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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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냄새를 맡는 형사 광심.

얼굴 없는 작가 해환과 진실을 추적하다.


다른 선택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는

'찬란한 선택'으로 만났던 이동원 작가님의 신작!


이번에는 추리 소설로

평범한 일상 속 '선의 가면'을 쓴 악인들의 얼굴을 벗긴다.


소개 문구만으로도 끌려서 내용이 궁금했는데

샘플북을 받아서 초반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후의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하다.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의 생존자이자

감정의 온도가 낮아 동요가 없는 형사 '광심'

악의 씨앗이 통제되지 않으며 사이코패스가 탄생한다는

얼굴 없는 작가 '해환'


100페이지 분량의 초반 내용에선

타고난 살인자라는 한바로와 광심의 과거 이야기,

그리고 현재 일어난 영혜의 실종 사건이 주를 이루는데

이야기 속의 캐릭터가 머릿속에서 살아있는 것만 같고,


장면 장면들이 그려지는 재미가 있어서

자신과 같은 동류를 알아보는 광심이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밖으로 나오지 않는 작가 해환의 공조가

어떻게 이루어질지도 궁금한 포인트!


2020년에 출간된 작품의 개정판이라고 하는데,

달라진 점이 있는지를 찾으며 추리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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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플레이
김종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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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내가 보조 작가로 몇 년을 버텼는데.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 공모전에 떨어지고, 어떤 마음으로 거길 떠났는데. 

그런데 감히 내 작품을 가로채서 영화를 만들어? 

용서할 수 없다. 참을 수 없다. 

그 인간은 내 손에 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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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대우를 받았어도 참아야 했다.

모두가 그러했으니까.

이 바닥이 그런 거라고 하니까.


하지만 그 밑에서 몇 년을 보내며

더 이상은 배울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쯤,

플랜 b를 생각하던 인혜에게 악몽이 찾아왔다.


불쾌하고 역겨웠던 꿈은 소재가 되었고,

그렇게 4년이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역작

'카르마 플레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공모전에 떨어졌고,

미련 없이 김영헌의 사무실도 그만두었다.


그런데 1년여가 지난 어느 날,

김영헌의 신작이 인혜의 작품인

'카르마 플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씨 하나 바뀌지 않은 캐릭터와 제목.

그리고 받지 않는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

자신이 썼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도 없는 인혜는

그를 찾아가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칼을 숨긴 채로 찾아간 별장.

문이 열리고 인혜를 맞이한 건.... 낯선 남자?


이 남자는 누굴까?

복수의 대상인 김영헌은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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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혜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감독의 별장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린다.


복수를 하기 위해 감독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는 인혜.

하지만 감독의 별장에 있는 건, 낯선 남자 인유.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안으로 들어섰지만,

그곳에서 깨진 병조각과 수상한 가루를 발견하고

쎄한 느낌이 들던 찰나, 지퍼가 인혜의 발을 만졌다.


'카르마 플레이'를 쓰게 만든 악몽.

그리고 그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라 말하는 인유.

인혜는 남자와의 심리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리고, 비로소 김영헌을 만나게 된다.


그 이후로도 이야기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느껴지는 스릴러에서 생존으로 바뀌고,

에필로그에 이르면 누가 괴물이었는가, 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을 도둑맞았다는 것에 함께 분노하고

별장에서의 심리 전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선 오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딱 한 가지의 아쉬움은

별장에서 인혜와 영헌과의 대화가 너무 짧아서

작품을 두고 다투며 나누는 대화도 재밌었을 것 같은 생각에

두 사람이 먼저 만나는 장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끝까지 읽고 나면 표지가 뜻하는 바를 알 수 있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과도 같아서

만약 다음편이 나온다면 그건 '정체'를 파헤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복수로 시작되어 어둠을 파고드는 이야기.

'카르마 플레이'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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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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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소리가 들렸어요.

부드러운 멜로디와도 같아서 계속 듣고 싶은, 

음악 같은 눈물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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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듣고 싶었던 소리

그 끝에 있는 건 울보 선배?!


