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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붙게 해 주세요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평점 :

야자를 빼기 위해 선택한 강령술.
그런데 20년 전에 죽은 전교 1등을 불러내 버렸다?!
모의고사를 무사히 마쳤음에도 끝나지 않는 귀신과의 동행.
그리고 20년 전의 '소독'과 지금의 '치유'.
닮아있는 상황을 바라보며 그때의 순지는,
지금의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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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의 순지와 만나게 된 강령술
다시 반복된 기순고의 억압
가제본으로 만나게 된
'귀신 붙게 해주세요'는
야자를 피하기 위해 전교 1등 귀신을 불러내는
간단한 스토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서론이 길지, 싶었던 것들이
중반과 종반에 걸쳐 연결되기도 하고
귀신 순지의 등장과 함께 밝혀지는 20년 전의 소독과
현재의 치유가 만나며 일어나는 일들이 흥미로웠다.
숨기기에 급급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이라는 나이의 등장인물을 통하여
우정과 사랑을 말하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읽는 이에 따라선 기순고에 내려진 방침과 어른들의 시선처럼
동성애 = 악 으로 규정하며 책을 덮게 만드는
그런 민감한 소재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동성애라는 두드러지는 특성만을 바라보는 것을 벗어나
전체적으로 보게 되면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뭘 모른다는 이유로
어른의 판단으로 결정되어버리는 아이들의 현재.
그건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간절한 호소는
극단적인 방법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결정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누군가는 있지 않았을까.
세상이 아무리 어두운 터널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끝에는 빛이 있다는
그런 부분까지 담겼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 죽어야 변화가 일어난다는 그 말이,
자신이 겪어야했던 일들을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순지의 마지막과 대조되어 잔향처럼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