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열리는 타로대화
임춘희 지음, 쥬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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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를 핑계로 도구를 활용해, 가족과 친구와 이웃 또는 주변에 꼭 대화가 필요한 이들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면 좋겠다.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무엇보다 어렵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잘 설명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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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타로대화
임춘희 지음, 쥬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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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열리는 타로 대화 / 임춘희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거의 스팸? 수준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웬만하면 문자로 대화하고, 전화는 급할 경우에만 하게 된다. 그러니 직접 대화는 또 얼마나 줄어 들었을까? 나만 이렇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니 업무상 전화를 해야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니 인간은 관계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종족인데, 또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뭐든 적정선이 딱 정해져 있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보니 교육현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럴때 누군가가 나를 위로하고 응원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 얼굴을 맞대고 눈을 마주치며, 나를 공감해 주는 이가 있다면 절로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저자는 35년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가정에서 세 딸을 키웠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음을 알아주는 도구가 필요해, 고민 끝에 신비로운 타로 카드와 어린 왕자를 결합해서 80장의 상담 카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공부해야 하는 기존의 책은 안 돼.

해석이 필요할 때 언제든 펼쳐서 찾아보는 사전 같은 책

혼자서도 찾아보고, 대화할 때도 펼쳐서 해석하는 책

항상 가방 속에 넣어서 다닐 수 있는 가볍고 작은 책

어렵고 심오한 해석은 NO, 쉽고 간단한 해석 YES!‘(들어가는 글)

 

이렇게 고민 끝에 어렵게 탄생한 이 책마음이 열리는 타로 대화는 이 모든 요건이 구비 되었다.

 

‘1. 상담 타로 카드 실제 사례에서는 자신의 딸과 고학년 학생들과 상담한 사례를 셀프 상담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실어 놓았고, ‘2. 상담 타로 카드 활용 방법에서는 상담을 위한 사전 준비에서부터, 타로카드 선택· 배열 방법과 상담 타로 카드 공책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총망라 되어 있다.

 

그리고 ‘3. 타로 카드 해석과 그림책 이야기에서는 80장의 타로 카드를 메이저 카드와 마이너 카드로 분류하여 한 장 한 장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어린 왕자를 응용해 만든 더작 왕자의 인생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며, 각 카드의 특징과 긍정적·부정적 의미 해석을 알아보고 실전상담 TIP‘을 참고하여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타로를 핑계로 도구를 활용해, 가족과 친구와 이웃 또는 주변에 꼭 대화가 필요한 이들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면 좋겠다.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무엇보다 어렵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잘 설명해 놓았다.

 




 

*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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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 1인 가구 생활자의 내 집 마련 대모험 자기만의 방
이보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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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 이보현

(1인 가구 생활자의 내 집 마련 대모험)

 

 


 

남들처럼 좋은 아파트는 아니고 우리 형편에 맞는 소형 다세대 주택을 사서 이사 온지도 벌써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남편이 10년 넘게 넣은 청약저축을 해약해서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바람에, 분양 받는 것을 포기하고 전세로 살던 집에 오래도록 눌러 살게 되었다. 오래 살다보니 전세도 내 집 같아서 좁아도 마음만은 편하게 살았는데, IMF가 닥치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세입자들 중에 이사 가겠다는 세대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졌다. 결국 집주인이 일부 세입자에게 시달리다가 다른 이에게 집을 팔았다. 문제는 새 주인이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건물에서, 어찌어찌해서 편법으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아예 도망가 버렸다는 것이다.

 

서민들에게 전세금이란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이고 보니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서 건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며, 고장 난 곳은 세입자들을 설득해 돈을 추렴해 고치는 등 어렵게 버티어 나가던 중에, 조금씩 집값이 회복되고서야 주인이 다시 나타나 집을 매매하여 다행히 전세금은 돌려받을 수 있었다.

 

말이 쉽지 그 과정에서의 마음고생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아도 내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련한 것이 지금의 이 집 다세대 주택(보통 빌라라고 칭한다)이다.

 

워낙 시중에 재테크 책이 넘치다보니 이 책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도 처음 제목만 보고는 그런 종류의 책인 줄 알았다. 그러다가 출판사 서평을 보고는 그게 아니구나, 청년인 내 아이들에게 어쩌면 꼭 필요한 책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조금 두려운 듯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닌 감정, 마냥 좋은 건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뿌듯한 이 감정, 익숙하다. 혼자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날 기대되고 신나면서도 고생할 게 뻔히 보여 무섭고 귀찮아져서 되려 가기 싫어지던 마음, 고장 난 물건을 고친답시고 손을 댔다가 완전히 더 망가뜨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분해하던 순간의 긴장감 같은 것. 그럴 때마다 어렵고 두렵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늘 잘 풀리지는 않았지만 지나고 나선 언제나 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11)

 

새로운 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나거나 연고 없는 지역으로 이사해서 사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 책의 저자는, 자칫 인생을 대충 살아가는 것처럼 헐렁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려동물 고양이(이름이 가지)와 완주에서 살다가 집을 사서 대전으로 이사 가는 과정이, 소소한 부분까지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때때로 내가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대책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나의 믿는 구석이 결국 가족이라고, 그러면 그렇지 하고 흐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언니와 엄마가 나의 비빌 언덕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나의 더 높고 넓은 언덕은 세상 사람들이었다.(21)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기도하고, 때로는 인터넷 친구들에게서 힌트를 얻기도 한다. 그렇게 처음 집을 살까말까 고민하는 과정에서부터, 완주에서 대전을 오가며 겪은 일들을 더 이상 세세할 수 없을 정도로 눈앞에 그려지도록 기록했다. 그것도 아주 쉽고 재미있게.

