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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노래가 내게 닿을 때 - 팬과 아티스트의 끝나지 않은 노래
태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잊히지 않을 그 목소리가 나를 살게 한다.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위로를 주던 그 사람의 목소리.
갑작스런 부재로 송두리째 흔들리며 추락해버린 삶의 절망 속에서
도윤은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암흑과도 같은 현실의 벽 앞에 주저 앉지 않고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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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돌이 세상을 떠났다.
나의 세상도 무너졌다.
노래가 나한테도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다.
'그냥, 잠깐이라도 즐거웠으면' 한다는 소꿉친구 아람의 말에,
자신한테 위로가 된다는 말에 긴가민가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순간,
어깨를 토닥이며 속삭이는 듯한 노랫말에
짓누르던 무거운 돌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았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팬미팅을 가고,
사연을 보내고, 노래에 빠져들고.
그의 노래가 힘이 되고, 그의 존재가 용기를 주었다.
생각해보지 않았던 '행복'이란 것에
조금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그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진 분명 그랬다.
내 아이돌을 앗아가버린 사고.
그 날을 시작으로 일상을 잃었다.
쉽게 부서져버리는 행복을
다시 찾으려 애쓸 필요가 있을까.
노래를 통해 나아갈 힘을 얻었던 도윤은
머릿속을 짓누르는 절망을 몰아내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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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물의 대사 사이에 공백을 줘서 가독성이 좋았다.
한 눈에 이해되었고 그로 인해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상실의 아픔과 슬픔을 겪은 도윤의 심리 묘사가 좋았고,
그 과정을 이겨내고 일어서는 과정을 응원하게 되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다.
자식이 무엇을 하든 신경쓰지 않을 것 같던 아버지가
엔딩 부분에 이르러 갑자기 변화하는 모습은 공감되지 않았고,
가독성을 살린 편집 구성이 일정되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어느 때는 공백이 있고, 어느 때는 공백이 없다)
학생이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건,
좋게만 바라보지 않는 부모님과의 갈등을 부르기도 한다.
도윤에게 아이돌의 노래는 마음의 위로를 주었고,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며 토닥이고 힘을 주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공부가 하기 싫어 도망치는 걸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렇게 보여질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님을.
누군가에겐 스쳐 지나갈 노래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 있음을
한 권의 이야기가 말해준다.
'너의 노래가 내게 닿을 때'
이 이야기는 그렇게 힘이 되었던 존재를 잃고,
그로 인해 유일하게 위로를 건네고 응원하던 존재마저 옆을 비우며
헤어나올 수 없는 슬픔이 마음을 가득 채웠을 때
어떻게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지,
어떻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이야기는 '너는 혼자가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준다.
힘들어하는 도윤의 곁에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생님이 있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한 부모님이 있고,
같은 아픔과 슬픔을 공유하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 도윤은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길은 반드시 있다.
그 길이 내 빛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빛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지금 당신을 슬프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그 슬픔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용기 한 걸음을 건네는
그런 이야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