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자는 죽어주세요
프리키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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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요원을 만났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명예퇴직을 당한 뒤, 국밥집에서 만나게 된 비밀요원 J.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전 미국 대통령과 찍은 사진과 

현 미국 대통령을 보좌하는 뉴스로 완전히 믿게 되었다. 


택시기사로 분장한 L의 협박을 이겨내고 J와 조우하여 A아파트로 향한 영도. 

30분 뒤에도 돌아오지 않으면 올라오라는 지시에 

정확히 30분 뒤 올라간 A아파트 201호에선 사건이 벌어져 있었고, 

어느샌가 자신이 용의자가 되어 버렸다. 

거기다 마약 혐의까지?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연이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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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 세계와 연결된

조금은 복잡한 이야기


이야기의 주요 등장인물이 꽤 많다.


포문을 여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영도.

퇴직을 당한 뒤 비밀요원 J를 만나게 되는 인물이다.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꽤 전개되어 주인공인가? 싶었지만

영도가 휘말린 사건에 엮인 건 그 뿐만이 아니다.


사건 장소에 있었던 아나운서 나연과

연구소 기밀을 빼돌린 재준의 이야기로 넘어가더니

사건을 수사하다 의문의 퀵서비스를 받게 되는 형사 형식에 이어

미성년자를 죽이고 재소자 플랜 1호가 되어 연구소에 잡힌(?) 정민이 나온다.


그러더니 인면충의 존재가 나오고

저주 소설로 인한 상황에 맞닥뜨린 철중의 시점,

불륜을 행하는 의사 정구, 특수 청소를 하는 수완에 이어

어둠의 집을 통해 불사의 몸이 된 영수와 영호 형제까지.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까를 예상하며

각각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상황을 살펴보게 된다.

그만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를 해두었다.


이 인물이 죽인 사람이 00인줄 알았는데,

뒤에 가서는 00이 아닌 A여서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보는 식이다.


뒤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 복잡해지는데,

절정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를 했지만

정리 부분이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아서

이 이야기의 진실은 대체 무엇인 건지,

자기 자신마저 혼란스러워진 그 인물로 인하여

모든 게 시작된 게 맞는 건지 의아했던 혼돈의 엔딩이었다.


악동형제의 이야기를 가장 집중해서 읽었는데,

아이의 입장에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메부리코 할아버지는 왜 어둠의 집을 만들었나 싶은 의문도 들었다.

쿠키에 그 정체가 나오긴 하지만, 이건 역시나 혼란 그 자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각각의 이야기에 몰입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었고

연결되지 않을 것 같던 인물들이 교차되며 

앞부분과 이어지는 부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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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노래가 내게 닿을 때 - 팬과 아티스트의 끝나지 않은 노래
태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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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 않을 그 목소리가 나를 살게 한다.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위로를 주던 그 사람의 목소리.


 갑작스런 부재로 송두리째 흔들리며 추락해버린 삶의 절망 속에서 

도윤은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암흑과도 같은 현실의 벽 앞에 주저 앉지 않고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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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돌이 세상을 떠났다.

나의 세상도 무너졌다.


노래가 나한테도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다.

'그냥, 잠깐이라도 즐거웠으면' 한다는 소꿉친구 아람의 말에,

자신한테 위로가 된다는 말에 긴가민가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순간,

어깨를 토닥이며 속삭이는 듯한 노랫말에

짓누르던 무거운 돌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았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팬미팅을 가고,

사연을 보내고, 노래에 빠져들고.

그의 노래가 힘이 되고, 그의 존재가 용기를 주었다.


생각해보지 않았던 '행복'이란 것에

조금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그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진 분명 그랬다.

내 아이돌을 앗아가버린 사고.

그 날을 시작으로 일상을 잃었다.


쉽게 부서져버리는 행복을

다시 찾으려 애쓸 필요가 있을까.


노래를 통해 나아갈 힘을 얻었던 도윤은

머릿속을 짓누르는 절망을 몰아내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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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물의 대사 사이에 공백을 줘서 가독성이 좋았다.

한 눈에 이해되었고 그로 인해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상실의 아픔과 슬픔을 겪은 도윤의 심리 묘사가 좋았고,

그 과정을 이겨내고 일어서는 과정을 응원하게 되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다.


자식이 무엇을 하든 신경쓰지 않을 것 같던 아버지가

엔딩 부분에 이르러 갑자기 변화하는 모습은 공감되지 않았고,

가독성을 살린 편집 구성이 일정되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어느 때는 공백이 있고, 어느 때는 공백이 없다)


학생이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건,

좋게만 바라보지 않는 부모님과의 갈등을 부르기도 한다.