눈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집안 내력.

그 중에서도 미온은 최대 15미터까지 들을 수가 있다.


학교에서 불현듯 들려온 눈물 소리는

음악과도 같아서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싶었고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는

학생회장인 켄 선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눈물 소리를 들었다는 첫인사를 계기로

스토커(?)처럼 눈물 소리가 들릴 때마다 켄 선배를 찾아낸 미온

화장실에서 홀로 도시락을 먹는 이들을 위해

교칙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고, 증거를 보여달란 켄의 말에

눈물 소리가 들리는 화장실 앞에서 도시락을 숨긴채 나오는 이를 함께 목격한다.


교칙 변경을 위한 서류 작업을 도우며

켄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미온은

눈물 소리에는 오직 슬픔만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점점 켄에게 끌리는 자신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



눈물 소리가 들린다면,

그로 인하여 누군가의 속내를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게 될까?


독특한 설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겉과 속이 다른 이를 믿을 수 없는 한 소녀가

겉과 속이 다름에도 계속 보고 싶은 소년을 만나

처음 겪어보는 일들로 인한 성장통을 겪는다.


미온과 켄.

치카. 나나미.


적당한 분량으로 구성되어

그 안에 담긴 등장인물도 과하지 않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고,

그래서 더 몰입해서,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눈물은 슬플 때만 나는 게 아님을.

눈물 소리가 마냥 슬픈 것만이 아님을.

기뻐서, 좋아서, 흐르는 눈물도 있음을.


살아가는 동안 많이 힘든 일이 있더라도,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눈물 소리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풋풋한 첫 사랑 로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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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피플
차현진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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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이 폭발하고

비행기가 결항되었다.


하지만 정원은

어떻게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엄마가 위독하다고 하니까.


이태리로 가서 배를 타면,

어쩌면 비행기가 뜰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렌터카를 예약 했는데 이게 웬일?

같은 렌터카를 예약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고?


심지어 자신이 서비스 했던 비행기를 탔던 고객이었고,

자신을 무시하고 가버린 왕재수 대가리였으며,

이제는 같은 렌트카를 타야 될 처지에 놓인 남자였다.


"절 기사로 쓰시죠. 겹치는 구간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하지만 정원은 한국으로 가야만 한다.

해든의 중재안에 넙죽 채용하겠다고 말한 이유였다.


그렇게 시작된 동행은 작은 경로 이탈과 대화로 이어지고,

급기야 정원과 해든의 경로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서로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던 며칠의 시간.

그리고 이대로 끝인 줄만 알았던 헤어짐 뒤의 재회.


두 사람의 여정은

어디에서 멈추게 될까?


---------------


하와이에 눈이 내리면 우리 만날래요?


이대로 끝까지 갈 것만 같았던 만남.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기며

이탈했던 경로를 다시 되찾았다.


그렇게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다고 여겼지만

머릿속에선 계속해서 해든이 남아 있었다.


잊어보려해도, 지우려해도

그때의 만남은 정원에게도 해든에게도

끝없이 남아서 재회만을 기다리는 듯 했다.


며칠의 만남은 두 사람에게 강렬하게 남았고,

그 만남은 두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버팀목이 되었다.

하지만 정원에겐 돌아가야할 곳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나름대로 잘 버텨내고 있다고 여겼다.

해든과의 재회가 이뤄지기 전까진 말이다.


빛과 그늘.

어느 것도 선택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갈림길 앞에서 정원은 의리를 선택했다.


의외의 만남이 불러오는

로맨스 스토리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고,

함께 차에 올라 다시 떠나는

그런 로맨스 로드 무비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런 예상이 빗나가면서

읽는 이에 따라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그런 후반부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듯이

한순간에 타올랐던 불꽃 또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때의 만남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서로에게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날의 만남은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그날, 그 차에 타지 않았다면

우린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처럼 웃을 수 있는 삶이 아니었다는 것.

