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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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승호와 김규항의 본격 인터뷰집. (본격적이라 함은 이전에도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이란 책에서 지승호가 한 장을 할애해 김규항을 인터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


 
김규항의 책을 읽는 것은 「예수전」에 이어 두번째다. 사실 그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고 이 책을 계기로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책에 드러난 그는 예리했고, 놓치기 쉬운 부분을 명확한 언어로 잡아내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뚜렷한 신념을 가졌으되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려 하며,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고 기성세대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해하고 그 미안함을 「고래가 그랬어」로 갚아(?)나가고 있다. (까칠한 사람임엔 분명한 듯하지만)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왼쪽'에 있다고 분류되는 사람이고 스스로도 본인을 'B급 좌파'라 부른다. 좌우를 말하는 것은 늘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심스럽기도 하다. 너도 나도 좌니 우니 말을 하지만 그 기준이 무엇이란 말인가. 게다가 요즘 우리나라에서 '좌'라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다. 
    위키에 따르면 좌는, '좌파(左派) 또는 좌익(左翼)은 정치 이념 분포에서 우익의 반대편에 위치하며, 사회개혁과 변혁을 추구하는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과 단체를 일컫는다. 또한 리버럴 평등주의를 중시하는 정치적 입장을 말하기도 한다.[1] 비슷한 말로는 진보주의라고 할 수도 있다. 세계적 기준에서 볼 때 보편적으로 사민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아나키즘,환경주의를 좌파로 본다.' 반면 우는 우익 (右翼) 또는 우파(右派)는 정치적 성향의 분포에서 좌익 또는 좌파에 반대되는 쪽으로, 일반적으로 보수적이거나 온건한 개혁을 주장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말한다. 사회주의, 공산주의와 대칭되는 의미에서 보수주의, 반공주의,자유주의 등이 우파로 간주된다.
 
   김규항은 좌와 우를 기르는 기준으로 '신자유주의'를 말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도 급속도로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로 편입되었고, 이는 우리네 삶 전반에 '돈이 최고'라는 인식의 급부상과 함께 사회 안전망 약화 등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미치고 있다.
   그는 개인의 변화(영성)와 사회의 변화(진보)를 함께 말한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소위 진보운동을 한다는 이들도 그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루 30분 기도할 시간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의 세상은 끔찍한 것이라 말하는 그의 말이 가슴에 찔린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혀 살아가고 있는 현실도. 당장 나부터도 그렇게 살고 있다. 내가 찾고 싶은 오늘의 행복은 무엇인가. 김규항은 예수를 이야기한다. 바리새인에 대한 지적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에수전」을 다시 읽어볼 것.
   우리 나라 교육 문제의 핵심이 대학 입시에 있다는 것을 그는 정확히 지적한다. 그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부자 학부모는 당당하고 편한 얼굴로 아이들을 명문대에 보내려고 하고, 진보적인 학부모들은 불편한 얼굴로 아이들을 경쟁에 밀어넣는, 진보적인 의식을 가진 명문대생이 되기를 바라는 현실에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욕망이 달라야 한다는 것.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욕망의 문제는 삶의 방향과 목적과 결국 연결된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제목은 왼쪽~이라 붙었지만, 그는 아주 상식적인 당연한 말들을 하고 있다. 이런 상식적인 말을 해도 '좌'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상한 세태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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