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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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찌감치 좋아하는 장르, 요소를 깨우친 뒤로 반복해서 읽었다. 지금껏 오래 사랑하는 건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인데 그 미스터리와 추리는 물론 오컬트까지 아우른 책을 최근에 읽었다. 설상가상 긴장감이 몰아쳐서 손에 땀이 차도록 붙잡고 읽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런던 비밀 강령회》이다.




    사실 《런던 비밀 강령회》라는 제목과 소개글, 표지 등을 미리 접하고 어떤 이야기일지 살짝 엿보고 싶었다. 손에 쥐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생각했다.


    19세기 런던의 연쇄살인을 둘러싸고 두 여성 영매가 벌이는 통쾌한 복수극, 이 두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공부터 마음에 들고 영매라는 요소도 마음에 들었다. 나름대로 상상한 내 이미지는 진부했고 내 취향이 다분히 섞여 있어서 책을 읽었을 땐 기대한 바랑 다른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신선하게 느껴진 거 같다.
  일단 오컬트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강령회, 특히 19세기 문화는 잘 모른다. 어느 정도 '19세기'는 접해서 알고 있지만 오컬트로 한정하면 남들 아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목차를 차분히 훑어볼때 뒤에 빅토리아 시대 상복을 비롯해 여러 문화를 간략하게 정리해둔 걸 보고 감격했다. 추천하는 도서도 있다니!! 시간만 있다면 꼭 읽고 싶다.




    소설은 도입부부터 흥미롭게 시작한다. 여느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 것인지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지만, 강령회 7단계라는 명칭과 함께 이어진 설명은 이 소설이 연쇄살인을 추적하고 복수하는 이야기라는 걸 잊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처음 생각한 도입부는 주인공 레나와 영매사 보델린이 사건의 무대가 되는 장소에서 조사하고 추리하는 걸 시작할 줄 알았다. 레나의 여동생 에비가 아닌 다른 피해자의 강령회로 시작했다. 곧바로 들어가도 좋지만, 앞서 보델린이 어떤 사람인지, 레나가 어떤 사람인지, 그 당시 강령회가 어떤 분위기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제목은 런던 비밀 강령회이지만 그들이 처음 머무르는 곳은 파리이다. 왜 보델린과 레나는 파리에 있을까? 보델린은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강령회를 진행한다. 레나는 범인을 밝히기 위해 보델린의 조수가 됐다. 하지만 직접 영혼이 나타나고 말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실망한다.
  지금도 귀신이 있냐 없냐는 말은 의견이 갈린다. 직접 눈에 보여야 믿을 수 있다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아도 믿는다는 사람, 등. 절박한 시점의 레나와 그런 레나를 받아준 보델린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가 그들을 런던으로 이끌었다.
  런던 비밀 강령회, 명칭에 비밀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비공식 조직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긴, 손님이 있어야 할테니 은밀하게 활동하는 건 도움되지 않을 거 같다. 그런 까닭인지 런던 비밀 강령회는 규모가 작지는 않다. 문제는 일종의 클럽처럼 신사들만 참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어째서 강령회에서 보델린을 부를까?




  처음에는 약간 실망했다.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부터 유력한 범인이 누구인지 예상이 갔다. 다른 인물이 더 나온다면 의심을 거둘 수 있지만 느낌으론 그렇지 않을 거 같았다. 여러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쌓인 직감일까? 어쩌면 기고만장한 지레짐작일 수 있고 그저 흐름을 따라간 맹점일 수도 있다. 그리고 후자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윤곽이 잡히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긴장감때문에 안 그래도 손바닥에 찬 땀이 더 늘어났다. 다급한 상황이 주는 긴장도 있었지만, 두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는 방식도 한몫한 거 같다. 레나 시점에선 3인칭으로 진행되지만 다른 인물 시점에선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레나는 주인공, 즉 이야기 화자이지만 범인을 쫓는 조사, 추리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3인칭으로 선정한 거 같다. 반면 1인칭 시점은 그 인물이 독백하는 느낌이 들어서 객관VS주관 처럼 느껴졌다. 레나 시점에선 다른 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지만 1인칭 시점에선 그보다 제한적이고 이 인물이 생각하는 게 사실일까? (소설 속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다.