그거 하나는 확실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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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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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찾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해도 되잖아요.



바쁘게만 살아온 삶에 지친 채로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 창화.


 마찬가지로 고향으로 향하는 미정이 

옆자리에 앉아 건넨 질문 하나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아무 것도 안해도 되는, 

삼랑진이라는 곳에서.


----------------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이곳은 삼랑진 역입니다.


인 서울.

성공을 위해선 반드시 가야만 할 것 같았던 그곳에서

창화와 미정은 완전히 지쳐버린 채로 기차에 올랐다.


빠르게 가는 ktx 대신

모든 역에 정차하는, 느리게 가는 기차 무궁화.


기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대화에 물꼬를 튼 미정을 향해

저도 모르게 속사정을 털어놓는 창화.


크게 들리는 전화 통화 때문이었지만,

그건 두 사람을 이어주기에 충분했다.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지만,

그렇기에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는 말은

창화의 마음에 깊이 박혔고 고향집에 간 이후에도 계속 생각이 나서

부산과 30분 거리인 삼랑진으로 향했다.


삼랑진 역의 고즈넉한 풍경에 반해버린

창화는 그곳에서 마법같은 일을 겪게 되고

지친 마음을 달래줄 장소를 찾게 된다.


그리고 미정 또한 이대로 멈춰버리는 것 같았던 시간 속에서

창화와의 재회를 통해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


삼랑진, 이라는 곳은

나에게 추억의 장소이다.


어릴 적, 삼랑진의 한 동네에서 몇 년의 시간을 보냈고,

동네 친구들과 골목대장 놀이를 하며 곳곳을 누볐고,

삼랑진역의 구 역사가 신 역사로 바뀌는 것까지 봤었다.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초등학교 뒤편에 밀양 도서관도 생겼고,

편의점에 카페에, 도로도 넓어졌다.


그때의 삼랑진은 도로가 좁았고

구멍 가게가 전부였으며, 문방구 하나 달랑 있었다.

읍내로 나가 시장 주변이 그나마 번화가 였다.


우리 동네를 소개해준다는 미정의 말에

삼랑진에 소개할 거리가 있었나? 싶었는데

밀양에 있는 용암정과 위양지를 소개하는 걸 보고선

'우리 동네'의 범주가 넓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삼랑진에 볼게 없긴 하지만,

가까운 안태호도 있고, 거기로 가는 아랫 길은

벚꽃길이 조성된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한데

아마도 작품 배경이 여름이라 뺀 건가 싶기도.


책을 읽을수록

그때의 추억과 기억이 떠올랐다.


이용객이 많지 않은 삼랑진 역.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적은 곳.

그나마 명절이어야 조금, 사람들이 늘어나는 곳.


그곳의 사계절 풍경이 눈에 그려져서

이 책의 이야기를 더 곱씹으며 한글자씩 읽어내려갔다.


빨리 빨리 를 외치는 사회에서

느리게 가는 기차를 선택하는 건 쉽지 않다.

빠르게만 살아왔다는 말은 마음을 뜨끔하게 만들기도 한다.


바쁘게만 살다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아진다.

누군가에겐 사랑일지도, 누군가에겐 사람일지도,

또 누군가에겐 건강이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사회는 바쁘게 살아야 한다며 등을 떠밀고,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적응해버렸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하는데,

나는 종종 인생을 산책이라 말하곤 한다.


내가 썼던 짧은 소설 속에서도 인용하곤 했는데,

숨가쁘게 달려가야하는 마라톤과 같은 인생이라면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아가지 않을까.

그래서 앉아 쉬기도 하고,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산책과 같은,

그런 삶을 살아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삼랑진이라는 추억의 공간과

느리게 걸으며 비로소 활력을 되찾은 창화와 미정을 보며

아주 오랜만에 삼랑진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고 있던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무것도 없어서 아무것도 안 해도 되어서

느리게 걷는 삶과 인생의 쉼표를 생각하게 만드는,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가 뭉클했던

'내리실 역은 삼랑진 역입니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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