 

그러니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쭉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반드시 체크가 필요한 부동산· 세금 ·대출 용어에서 등기부등본과 계약 준비물,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 잔금일 체크리스트, 이삿날 체크리스트 등 친절하게 따로 잘 정리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볼 수도 있다.

 

책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저자의 다른 책 안 부르고 혼자 고침을 찾아서 읽어 보았다. 도서관에 있으니 이럴 때에는 참 편리하다. 도서관이라고 모든 책이 구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가정보다는 훨씬 다양하다. 없는 책은 다른 도서관에서 상호대차를 신청해서 빌려볼 수도 있고.

 

전작 안 부르고 혼자 고침이나 이번 책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나 모두 아주 자세하게 쓰여 있다. 물론 요즘은 예전과 달리 도구 사용설명서 정도는 굳이 챙겨두지 않아도 인터넷 검색으로 가능하다. 아직도 습관적으로 뭔가 고장 나면 사용설명서를 찾는 나와 인터넷 검색을 하는 내 아이와는 분명 세대차가 난다.

 

그때그때 하나씩 찾아서 검색하는 것도 좋지만, 이사를 고민하고 집을 알아보고 매매하는 관정이 오히려 지금의 청년들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보다 독립하는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비대면을 겪으며 SNS에 익숙한 세대들은 전 화거는 것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부동산에 전화하고, 직접 찾아가서 공인중개사에게 문의하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집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나, 이사나 매매 계획이 있는 이들이 미리 한 번 읽어보고 시도하기에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집을 사서 직접 등기까지 해 내는 과정을,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세심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라 적극 추천한다.

 

자가가 아니라고 해서 임시의 삶은 아닌데, 사는 게 참 힘이 든다. 주거권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기본인데 영혼까지 끌어다 노오력해도 자가는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리는 너무 잘 안다. 문제해결이 개인의 몫으로만 여겨지지 않기를, 집값 안정이니 부동산 정책이니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몫을 제대로 하기를 바랄 뿐이다. (12)

 

집이 투기가 아니라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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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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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강이랑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하게!)




 

좋은 생각밴드를 통해 알게 되어 처음 이 책을 찾아서 읽게 된 건, 순전히 제목이 재미있어서다. ‘친구가 별로 없어서, 아님 책이 좋아서’. 무엇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으나, 늘 책을 친구삼아 살고 있는 것은 아마 재미도 있지만, 책에서 받는 위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책을 찾아보니 내가 몇 달째 근무(시간제 근로자로 일시적으로)하고 있는 도서관에는 없어서, 상호대차로 신청해 다른 도서관 책을 빌리게 되었다. 받아보니 보통의 다이어리(크기가 워낙 다양하긴 하다) 정도로 크기가 작고 페이지 수도 그리 많지 않아, 앙증스럽다. 술술 읽혀 가볍게 읽어 나가는데, 뒤로 넘어갈수록 이 책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가 너무 좋아졌다.

 

도서관에 있다보면, 책이 여러 분야에 걸쳐 참 다양하게 많다는 생각과 자연스레 많이 대출되는 책에 관심이 간다. 여러 다양한 책이 대출되지만, 단연 인기 있는 책의 선두는 투자에 관한 책이다. 그만큼 자본주의 사회에서 덜 불편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르게 강이랑 작가는 어린이와 햇살과 석양을 사랑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사람들과 함께하며 마음을 탐구하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아동문학 연구자이자 번역가이며 동화를 쓴다. 아마 그런 그가 사랑하는 게 한 가지가 더 있는 것 같다. 바로 가난이다.

 

저자의 자서전이나 마찬가지인 이 에세이 글에서 그는 너무 가난해 선풍기로 버티며, 사람들에게 물질보다는 영혼의 자양분이 되기를 소망한다. 우유 살 돈이 없어, 지인이 보내 준 죠리퐁만으로 끼니를 대신하다가 우유를 사서 함께 먹을 때의 짜릿함을 이야기 한다. 때로는 가난해서 부끄러움도 모른 채,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고백한다.

 

일본 유학시절,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느라 학비와 생활비만으로도 벅찼다고 한다. 다른 이들은 예뻐서 물건을 사기도 하는데, 그는 마음에 든 물건이 있어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 친구로부터 지갑을 잘 열지 않는 사람이라는 소리도 들어야 했다. 또한 그림책을 내고 싶은데 돈이 없어, 부모님을 투자자로 끌어 들이기도 하는가난하지만 구차스럽지는 않다.

