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소설] 후회병동

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우연히 읽게 된 가키야 미우의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를 읽고, 작가의 전작품은 다 읽었던 것 같다. 지금껏 일본 소설에서 보지 못한 사회문제를 주제로 엮어 낸 소설이라서 그 내용이 신선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거나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은 아니라서 읽는 내내 기분좋게 읽어서, 작가의 또다른 소설을 기다렸던 것 같다.

봄에 나오는 일본 소설들이 대게 그러하듯이 이 책 또한 표지에 꽃나무가 들어가 있다. 뒤에 요양원과 대비되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데, 그 앞에는 책 속의 주인공인 듯한 루미코가 홀로 서 있는 것 같다. 둔감하고, 환자의 마음을 잘 돌보지 못한다고 소문이 난 여의사 루미코에게 환자의 마음을 들을 수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기한 청진기가 생겼다. 그 덕분에 죽음을 앞둔 환자가 가장 크게 후회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 후회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된다.

불치병에 걸리고 보니, 부모의 반대로 연예계의 꿈을 펼치지 못한 것을 후회 하는 젊은 여인.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직접 경험해 보니 자신의 부모가 걱정하던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평범한 인생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감사함을 가지고, 떠날 수 있게 된다.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가장은 돈 벌어 주는 기계로만 살아왔다는 것을 느끼고, 그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려는 딸의 결혼을 반대한 것이 마음에 걸린 엄마는 반대했던 남자가 크게 성공한 모습을 보자 자신의 결정이 틀린 것 같다며 후회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갔지만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고,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가 이어지듯 상대방 남자의 엄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흥미진진했다. 역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운명은 바뀌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친구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던 남자 또한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자 미래가 완전하게 바뀌어 버리고, 커다란 비밀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나 또한 이러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 내고,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후회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서평] 스푼북/호박씨를 먹이면

호박씨를 먹이면 ㅣ 이야기 속 지혜 쏙
김해원 지음, 김창희 그림 / 하루놀 / 2019년 5월

스푼북출판사의 이야기속 지혜쏙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 <호박씨를 먹이면>책이 왔다. 역시나 이 시리즈를 반기는 딸은 얼씨구나! 좋아하면서 자신의 자리에 앉아 바로 책 구경하기에 바쁘다. 호박씨를 먹으면 기억을 못한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니 정말이냐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책표지에부터 느껴지는 욕심많게 생긴 할아버지는 손님에게 억지로 호박씨를 먹이고 있다. 과연 이 손님은 호박씨를 먹고 기억을 잃게 될 것인가? 흥미진진 이야기속으로 빠져든다.

아 책 뒷 표지가 엄마 마음에 쏙 든다. 전래동화라는 느낌에 맞게 우리의 옛모습을 고스란히 간진하고 있는 모습이라 반갑기도 하고, 아이도 신기한듯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야기는 참 교훈적이다. 욕심많은 주막 영감은 깜빡하고 물건을 두고가는 손님들의 물건들을 탐하기 시작한다. 이제는 대놓고 물건을 놓고 가기를 기다리다가 돈궤를 짊어진 사림이 오자 그 욕심이 크게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 돈궤를 차지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게 된다. 그러다가 호박씨를 먹이면 뭐든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말을 떠올리고, 할멈에게 호박씨를 구해오라고 시킨다. 나는 여기서 화가 났다. 왜 자기가 직접 구해오지 않고, 시키는 것인지? 우리집 남편이 떠올라서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ㅋㅋ