    차례차례 드러나는 이면을 보고 어떻게 결말이 흐를지 생각했다. 의미심장하고 거창한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다 읽었을 땐 이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걸 내가 모르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쾌한 복수극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레나와 보델린의 관계에 눈이 갔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조력하는 인물도 모두 여성 인물이라서 좋았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 밤, 처음으로 유령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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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행 일본어 - 패턴 말하기 트레이닝 영상 + 실전 시뮬레이션 영상 + 따라 쓰기노트 + 여행 표현 사전 + 나만의 일본 여행 플래너 + 원어민 MP3 음원, 일본을 가장 완벽하게 여행하는 방법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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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를 공부하면서 깨달은 건 나는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관심 있고 재밌다고 느낀 일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좋아하던 것도 잊거나 다시 하려고 해도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다시 포기하게 된다. 실패-실패-실패만 이어지다 보니 언어 자체가 재미없게 느껴졌는데 최근 일단 실천하자는 말을 듣고 그만 투덜거리기로 했다.

  이번에 읽은 《진짜 여행 일본어》는 회화를 포함해 여행과 관련해 도움 되는 문화도 일부분 다루어서 직접 그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하고 직접 말해봤다.


   

    표지 하단에 써 있듯, 《진짜 여행 일본어》는 원어민 음원, 패턴 말하기 트레이닝 영상, 실전 시뮬레이션 영상, 따라 쓰기 노트, 여행 표현사전, 여행플래너가 있다. 영상은 따로 QR 코드로 지원하고 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곧바로 해당 유닛 별 영상이 재생돼서 짧게 3-4분만 투자해서 말하고 싶은 것만 넘길 수도 있다.

  책 마지막 쯤 여행 플래너로 간략한 계획 표가 그어져 있는데 여행을 준비할 때 어떻게 정리할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참고하기 좋을 거 같다. 나름 디자인도 귀여워서 손이 잘 갈 거 같다. 더불어 모든 유닛을 끝내면 내가 배운 문장들을 색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좋았다.




    여행 회화책답게 출발 > 음식 > 물건 구매(편의점, 마트, 상점, 백화점, 등) > 유명 관광지(신사, 절, 랜드마크, 놀이공원)> 귀국(+위기 상황)으로 이어진다. 언어를 배울 땐 문법을 신경 쓰게 되는데 일단 '여행'을 가야 하니까! 제목처럼 진짜 여행 갈 때 쓸 수 있도록 핵심만 추려놓은 책 같다.

  사진으로 봤을 때 중심 주제별로 나눈 모습이 열차 노선 같기도 했다. 처음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도 여러 번 다녀왔지만 직접 말해 보고 싶은 사람도 보기 좋게 앞서 숫자 세는 법, 시간 말하는 법, 등을 다루고 있는데 당장 여행을 못 가지만 한 번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성이 좋았다.




    각 파트별 만능 패턴은 예시가 3개라서 아쉽긴 하지만 실전 롤플레잉 파트에서 앞에서 살펴본 패턴, 단어를 활용한 상황을 연습할 수 있다. 발음이 걱정되긴 하지만 무작정 한 페이지 넘기면서 한 번 발음하고, 혼자 웃고 반복해도 못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때와 다른 거 같다. 여전히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이랑 대화를 시도하면 회화 책 속 패턴으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이게 이거였으니까 이거 아닐까?' 하고 혼자 변화구를 생각하는 시도가 가능해졌다.

  이런 요소를 보완하듯 매 페이지 하단마다 특수한 상황이 하나씩 나온다. 단순히 이 문장만 외우면 가능하겠군, 넘기지 않고 이럴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더 꼼꼼히 살피게 된다. 요새는 번역기가 좋고 서로 문화를 알아서 몸으로 말할 수도 있지만 나처럼 당황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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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델레(DELE) A2 - 답이 바로 풀리는, 스페인어 능력시험 ㅣ 답이 바로 풀리는 퀵 델레
천예솔 지음 / PUB.365(삼육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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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이 바로 풀리는 DELE A2》 제목을 들으면 알겠지만 읽었다는 말로 충분하지 않는 문제집이다. 스페인어를 배우거나 지나가면서 들어도 시험이 따로 있는지 몰랐다. 생각하면 당연한 일인데 주변에서 스페인어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더 무지했던 거 같다. 이 점이 언어를 공부할 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필수는 아닌데 주변에 영어든 스페인어든 하다못해 사투리여도 환경이 달라지면 언어를 배우는 속도도 달라지는 거 같다. 스페인어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일본어는 옆에서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공부가 아니어도 장난처럼 주고받게 됐다. 공부가 싫고 지루한 사람이라면 환경을 바꾸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DELE는 토익같이 어학 자격증이다. 스페인 교육부 이름으로 스페인어의 진흥과 교육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세르반테스 문화원에서 수여하는 공식 자격증이라고 한다.

