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체험인가 생태무시인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도배된 도시에서 생활하는 요즘 아이들, 시원하게 탁 트인 자연보다는 TV와 컴퓨터 등 네모난 세상에 더 많이 갇혀 있고 익숙해져 있습니다. "연예인 이름보다 꽃이름을 많이 알게 하고 싶다"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곤충이나 꽃, 나무이름은 몰라도 TV 프로그램 제목이나 유행하는 연예인 이름은 달달달달 외우고 있을 정도죠. 뭐, 주변환경이 그렇기도 하고 또 맞벌이하는 가정이 많은 관계로 부모님이 일부러 시간을 내 밖으로 찾아나가지 않으면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는 각박한 도시생활 속에서 점점 메말라가는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한다는 취지 아래, '자연생태체험커리큘럼'의 일환으로 각종 씨앗이나 관련교제들을 수시로 쥐어줍니다. 비교적 쉽고 가능한 방법으로 자연생태를 보고, 느끼고, 접하게 한다는 애초의 취지는 좋으나 문제는, 그 과정과 방법 면에서 비뚤어진 체험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유치원에서 생태체험 과제로 내준 열대어와 관찰기록장...ㅠ.ㅠ


식물씨앗을 쥐어주는 경우는 그래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여러 가지 화초를 가꾸는 가정도 많고, 대부분 작은 꽃 종류의 씨앗을 주기 때문에 몇 천원만 투자하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없이 아이들이 식물의 성장을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제가 동물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위의 사진은 모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나눠준 열대어와 관찰기록장입니다. 작은 음료수 통 안에는 제브라다니오 유어 2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산소알갱이와 먹이도 잔뜩 들어 있었고, 물은 뿌옇게 오염돼 있었습니다. 물고기는 지느러미가 거의 전부 녹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열대어를 한 번이라도 길러 본 경험이 있는 분이 저걸 보신다면 혀를 찰 노릇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열대어는 반드시 적절한 공간과 알맞은 환경이 필요하고, 수온 및 수질 등 관리가 까다롭고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생물입니다. 유치원생 꼬마들에게는 어림없는 일이지요. 혹시 열대어를 기를 환경이 이미 마련돼 있는 가정이라면 별 문제없겠지만 전혀 준비돼 있지 않은 가정에 저런 걸 보낸다면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난감하다는 것도 어느 정도 사육의 기본을 알고 있는 분들이나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요. 관찰기록장에는 사육을 위해 필요한 환경과 용품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일주일에 한 번씩 물갈이를 해주고 먹이만 제대로 준다면 아무 문제 없다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여러 번 언급했지만 생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생물에 필요한 환경은 무엇인지, 필요한 용품은 무엇인지, 생물의 특성은 무엇인지 공부하고 익혀야 건강하게 기를 수 있습니다. 열대어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전지식을 얻을 기회는 제공하지 않은 채 저렇게 아무 대책없이 기껏 종이 한 장 덜렁 붙여 던져줘서야 무슨 생태체험의 의미가 있겠으며, 얼마나 정서가 함양되겠습니까. 지느러미 다 녹은 제브라다니오 2마리가 썩은 물속에서 헥헥대다가 결국은 죽어 나자빠지는 모습밖에 더 보겠습니까. 

생태체험의 의미는 단순히 한 번 만져보고 길러보는 기회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체험함으로써 그 생물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알고, 지구를 같이 나눠쓰고 있는 생물로서의 인간이 취해야 할 도리를 배워나가자는 데 뜻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또한 상업적인 가벼움에서 벗어나 좀더 깊게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갈 길이 멉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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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 행정예고라고 기사가 오늘 올라왔습니다. 아래는 그중 애완견 보상문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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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보상대상 확대 및 보상기준 현실화


o (개정이유) 애완견 구입 후 15일 이내 폐사한 경우 보상하도록 한 현행기준은 폐사의 원인규명이 어렵고 보증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기준이 절실

o (개정내용)
애완견 폐사 뿐만 아니라 폐사의 주요원인인 파보, 코로나, 홍역(이하 '질병’)이 감염된 경우도 보상대상에 추가하고 판매계약서에 질병감염 여부를 명시하도록 하는 반면, 보증기간은 7일 이내로 제한

