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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평점 :
일찌감치 좋아하는 장르, 요소를 깨우친 뒤로 반복해서 읽었다. 지금껏 오래 사랑하는 건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인데 그 미스터리와 추리는 물론 오컬트까지 아우른 책을 최근에 읽었다. 설상가상 긴장감이 몰아쳐서 손에 땀이 차도록 붙잡고 읽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런던 비밀 강령회》이다.

사실 《런던 비밀 강령회》라는 제목과 소개글, 표지 등을 미리 접하고 어떤 이야기일지 살짝 엿보고 싶었다. 손에 쥐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생각했다.
19세기 런던의 연쇄살인을 둘러싸고 두 여성 영매가 벌이는 통쾌한 복수극, 이 두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공부터 마음에 들고 영매라는 요소도 마음에 들었다. 나름대로 상상한 내 이미지는 진부했고 내 취향이 다분히 섞여 있어서 책을 읽었을 땐 기대한 바랑 다른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신선하게 느껴진 거 같다.
일단 오컬트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강령회, 특히 19세기 문화는 잘 모른다. 어느 정도 '19세기'는 접해서 알고 있지만 오컬트로 한정하면 남들 아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목차를 차분히 훑어볼때 뒤에 빅토리아 시대 상복을 비롯해 여러 문화를 간략하게 정리해둔 걸 보고 감격했다. 추천하는 도서도 있다니!! 시간만 있다면 꼭 읽고 싶다.

소설은 도입부부터 흥미롭게 시작한다. 여느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 것인지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지만, 강령회 7단계라는 명칭과 함께 이어진 설명은 이 소설이 연쇄살인을 추적하고 복수하는 이야기라는 걸 잊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처음 생각한 도입부는 주인공 레나와 영매사 보델린이 사건의 무대가 되는 장소에서 조사하고 추리하는 걸 시작할 줄 알았다. 레나의 여동생 에비가 아닌 다른 피해자의 강령회로 시작했다. 곧바로 들어가도 좋지만, 앞서 보델린이 어떤 사람인지, 레나가 어떤 사람인지, 그 당시 강령회가 어떤 분위기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제목은 런던 비밀 강령회이지만 그들이 처음 머무르는 곳은 파리이다. 왜 보델린과 레나는 파리에 있을까? 보델린은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강령회를 진행한다. 레나는 범인을 밝히기 위해 보델린의 조수가 됐다. 하지만 직접 영혼이 나타나고 말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실망한다.
지금도 귀신이 있냐 없냐는 말은 의견이 갈린다. 직접 눈에 보여야 믿을 수 있다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아도 믿는다는 사람, 등. 절박한 시점의 레나와 그런 레나를 받아준 보델린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가 그들을 런던으로 이끌었다.
런던 비밀 강령회, 명칭에 비밀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비공식 조직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긴, 손님이 있어야 할테니 은밀하게 활동하는 건 도움되지 않을 거 같다. 그런 까닭인지 런던 비밀 강령회는 규모가 작지는 않다. 문제는 일종의 클럽처럼 신사들만 참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어째서 강령회에서 보델린을 부를까?

처음에는 약간 실망했다.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부터 유력한 범인이 누구인지 예상이 갔다. 다른 인물이 더 나온다면 의심을 거둘 수 있지만 느낌으론 그렇지 않을 거 같았다. 여러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쌓인 직감일까? 어쩌면 기고만장한 지레짐작일 수 있고 그저 흐름을 따라간 맹점일 수도 있다. 그리고 후자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윤곽이 잡히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긴장감때문에 안 그래도 손바닥에 찬 땀이 더 늘어났다. 다급한 상황이 주는 긴장도 있었지만, 두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는 방식도 한몫한 거 같다. 레나 시점에선 3인칭으로 진행되지만 다른 인물 시점에선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레나는 주인공, 즉 이야기 화자이지만 범인을 쫓는 조사, 추리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3인칭으로 선정한 거 같다. 반면 1인칭 시점은 그 인물이 독백하는 느낌이 들어서 객관VS주관 처럼 느껴졌다. 레나 시점에선 다른 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지만 1인칭 시점에선 그보다 제한적이고 이 인물이 생각하는 게 사실일까? (소설 속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다.
차례차례 드러나는 이면을 보고 어떻게 결말이 흐를지 생각했다. 의미심장하고 거창한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다 읽었을 땐 이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걸 내가 모르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쾌한 복수극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레나와 보델린의 관계에 눈이 갔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조력하는 인물도 모두 여성 인물이라서 좋았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 밤, 처음으로 유령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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