유학을 준비할 때 이 자격증을 준비한다고 하니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와닿는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로 낮은 단계 A2(자신과 관련된 가족, 쇼핑, 관심 장소, 직업 등 경험 영역에 대한 기본 정보와 관련해 표현할 수 있는가)인데도 읽으면서 약간 용기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언어이다 보니 스페인어 능력, 숙달 정도를 독해, 작문, 듣기, 회화로 평가한다. 처음 과목을 봤을 때 듣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걱정이 컸다. 어떤 언어를 배우든 청해가 가장 어렵게 느껴져서 그렇다. 

  본 책에서 제공하는 문법 노트도 적당한 문법을 배울 방법이 없으면 도움 되지만 음성파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 들을 수는 없어서 하나씩 재생하는 중이다.

  쉐도잉 연습하다보니 발음도 걱정됐지만 일단 그건 제쳐두기로 했다. 들으면서 연습할 수 있지만 이건 옆에서 누가 조정하지 않고서야 현지인 버금가는 발음이 가능한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또 책은 발음보다는 시험 문제에 초점을 두다보니 혼자 구멍파는 짓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문제풀이에 진심인가 알 수 있다.



    

    뭐든 도전해야 결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응시가 가능한 장소도 적은 데다 가격도 만만찮다. A1은 15만원 정도인데 A2는 21만원이다. 열심히 도전해서 언젠가 붙겠지~! 마음으로 공부할 수 없을 거 같다. 그래서 취미로 시작할까? 생각했는데 언제까지 취미로 머물까? 생각도 들고 나만 아는 스페인어가 아니라 남들과 대화할 수 있는 스페인어를 배워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장 시험은 보지 않아도 하나씩 느낌을 배우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겁이 많고 걱정 많은 나에게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어떤 유형이 있는지, 공략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점이었다. 스페인어도 낯선데 얼굴도 몇 번 못 본 이들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지?? 싶은데도, '유형>지시문 파악>공략법' 순으로 알려주고 해설도 있다. 진짜 처음 펼쳤을 때 지시문 파악이 도움 됐다. 단어를 알든 모르든 어떤 느낌인지 대강 알겠어서 자만심 장착하고 이건 이렇군! 생각할 수 있었다.

  가장 좋은 건 여백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필기가 지저분하고 글씨도 오락가락하는데 한 쪽을 노트로 제공하다 보니 그 파트에서 배운 걸 정리해 볼 수도 있고 오답노트처럼 간단히 활용할 수도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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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탐정
정루이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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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는 봐도 봐도 또 보고 싶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고양이를 발견하면 귀엽다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언제부터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언제 고양이를 봤든 지금처럼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번에 읽은 《묘묘탐정》은 고양이와 고양이 탐정이 나오는 소설로 제목부터 기대됐던 책이었다. 고양이 묘자를 두 번 쓴 거 같은데 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책 소개를 봐도 직접 읽어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목도 흥미로웠지만 고양이가 유괴됐다는 말, 고양이가 고양이를 유괴했다는 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인공도 고양이가 유괴됐다는 말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는데, 확실히 고양이가 사라졌다거나 도망갔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유괴' 됐다는 말은 도통 들어보지 못한 거 같다. 고양이만 사는 나라가 따로 존재한다면 있음 직한 말이지만 내가 사는 사회는 인간이 주류이기 때문에 어색하다. 책 표지를 보면 내가 모르는 고양이 혹은 고양이들이 아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거 같다.




    책 소개 글, 읽기 전 떠올린 상상을 가지고 펼쳤을 때 느낀 건 고양이 탐정이라는 직업이 정말 존재하는 건지, 있다면 이렇게 활동하는지 그런 궁금증이었다.

  어쩌다 지나가다 고양이를 치료하는 수의사나 구조하는 전문가를 본 적은 있지만 고양이만 찾으러 다니는 탐정을 보지는 못한 거 같다. 탐정 자체는 어디서 본 듯 한데, 고양이만 찾는 직업이 있다면? 좋은 거 같지만,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고양이 탐정도 쉬운 직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소설이니까 이것보다 쉬울 수도 있고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난이도를 차치하더라도 고양이 탐정을 통해 고양이라는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여전히 고양이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또 이 세상이 멸망해도 꼭 살았으면 하는 생물체 중 하나이지만 정작 고양이들이 위협으로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이 있는지 그 습성이나 패턴을 고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 과정이 흥미로웠다.