아무튼 나같으면 직접 구해오라고 큰소리 치고 안들어줬을 텐데 착한 할멈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호박씨를 구해왔다. 그러자 욕심많은 주막 영감은 호박씨를 계속해서 까먹였지만 그 말은 거짓말이었는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에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역시나 아이들에게 정직하게 착하게 살아야 하고, 남의 물건을 탐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교훈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마지막까지 리얼한 표정을 살린 그림들을 보면서 아이도 나도 재미있게 책을 읽었고, 기분좋게 책을 덮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서평]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 발단 단계에 따른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와 건강한 애착 관계 만들기
데보라 맥나마라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문화 / 2019년 5월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그래서 하루종일 붙어 지내다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아이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다시 아이와 하루종일 붙어 지내야 하는 날이 오면 하하호호 웃으며 보내는 날 보다 무서운 엄마가 되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아 아이에게 매번 미안해졌다.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집안일 등 내 일로 바쁘다 보면 가끔은 아이가 귀찮은 존재가 되고,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못마땅해질 때가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조바심을 내며 아이를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내가 너무 큰 기대를 가졌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고,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진짜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려 하지 않고, 그저 내 마음대로 아이를 정의하고 내 방식으로 끌고 가려 했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책은 아이를 얼른 키우려 하기 보다는 아이 스스로가 커 나갈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유아기 아이들은 한 번에 한 가지 씩의 일 밖에 모르는 미숙한 존재이고, 부모의 애착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칭찬받고자 한다. 그러니 아이에게 충분한 애착감을 주어야 아이가 불안해 하지 않고,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에서 행복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의 숨어진 욕구를 잘채워 주는 부모는 아이가 의지해도 좋다는 믿음이 생긴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이것저것 요구한다고 짜증을 내기 전에 내가 먼저 아이의 숨은 욕구를 찾아 해결해주니 서로가 마음 상할 일도 없을 것 같다. 이렇듯 내가 모르는 육아를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어 유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서평] 한자와 나오키 1 _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6월 첫날에 읽은 책이 이렇게 유쾌상쾌통쾌하고 재미있는 책이라니 너무 기쁘다. 당한만큼 갚아준다는 한자와 나오키의 이야기는 직장생활에서 오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대리만족으로 날려 버릴만큼 재미있다. 사실 이야기 전개가 너무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만큼 이야기 소재도 흥미진진하고, 과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고, 복수할 지 기대 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에는 자신이 지시해놓고 사건이 터지면 책임을 전가하는 직장상사들이 존재한다. 본인이 시킬 때는 언제과 사고가 터지면 언제나 나몰라라 하는 무능하고 비열한 상사들 말이다. 그리고는 그 잘못을 떠넘기고는, 책임을 지라며, 벼랑 끝으로 내몰기 일쑤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은행 융자 과장 한자와 또한 지점장의 비열한 방법에 속아서 그만 직장 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이 하고야 말았다.지점장의 요구로 제대로된 확일 절차없이 부실한 기업의 돈을 빌려주었다가 그 돈을 다시 회수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점장이 시킨 일이지만 한자와가 본인의 일을 충실하게 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지라고 한다. 그래서 무수한 압박을 가하고, 그만 그 사건의 대한 책음일 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겪는 부당함을 직접 해결하고자 나선다. 모두가 짜고, 한자와를 괴롭히지만 굴복하지 않는다.

"난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믿어.

상대가 선의를 가지고 호의를 보인다면 성심성의껏 대응해.

하지만 당하면 갚아주는 게 내 방식이야.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아. 열 배로 갚아줄 거야.

그리고... 짓눌러버릴 거야.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아사노에게 그걸 알려주겠어."

이렇듯 강한 결심을 보이는 한자와였기에 결국에는 채권을 회수하고, 자신의 복수또한 성공한다. 그 방법이 궁금하다면 직접 책에서 확인하시라.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워서, 한자와의 다음이야기 또한 궁금해진다. 어떤 유쾌상쾌통쾌한 복수이야기를 이어나갈지 <한자와 나오키> 라는 다음 시리즈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서평] 내 팬티 예쁘지?

내 팬티 예쁘지? ㅣ 토이북 보물창고 10
프랜 마누시킨 지음, 발레리아 페트로니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6월

아이의 성공적인 배변훈련을 위해 필요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이 스스로가 이제는 기저귀를 떼고, 팬티에 적응하며, 엄마와 아빠처럼 변기를 이용해 자신의 대소변을 가려야 겠다는 의지가 제일 크게 필요 하다고 본다. 하지만 태어나서 부터 줄곧 함께 붙어지낸 기저귀이기에 그것을 하루 아침에 벗어 던지기에는 아이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이해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해답으로 어쩌면 이 책 <내 팬티 예쁘지?>가 아닐 까 싶다.

책이 오던 날, 아이에게 읽어보라며 주니, 한 장 한 장 넘기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림을 살펴보고는, 재미있다고 깔깔 거렸다. 자신도 기저귀를 안하겠다고 빠이빠이 했던게 비슷했는지, 휴지통으로 사리지는 기저귀를 보며 같이 빠이빠이 손을 흔들기도 하고, 친구가 입은 팬티를 보며, 자신의 팬티를 찾기도 했다.

아직은 완벽하게 배변훈련이 된 것이 아니라서, 아이도 가끔은 혼란스러워 기저귀를 찿곤 하는데 이 책을 보여주고 조금은 효과가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책 속의 친구가 마음에 드는 팬티를 들고 좋아하고, 요일 마다 다른 팬티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며, 팬티를 입는 것은 매일 매일이 즐거운 일 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물론이고 모두가 팬티를 입고 있고, 자신 또한 이제 어느정도 자랐기에 팬티를 입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좀 더 쉽게 배변훈련이라는 산을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어설픈 초보엄마라서 실수투성이지만 아이와 함께 커간다는 마음으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려 주리라. 아무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팬티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