도윤에게 아이돌의 노래는 마음의 위로를 주었고,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며 토닥이고 힘을 주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공부가 하기 싫어 도망치는 걸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렇게 보여질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님을.

누군가에겐 스쳐 지나갈 노래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 있음을

한 권의 이야기가 말해준다.


'너의 노래가 내게 닿을 때'


이 이야기는 그렇게 힘이 되었던 존재를 잃고,

그로 인해 유일하게 위로를 건네고 응원하던 존재마저 옆을 비우며

헤어나올 수 없는 슬픔이 마음을 가득 채웠을 때

어떻게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지,

어떻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이야기는 '너는 혼자가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준다.

힘들어하는 도윤의 곁에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생님이 있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한 부모님이 있고,

같은 아픔과 슬픔을 공유하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 도윤은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길은 반드시 있다.

그 길이 내 빛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빛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지금 당신을 슬프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그 슬픔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용기 한 걸음을 건네는

그런 이야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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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걷는 여자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6
메리 피트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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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묘지와 초라한 묘지에 얽힌

50년 전에 일어난 미스터리


여자가 오고 난 뒤에 비극이 시작되었다.

시골마을 대저택에 오게 된 아름다운 여인, 메리 데이질. 

그녀가 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던 그곳에 비극이 들이닥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존재 만으로 쏘아올린 갈등과 죽음. 

타살인지 자살인지도 모르는 채 

미제로 남아버린 그 사건의 진실은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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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도 경찰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며 알게되는 그 날의 미스터리


이야기 속, 첫번째 비극이자 사건은

책을 절반 가까이 읽었을 때 비로소 나온다.

그리고 그때부터

놀라울 정도로 몰입되어 읽는 속도가 붙는다.


목사 부인에 의해 전해듣는 이야기는

메리 데이질이 저택에 오기 직전의 시점부터 시작되기에

초반부터 사건이 몰아치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메리 데이질, 랠프의 관계

린디와 애런, 그리고 존의 관계

레너드와 루시의 관계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은 크게 7명이지만,

그 중심엔 메리 데이질이 있다.


그녀가 집에 오는 순간부터 모두를 홀려버렸다고 믿는 린디.

그녀의 추측대로 아버지 랠프가 사랑을 고백하고,

린디의 약혼자였던 존 마저 메리를 좋아한다며 친구인 레너드에게 털어놓는다.

결혼을 파토내기 위해 메리에게 접근했던 레너드 마저 사랑에 빠져

믿을 수 없는 선택을 했을 정도이니 그렇게 믿을 수밖에.


두 번째 사건까지 벌어지며

이야기는 종착역을 향해 가는 듯 했는데,

50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 린디에 의해 그때의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그들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건 대체 뭐였을까.


메리 데이질?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말 아무것도.

그녀에게 반해 사랑을 고백한 건 랠프였고,

그 선택이 못마땅하여 방해하려 한 건 레너드였다.


린디와 애런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긴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얽힌 '존'으로 인하여

메리에게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메리가 왔기 때문에,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모든 건 그녀 때문이었을까?


외로운 마음에 작은 불씨를 붙일

누군가로 인하여 일어난 일이라면,

그건 메리가 아니었어도 일어날 일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의 악마 때문일지도.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법도 한

초반의 설명을 잘 넘어간다면,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클래식한 추리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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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스파
설재인 지음 / 한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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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열려야한다

그리고 이겨야만 한다. 

비자발적으로 은퇴해야했던 현지현의 재기를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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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를 바라는 전직 아이돌 VS

멋진 엄마이고 싶은 무에타이 선수


얼굴 마담에 댄서였던 아이돌 현지현.

하지만 지금은 인성 논란에 퇴출되면서 은퇴해야 했던

전직 아이돌 출신 복서일 뿐이다.

그것마저도 재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결코 원하지 않았던 길이기도 하다.


자신을 도와주는 체육관 관장이자 매니저인 승유에 의해

철저히 인형으로 살아가며 재기를 꿈꾸던 지현은

계체량을 앞두고 700그램 감량을 위해 낡은 찜질방으로 향하고

레드불스파로 가는 택시 안에서 좀비 사태를 목도한다.


열기에 약하여 녹아내리는 좀비들.

레드불 스파에 꼼짝없이 갇힌 지현.


그런데 계체는 예정대로 한다고? 경기도?

거기다 상대 선수인 쌈루타는 왜 여기에 있는 건데?