읽으면서 현실성이 느껴지지만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날까? 의문도 들었다. 고양이란 생물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거 같다. 보기만 하면 귀엽기도 하고 오묘한 느낌도 드는데 같이 지내고 말도 따라 하다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고양이 탐정이고 그 계기도 다소 독특해서 첫 장과 마지막 장을 넘길 때 주인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느껴져서 좋았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믿을 수 없는 일이 연이어 터질 때마다 머리가 아팠을 텐데 위기가 닥칠 때 기지를 발휘함과 동시에 그 옆에서 같이 맞서는 다른 인물을 보면서 살짝 뭉클했다.

  고양이는 기꺼이 곁에 머무를 때도 있지만 자기가 내키면 사라지기도 한다. 어떤 고양이는 같이 사는 집사의 컵을 갑자기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단순히 날 괴롭히기 위함인가? 싶지만 생김새부터 언어, 습성 모든 게 다른 인간을 보며 고양이가 무슨 생각을 할지, 종종 이유는 모르지만 옆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면 아직 고양이를 이해하기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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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방식이 수수께끼 같아도 그 본질은 사랑이라는 걸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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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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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의 건강법⟫ 을 읽으면서 무슨 책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한 늙은 작가가 죽음을 앞두고 있고, 그 작가가 유명해서(노벨 문학상 수상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인터뷰하러 왔는데 그 작가가 기자에게 외설적이고 기괴한 말을 해서 기자들이 괴로워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건 무슨 그런 책이 다 있냐는 표정이었다.

  그 당시 읽던 내 생각은 위와 같았다. 내가 이걸 왜 읽었더라? 잘 읽히는 것과 별개로 고민하면서 여러 번 멈췄다. 그리고 결말을 읽고 나서 이 일화를 먼저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알고 싶지 않은 정보겠지만, 이만큼 내가 무지몽매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매번 책 소개 글을 읽고 '아 읽고 싶다!' 생각하는 편인데도 읽다 보면 어느새 줄거리는 잊고 질질 끌려다닐 때가 있다. 딱 잘라 말하면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마주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이렇게 말하니 아무 생각 없이 글만 주먹구구 읽고 글을 쓰는 사람 같지만,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살인자의 건강법⟫ 을 읽으면서 더욱 지금 내가 쓰는 서평이 맞는 건지, 내가 읽고 해석하는 방식을 잠시 생각했다.


    ⟪살인자의 건강법⟫ 은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라는 작가가 두 달 뒤에 죽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파만파 기자들이 그와 인터뷰하겠다고 모이면서 시작한다. 많은 기자가 몰린 까닭은 그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이유가 크다. 물론, 그가 앓고 있는 병(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이 워낙 희귀하고 알려진 정보가 없다는 점도 한몫했을 거다.

  줄거리에선 '신화적인 존재 타슈,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기자들이 몰려든다. 인간 혐오자로 자처하는 문학의 거장 타슈는 그들 중 극소수에게만 자신과 인터뷰하는 영광을 누리게 해주는데'라고 말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늙고 쇠한 데다 까칠한 성격을 가진 작가가 화를 내면서 인터뷰를 거절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살인자의 건강법⟫ 속 핵심인 기자 니나와 타슈의 인터뷰가 가장 기대된 이유이기도 했다.


    

    솔직히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처음 느꼈을 때는 무슨 이런 인물이 다 있지? 생각했다. 사진 모두 타슈 작가가 어떤 인물인지 보여 주고 있다. 오랜 세월 활동한 작가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표현력이 좋은 인물인 건지 읽다 보면 처음 보는 어휘와 표현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살인자의 건강법⟫ 속 타슈 작가와 인터뷰하는 기자는 총 다섯, 앞선 네 명은 각자 여러 이유로 고함을 듣거나 내쫓기며 인터뷰를 중단해야 했다. ⟪살인자의 건강법⟫ 은 묘사보다는 대사 지문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왜 인터뷰가 중단되는지 그걸 추측해야 했다.