※ 파보, 코로나, 홍역 :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어린 애완견에게 발병할 경우 치사율이 상당이 높음

o 교부된 계약서의 내용이 허위인 경우 -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구입가 환불 또는 추가비용 없이 동종의 애완견으로 교환

o 구입 후 7일 이내에 폐사하거나 파보 또는 코로나장염 또는 홍역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구입가 환불 또는 추가비용 없이 동종의 애완견으로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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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내용이 판매계약서 작성 시 애견건강상태를 적시하고 보상기간을 7일간으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어린 자견의 경우 파보나 홍역으로 무지개다리 건너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계약서에 그 질병 유무를 표시한다는 자체가 표면적으로는 무척이나 합리적인 듯합니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병들은 잠복기를 거칩니다. 홍역의 경우 바이러스 혈증이라 해서 일주일 정도 혈액 내에 바이러스가 침범해 혈류를 따라 전신을 순환하는 상태를 유발한 후에 온몸의 임파기관, 골수기관에 침범하게 되고 이 시기를 1차 발증이라 한다고 합니다. 그후 감염 4일째부터 발열, 약간의 식욕부진 및 결막염을 일으키는데 이 시기에 발병을 알아낸다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거의 알아채지 못한답니다.

그 후 2차 발징은 14~18일째에 나타나는데 어린 강아지라면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므로 매우 위험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파보장염은 보통 4~7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구토와 침울함, 식욕부진 등을 수반하고 6~24시간 이후부터 설사를 시작한답니다. 그후 전신적인 탈수를 유발하고 체력과 면역력이 약화되면서 2차 감염이 일어나고 강아지는 극도로 위험한 상태로 빠지게 된답니다.

이와 같이 홍역이나 파보장염이 잠복기를 거치며 발병하는데, 건강하게 보이는 강아지를 분양받았다 하더라도 병의 유무를 알 수 있는 것은 짧게는 3~4일, 길게는 7일 이후에 가능하다는 겁니다. 판매계약서에 건강상태를 명시하고 허위 시 보상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생각이 듭니다. 보증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외면 당한다고 했는데 7일로 줄이면 누구에게 환영을 받는다는 것인지, 누구를 위한 보상기준 현실화인지, 무엇이 보상확대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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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땜시 장식품 사진을....ㅋ


지난 달에 모 신문사에서 <반려동물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했는데, 출품작 수에서 1위가 강아지, 2위가 고양이였고, 3위는 의의로 고슴도치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내용이 해당 신문사에서 기사로 다뤄졌고, 이후 다른 신문사에서 "애완동물 강자로 떠오른 고슴도치, 왜?"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린 것을 봤습니다. 기사를 접하고 '넘 가볍게 기사 작성했다, 고슴도치 기르고 있는 분들이 본다면 약간은 반발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다 더 많은 분들이 반려동물(애완동물)을 접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언론이 갖는 힘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동물을 집안에서 기르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있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또한 미흡한 시점에서 언론이 호의적으로 다뤄준다면,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에서 반려동물에 대해 다뤄왔던 대부분의 기사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바로 반려동물을 사업적 시각으로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200년대 초반에 뜨는 사업, 유망직종으로 애견관리사나 미용사를 대거 소개함으로써 애견광풍을 불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사업적 측면에서만 부각시켰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발생한 폐해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유기견 문제가 계속 발생되고 있고, 가끔씩 TV로 방영되는 분양문제 등, 그동안 터져나왔던 문제들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순하게 '이 동물 기르기 쉽다, 유행이다'는 신문의 기사만 보고 동물을 입양했다가는 뜻하지 않은 문제점에 부딪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단 입양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충동적인 사고방식도 매우 위험합니다. 사전지식습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뭐 별 거 있겠어. 먹이만 주고 똥만 치워주면 되겠지"라고 낙천적으로(?...ㅠ.ㅠ) 생각하는 것도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는 주요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성장기로서 이때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사육자와의 교감도 형성됩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를 위와 같은 사고방식으로 방치한다면 10년을 넘게 같이 살아가야 할 동반자가 아니라, 어찌 처리하지 못하는 골칫덩이로 남게 됩니다.

