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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헤엄칠 수 있었다
고야나가 도코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이건 내 이야기잖아!
인터넷 연재로 화제가 되어 출간을 하고,
영화화까지 확정된 인기 소설 '너와, 푸른 하늘을 유영하다.'
시한부 소녀와 내성적인 소년의 러브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으나,
그 소설을 본 순간 나는 굳어버렸다.
이건 나, 우노하라와 그녀, 히무라의 이야기니까.
인기 작가 '루리쓰구미'
그의 진짜 이름 '쓰마도리'
우노하라가 있는 고등학교로
한 소년이 전학을 왔다.
그의 이름은 쓰마도리. 하지만 그의 진짜 정체는
우노하라의 이야기를 소설로 연재하여 인기를 끈
인기 작가 루리쓰구미였다.
'내 이야기라는 걸 공개해버릴까'
하지만 이로 인하여 주목받는 건 싫었다.
우노하라가 택한 건, 소설을 쓰는 동료 교사를 이용하여
루리쓰구미의 소설이 사실은 친한 지인의 이야기와 유사하다고 언급하여
커뮤니티에 논란이 퍼지게끔 만드는 것이었지만,
이는 쓰마도리가 자신을 만나러 오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자신의 이야기라는 걸 쓰마도리에게 말하며
불쾌하다며 짜증을 내고 화도 내봤지만
그럴수록 소년에게 점점 신경이 쓰이고,
잊으려했던 '그날'의 진실을, 그녀의 생각을 알고 싶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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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흔하지 않아서 더 특별해진 이야기
시한부 로맨스를 즐겨 읽곤 하는데,
특히나 일본 로맨스 소설에 담긴 시한부 로맨스는
그 특유의 감성이 있어서 울컥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시한부 로맨스는 그저 소설일 뿐,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음을,
현실에선 죽음 앞에 그렇게 덤덤해질 수 없음을 말하고
그런 시한부 소녀와 마주하는 평범한 소년 마저
일반적은 클리쉐를 비틀며 소녀를 매몰차게 밀어낸다.
하지만 그 결정으로 인하여
우노하라는 깊은 바다속에 가라앉아 있었고,
상처를 들쑤신다는 생각에 분노했던 쓰마도리의 소설로 인하여
지아키와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고, 그날의 진실을 알아가려 한다.
우노하라와 지아키.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했던,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고 말하지만
존재감 가득한 이들만이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 있는 건 아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로 존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의 시선이 가득한 시간을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헤엄칠 수 있었던
밤의 만남은 그래서 더 특별하지 않았을까?
이야기의 끝에
비로소 지아키의 마음을 알게 된 우노하라가 흘리는 눈물은
이 여정을 함께 해온 이들이라면 이해할 수밖에 없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쌓여버린
눈부셨던 만남과, 잊지 못할 그리움의 감정이었다.
지아키가 말하고 쓰마도리가 완성하여 우노하라에게 전해진
'너와, 푸른 하늘을 유영하다'를 읽어보고 싶은,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만남의 '밤에만 헤엄칠 수 있었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