  각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다른 기자와 하소연을 하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막연하게 혼자 추리하는 느낌은 아니다. 그다지 내용 자체는 추리소설도 아니고. 오히려 이 장면에서 기자들이 먼저 인터뷰한 기자를 옹호하거나 네가 잘못한 게 맞는다고 하는 걸 보면서 다음 기자는 얼마나 고생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니나가 곧바로 인터뷰하는 걸로 시작하지 않아서 지루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 읽은 뒤 생각했을 때 작가가 독자를 위해 배려하려 했거나 복선을 깔기 위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전개였던 거 같다. 단지 여성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자신을 방어하는 듯한 발언을 언뜻 보면서 이걸 읽는 게 맞는 걸까? 생각했다. 타슈 작가가 하는 말을 보면 과하게 냉소적인 면도 있고 반대로 자기를 미화하거나 차별이 느껴지는 표현도 있었다. 집중해서 읽어도 그 길고 긴 말을 받아들이면 정신이 없다.

    

    ⟪살인자의 건강법⟫ 은 결말을 제외하고 말하면 결국 니나라는 기자가 타슈 작가와 인터뷰하면서 그가 가진 비밀을 밝히는 과정이다. 네 명의 기자 중 한 명은 최소 한 권이라도 타슈 작가의 책을 읽었지만 다른 기자는 그러지 않았다. 다른 일로 바쁘다는 말도 하지만 타슈 작가는 그걸 냉소적으로 볼 뿐이다. 사실 나라도 내 책을 읽지 않았는데 인터뷰한다고 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거 같다. 반면 니나는 그의 책 전권을 다 읽었을 뿐만 아니라 세세하게 제목부터 인물 구성,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다. 다른 기자와 대화하며 타슈 작가는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는 없다,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는 독자가 없다고 말한다. 그 기자는 그 말을 반박하려고 시도하지만 결국 쫓겨났다. 그러다 보니 타슈는 니나에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모욕하는 데, 소개 글처럼 니나는 타슈를 압도하며 기게 만들었다. 그다지 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계속된 언행을 생각하면 그게 맞는 처사 같기도 했다.

  줄거리만 하염없이 따라가면 타슈 작가는 파렴치할 뿐만 아니라 괴이하다. 표현만 고급 지고 있어 보일 뿐이지 타슈 자체가 허위라는 생각이 든다. 공연히 이 생각이 떠오른 건 아니다. ⟪살인자의 건강법⟫ 은 누차 작가와 독자, 문학 다음으로 '허위'가 계속 언급된다. 단순히 타슈의 웅대한 자기상일 수 있지만 내 얄팍한 이해보다 깊은 의미가 있는 거 같다. 이 생각들은 옮긴이의 말을 읽고서야 떠올렸으니 내가 깨달은 생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글을 쓰면서 지금 내 상황이 계획된 우연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또한 내가 독자가 아니라는 반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이렇게 허울좋게 감상을 쓰고 있지만 책을 세 번 펼치고 덮은 다음 고민한 뒤에 썼다. 아직도 나는 내가 ⟪살인자의 건강법⟫ 을 제대로 읽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증거는 마지막 장에서 니나가 소파에 앉은 뒤 내뱉은 말이다. 옮긴이의 말을 읽고 앞서 저자가 왜 이런 전개를 했을까, 타슈의 행동, 언행이 가리키는 의미를 생각하는 노력은 했고 의외로 결실을 얻었지만 아직도 니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지 못해서 실망했다. ⟪살인자의 건강법⟫ 속 주인공은 문학이라고 하여 문학으로 대입해 생각하려고 해도 그 그림자도 쫓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내가 실망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읽고 또 이해했다고 여기면서 실망이라는 말로 함축하는 건 어불성설이 아닐까?

    위 내용과 다른 거 같지만, ⟪살인자의 건강법⟫ 을 읽으면서 원문을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봐도 감탄했다. 타슈가 선택한 단어나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지만 청심환이나 여러 사자성어를 발견하면서 원문도 이럴까? 원문은 무슨 표현이었을까 궁금해졌다. 또 자기반성하느라 언급하지 못했지만 초반에 잠깐 언급된 '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 은 말장난이라고 한다. 독일어라서 더 눈이 갔다. 이밖에도 '프레텍스타 타슈'라는 이름도 언어유희라고 하는데 그걸 모르고 지나치면 조금 아쉽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의식하든 못하든 누구나 책을 읽고 나면 시선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천만에! 그건 최고의 독자에 한해서만 가능한 일이오. 그 외에는 다들 계속해서 타고난 진부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게다가 독자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독자란 것 자체가 희귀한 부류에 속한다오. 대다수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으니까. 그 문제에 대해 누군가 명언을 남겼지. 웬 지식인인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구먼, ‘사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읽는다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한다 해도 잊어버린다.‘ 이토록 실상을 명쾌하게 요약하는 말이 어디 있겠소. 안 그러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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