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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스파
설재인 지음 / 한끼 / 2025년 2월
평점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열려야한다
그리고 이겨야만 한다.
비자발적으로 은퇴해야했던 현지현의 재기를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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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를 바라는 전직 아이돌 VS
멋진 엄마이고 싶은 무에타이 선수
얼굴 마담에 댄서였던 아이돌 현지현.
하지만 지금은 인성 논란에 퇴출되면서 은퇴해야 했던
전직 아이돌 출신 복서일 뿐이다.
그것마저도 재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결코 원하지 않았던 길이기도 하다.
자신을 도와주는 체육관 관장이자 매니저인 승유에 의해
철저히 인형으로 살아가며 재기를 꿈꾸던 지현은
계체량을 앞두고 700그램 감량을 위해 낡은 찜질방으로 향하고
레드불스파로 가는 택시 안에서 좀비 사태를 목도한다.
열기에 약하여 녹아내리는 좀비들.
레드불 스파에 꼼짝없이 갇힌 지현.
그런데 계체는 예정대로 한다고? 경기도?
거기다 상대 선수인 쌈루타는 왜 여기에 있는 건데?
좀비들로 가득한 거리,
높으신 분들로 인하여 열리는 경기.
행복하고 싶었지만
열등감에 휩싸이게 된 지현과
멋진 엄마이고 싶어서
터무니없는 금액에 한국행을 택한 쌈루타.
두 사람의 복싱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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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생을 살아가야하는 웃픈 상황을 그리다
지금까지 읽었던 좀비 소설과는 다르다.
많이 다르다.
좀비가 높은 온도에 녹아버리다니.
좀비가 진화를 하며 댓글까지?
그런 와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비싸지만 정상운행하는 택시에,
라이브를 켠 지현을 보며 댓글을 다는 이들까지 있다.
지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이돌이었을 때의 불합리함,
SNS로만 보여지는 것에 대한 비난,
마녀사냥 같은 것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면서 죽고 싶다고 말하지만
어떻게든 살고 싶은 그녀의 마음과
누군가 그녀에게 잘하고 있다고, 힘들었겠노라고
응원과 위로를 바라는 마음도 느껴졌다.
반면, 상대 선수임에도 요리를 손수 해주고
좀비 사태 임에도 무임승차는 안된다는 지현에게
교통카드를 건네는 쌈루타가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타국까지 와서
경기를 하려는 이유에도 공감이 간다.
거기에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권력의 잘못된 구조에 대해
지현의 시선에게 비판을 내뱉는 것도 좋았다.
빠르게 읽히는 데다가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았고,
특색 있는 좀비 설정이어서 새로웠다.
지현과 쌈루타.
레드불 스파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세기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빠르게 읽어내려간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두 사람의 경기는
어느 누구의 승리도 아닌
가슴 찡한 감동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