제발 분양을 결심하신 분이라면 분양사이트를 드나들기 전에 먼저 그 동물의 특성이 무엇인지, 필요한 물품은 무엇인지, 함께 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철저하게 공부하시기를 바랍니다. 충분히 배우고 익힌 연후에 입양함으로써 함께 사는 반려동물에게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최대한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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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구피서적들과 대한민국의 구피서적>

미국의 구피서적들
 
중국, 대만의 구피서적들
 
일본의 구피서적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구피서적 


Pet 분야 출판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몇몇 나라에서 구피 단일종으로 나온 서적의 표지사진들을 모아봤습니다(대한민국을 뺀 나머지는 일부분만 모은 것, 이외에도 많다는 것, 대한민국은 꼴랑 하나라는 것...우어어...ㅠ.ㅠ).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개나 고양이, 물고기에 대한 사육 정보를 얻으려면 무조건 책을 사서 봐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국내 서적은 그다지 다양하지도 않았고, 내용 또한 기본서에 그친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사진도 풍부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이 발달된 요즘, 아마존에서 단지 'DOG'란 글자만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면 그  방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우리나라에도 8~9년 전에 갑작스런 애견붐을 타고 대형출판사를 포함해 여러 출판사에서 몇년 동안 애견서적 등 Pet 사육서적이 쏟아져(?)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복되는 아이템에 국내서가 아닌 외서 수입이 전부였고, 결국 독자들에게 그다지 사랑을 받지 못함으로써 출판계에서 Pet 서적은 힘들다는 인식만을 심어준 채 점차 사그라졌습니다.

강아지, 고양이, 열대어, 파충류 등을 기르는 분들이라면 '외국은 Pet 문화가 매우 발달돼 있고, 인식도 무척이나 좋으며, 서적 또한 다양한데 우리나라는 왜 이리 낙후돼 있지. 우리나라도 좀 더 다양하게 발전되고 다양한 정보서도 나왔으면 좋으련만...' 이런 생각을 한두 번씩 해봤을 겁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저변 인구도 많지만 그 문화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서적 분야가 매우 발달돼 있습니다. Pet만 전문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도 다양하게 존재하며, 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서적이 100종을 넘어가고, 기본서부터 시작해서 고급 마니아 서적, 단일품종 서적 등 종류별로 많이 구비돼 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한심할 정도로 척박합니다. 대형서점에 가보면 애완동물 코너가 후미진 곳 책장 하나에 한칸이나 두칸에 겨우 구색을 갖춰 마련돼 있는 실정입니다.

어떤 문화가 발달돼 있느냐를 논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그 문화를 표현하고 정리한 서적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도 뛰어들지 않을 때 외서가 아닌 우리의 것으로 제작해 우리나라 pet 출판 분야의 주줏돌을 쌓기 위해 씨밀레북스가 탄생된 것입니다. 이번에 <열대어의 보석 구피>를 발간하면서 근 몇 년 만에 나오는 열대어서적이고, 여타 나라의 열대어서적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제작했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 중에나 만든 후에도 제작사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뿌뜻해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어 등 Pet 전문서적이 계속 출간되려면 마니아 여러분의 적극적인 사랑이 없이는 힘든 상황입니다. 외국처럼 전문서적을 많은 분량 도서관 등에서 구입해 주는 것도 아니고, 서적의 가장 큰 판매처인 서점에서도 그다지 큰 위치를 부여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마니아 분들과 함께 전진하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Pet 서적(국내서)은 더이상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귀엽고 깜찍하고, 때로는 웅장한 모습에 반해 우리의 삶  속으로 영입(?)한 동물들에 대해 좀 더 알고자 노력한다면 그들의 삶이 좀 더 편해지고, 아울러 우리의 삶 또한 좀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대한민국 Pet 문화,  다함께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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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의 보석 구피
김영민 지음 / 씨밀레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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