좀비들로 가득한 거리,

높으신 분들로 인하여 열리는 경기.


행복하고 싶었지만

열등감에 휩싸이게 된 지현과

멋진 엄마이고 싶어서

터무니없는 금액에 한국행을 택한 쌈루타.


두 사람의 복싱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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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생을 살아가야하는 웃픈 상황을 그리다


지금까지 읽었던 좀비 소설과는 다르다.

많이 다르다.


좀비가 높은 온도에 녹아버리다니.

좀비가 진화를 하며 댓글까지?


그런 와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비싸지만 정상운행하는 택시에,

라이브를 켠 지현을 보며 댓글을 다는 이들까지 있다.


지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이돌이었을 때의 불합리함,

SNS로만 보여지는 것에 대한 비난,

마녀사냥 같은 것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면서 죽고 싶다고 말하지만

어떻게든 살고 싶은 그녀의 마음과

누군가 그녀에게 잘하고 있다고, 힘들었겠노라고

응원과 위로를 바라는 마음도 느껴졌다.


반면, 상대 선수임에도 요리를 손수 해주고

좀비 사태 임에도 무임승차는 안된다는 지현에게

교통카드를 건네는 쌈루타가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타국까지 와서

경기를 하려는 이유에도 공감이 간다.


거기에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권력의 잘못된 구조에 대해

지현의 시선에게 비판을 내뱉는 것도 좋았다.


빠르게 읽히는 데다가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았고,

특색 있는 좀비 설정이어서 새로웠다.


지현과 쌈루타.

레드불 스파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세기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빠르게 읽어내려간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두 사람의 경기는

어느 누구의 승리도 아닌

가슴 찡한 감동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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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네오픽션 ON시리즈 3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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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 다운


눈을 감고 꿈을 꾸게 되면, 전혀 다른 삶에서 눈을 뜨게 된다. 

특수 청소를 하는 가난하고 키 작은 여대생 이경. 

그리고 학벌에 미모 재력까지 모든 걸 갖춘 연예인 지망생 다운. 

꿈 속에서 이뤄지는 두 여자의 수상한 동거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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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집어든 스노우볼 때문이었을까

그 아이의 삶에 들어가게 된 것은.


특수 청소 현장에서 발견한 스노우볼.

무수히 많은 것 중에 유독 하나가 눈에 들었다.


그렇게 타인의 스노우볼을 챙겼던 그날 밤,

잠결에 이경은 무언가를 느꼈다.

내가 아닌 타인의 눈으로 보이는 삶이.


다운도 무언가를 느꼈다.

내가 아닌 키 작고 뚱뚱한 못생긴 여자가 되는 꿈.

억세게 청소를 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상상할 수 없는 반대의 악몽.


그리고 그런 꿈을 꿨다며 불평하는 다운에겐

그녀가 느끼지 못하는 이경의 의식이 함께였다.


그렇게 타인의 삶을 꿈 속에서 만나는 날이 반복되며

이경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수상함을 감지하게 되고

어릴 적 짝꿍이자 무당인 유나까지 재회하며

이 기묘한 꿈이 자신의 의지로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아가는데...


이경과 다운.

두 사람이 공유하는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꿈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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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다운의 과거를,

다운은 이경의 미래를 체험한다.


개정판으로 나왔다는 걸 모르고

서평단을 통해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최근에 '거의 황홀한 순간'을 통해

두 여자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강지영 작가님의 책을 읽었었는데

'하품은 맛있다' 또한 두 여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책을 펼치기 전부터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꿈'이라는 소재,

그리고 다른 삶을 사는 두 여자를 엮어서

꿈을 통해 서로의 삶을 체험하고 의식의 힘으로 인하여

서서히 자신의 육체가 타인에게 지배되는 공포까지 들어가며

미스터리 하면서도 오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꿈을 통해 다운의 삶을 체험하는 이경 보다

다운의 기구한 삶을 조금 더 세세하게 조명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된 건 다운의 잘못만이 아님을,

그녀를 그렇게 만든 '괴물'의 존재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싶었다.


위기에 빠진 이경을 구한 건

사신의 눈을 속이는 방법을 알려준 유나 때문이었는데

다운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유나의 갑작스런 연락과 재회는

그녀에게 주어진 운명을 벗어나기 위한 필연이기도 했다.


뻔하지 않아서 좋았던,

끝까지 결말을 예상할 수 없어서 재미있었던,

다시 눈을 뜬 이경을 바뀌게 만들며 여운을 남긴

한 편의 멋진 스릴러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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