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잃은 사회 사회를 잊은 교육
데이비드 오어 지음, 이한음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원제는 「Earth in Mind」이다. 생태와 경제, 사회, 교육을 아우르는 책인데 한국어 제목에는 생태가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 한국어 제목 「학교를 잃은 사회, 사회를 잊은 교육」 지나친 (학문의) 전문화가 전체를 통합적으로 보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 제목이다.


귀를 기울이면, 해마다 학위를 딴 명석하지만 생태학적으로 문맹인, 성공을 열망하는 호모사피엔스 무리가 생물권으로 쏟아질 때마다 만물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규항은 우리시대가 미시적인 것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거대 담론을 소홀히 했다고 했다. 이 책은 그 거대 담론, 방향성을 제공해 줄 사상을 담고 있다. 

1부 교육이라는 문제에서는 교육 내의 문제가아닌 교육이라는 문제를 다룬다.


정규교육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에 앞서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를 걱정하게 만들 것이며, 학생들을 도덕적으로 메마른 편협한 전문 기술자로 만들 것이며, 생물 세계에 대한 경이감을 죽일 것이다. .... 학교 교육은 문화 쇠퇴라는 더 큰 과정의 공범일 뿐이다. 하지만, 쇠퇴를 역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제도는 교육이다. 따라서 답은 정규교육을 폐지하거나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바꾸는 것이다. (p. 53)


2부 첫째 원칙들에서는, 점점 전문화하는 교육과정과 인간 조건에 관한 큰 질문을 하는 능력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사랑, 지성, 지혜, 미덕 같은 가치에 관해 이야기한다. <정치>에서는 '생태 위기'나 '생물 다양성 위기' 같은 것은 없고 생태적인 것을 비롯하여 여러 결과를 빚어 내는 대규모 정치 위기가 있다고 했다. <경제>에서는 비용과 가격을 구분하여 우리가 간과하고 지나치는 자연에 치르는 대가, 비용을 총비용으로 계산할 것을 생각해 보게 한다.

 

3부 교육을 다시 생각하다에서는, 초중고, 대학을 평가할 기준으로 그 졸업생이 생명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설명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것이 학교 교육과정과 건축물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꼼꼼히 다시 읽어야 할 부분이다, <대학 순위 매기기>, <학문 분야의 문제와 문제의 학문 분야>, <전문직주의와 인간의 전망>, <마음 설계>. <교육학으로서의 건축>, <농업과 교양과목>, <긴 안목의 유권자 교육>

 

4부 목적에서는, 생명 친화력(바이오필리아),  시골과 도시 지역 사이 균형에 관한 추측, 식품체계 비용의 변화 등을 이야기한다. 

 

책은 한 권이지만 매우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핵심 주제는 생태이지만 이를 교육, 경제의 관점에서 세심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읽으면서 4대강 사업 생각도 자주 들었다. 그 정책 입안자, 추진자들이 이 책을 좀 읽었으면..)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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