성을 적분해내는 것. 그 또한 유기체인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취미를 통해 만난 나의 친구들이 너무나도 좋다. 야구를 통해 만난 친구들, 그리고 이 책스타그램을 통해 만난 친구들... 시간이 쌓이면서 그들과 적분해내는 나의 모습들은 또 내가 되어간다. 무턱대고 SNS상으로 만난 친구들이나 관계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에게 어렴풋하게 의아함이나 불쾌감이 들었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하고 방금 깨달으며 나는 또 성장했다.

이 책에서 정원이는 100명이면 99명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아닌 100명이면 10명 정도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좋아한다. 자신의 감정과 취향을 공유할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이는 자신을 이루는 조각을 가지고 트위터라는 바다에 뛰어든다. 거기에서 '취향'을 공유하며 만나는 친구들과 공감하며 단단해지고 위로받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척박한(?) 오프라인 환경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지켜나가고 키워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그리고 어느 날 그 중 한 명이 사라지는 것에 깊은 상실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오프라인 친구인 혜수의 다른 자아인 계정과 오프라인에서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하면서 복합적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오프라인으로는 친하지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온라인에서 설정한 자아의 모습으로 더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모습은 결국 진정한 대화를 위한 진정한 공감의 길과 동반자의 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한 사람을 미분하면 수많은 자아가 생긴다. 그 자아들을 모두에게 공감받기는 서로에게 너무나도 피로한 일이다. 그러나 그 조각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가 필요할 때, 그 조각들을 사람들 사이로 던져넣는 용기야말로 어쩌면 요소요소에 각자 공감하는 친구들을 찾을 수 있으면서 본체의 세포 하나하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일지도 모른다.우리는 사실 이미 그렇게 자라왔고, 늘 그래왔으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연합 동아리와 PC통신의 시대를 거쳐 SNS로 자신의 조각들을 나누어 뿌릴 수 있는 시대로 점차 다가가는 요즘, 새롭고 새삼스러운 관계의 형성이라기보다는 이미 열망해왔고 실현해왔던 관계 확장의 형태만 변할 뿐 관계와 본체의 성장에 늘 관심이 많은 우리가 새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그 지평을 넓혀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 이 쉽고 재미있는 소설을 관계와 성장이라는 과제에 처음으로 부딪쳐 방황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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