 

그는 이렇게 소소한 행복의 의미와 가치를 너무 잘 알고 있어, 가난하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그림책을 찾아 우리글로 옮겨 소개하는 작업을 하며 결코 가난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가난한 나는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달래며 내가 나눌 수 있는 넉넉함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름모를 그 식물처럼 나 역시 마음 아픈 사람들이 입맛을 찾고 삶의 빛을 발견하도록 돕는 먹을거리가 되고 싶다. 물질이 아니라 영혼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나눠도 가난해지지 않는다_015)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연구비 입금 소식은 아직이었다. 나는 수시로 현금 인출기를 들락거리며 통장 잔고를 확인했다. 이제는 우유 살 돈도 없다.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 살 돈이 없다. 그러자 우유가 더 먹고 싶어진다. 그냥 죠리퐁만 먹기는 싫다.(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_022)

 

가난한 나는 부끄러움도 없이 받는다. 그들이 건넨 한두 꼭지의 강의와 한두 마지기의 연구 주제는 나의 한달 벌이, 한 해 벌이가 된다. 그런데도 나는 아픈 엄마 일로 정신 없다며 논문 심사 의뢰도 거절하고, 만나자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나는 가난한데다 염치도 없는 모양이다.(동심을 내어 주는 사람들_025)

 

마음을 내어 주는 사람이 이리도 많으니 나도 동심을 지키고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집 근처 작은 도서관 창가에 홀로 앉아 여름 소나기가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거리를 바라보면서, 역시 나는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동심을 내어 주는 사람들_026)

 

마음에 든 물건 앞에서 고민할 때 유카가 날 보며 말했다. 언니는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는 나는 학비와 생활비만으로도 벅차서 귀엽다는 이유로 물건을 살 수는 없었다.(도시락과 세 친구_027~028)

 

푹푹 찌는 서울 시내 한복판을 걸어와 땀범벅이 된 나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서둘러 에어컨을 켰다. 순식간에 방 안 공기가 바뀌면서 생각으로 들끓던 나의 머릿속도 평정을 되찾았다. 오늘 받은 마음은 온전히 내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다시 누군가에게 보내야 비로소 내것이 될 마음이다.(우리집에도 에어컨이 생겼다_035)

 

선생님에게 칭찬까지 받고나니 어느 새 일본어 수업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 됐다. 그때부터 일본어로 쓰인 것이라면 소설, 영화, 드라마, 노래 등 무엇이든 읽고 보았다. 일본어가 놀이터이자 세계를 확장시키는 도구가 된 셈이다.(그래도 할 줄 아는 게 하나 있어서_044)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이 시작됐다. 미래를 상상하고, 동화와 그림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 매진했으나 앞길은 여전히 막막했다. 남들에 비해 잘하는 일도 없는 것 같고, 안갯속에 갇힌 듯 마음이 흐려지고 불안감에 짓놀렸다.(그래도 할 줄 아는 게 하나 있어서_045)

 

그림책은 혼자보다 둘이 보는 게 유익하고, 둘보다는 셋이 보는 게 재미있다. 그렇다 보니 유독 그림책을 매개로 꾸준히 만나는 동료가 많다. 연령대도, 성향도, 각자 하는 일도 다르지만 그림책을 중심에 두고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부모와 친구, 과거와 지금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레 끈끈한 감정이 생겨났다.(울림을 주고받는 동료가 생겼다_048)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아이들이 그림 하나하나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아이들은 줄거리뿐 아니라 그림 속 작은 특징, 등장 인물의 성격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뜯어 보고 새로운 부분을 찾아내 어른과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나 혼자 그림책을 읽을 때는 몰랐던 즐거움과 발견의 연속이었다.(아이들 덕분에 그림책을 만났다_054)

 

글쓰는 내게는 출판사가 골대나 마찬가지다. 수도 없이 공을 던졌지만, 골대를 맞고 엉뚱한 곳으로 튕겨나가기 일쑤다. 그물망만 살짝 건드리고 빗나갈 때도 있지만 골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7년 동안 한 골을 못 넣었다_062)

 

 

돈이 없어도 좋다. 피 터지게 가난해도 괜찮으니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부모님이 실망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주위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보든, 나는 나만의 길을 가련다.(갑자기 공황 장애가 찾아왔다_067)

 

나는 아이들이 좋다. 현실에서 만나는 아이도 좋고, 텔레비전으로 보는 아이도 좋고, 그림책 속 아이도 좋다. 조카의 어린 자녀도 좋고, 친구의 자녀나 조카도 좋고, 일로 만나는 아이도 좋다. 어린이 문학을 공부하길 잘했다고 자주 생각한다.(어른으로 사는 법_072)

 

저자는 때로 환상 같은 미래를 꿈꾸기도 했지만, 현재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채우며 내일을 꿈꾼다. 그런 그의 잔잔한 삶을 따라가며, 현실에 끌려가기보다, 조금 가난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자 하는 청춘들이 많이 읽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동문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도움이 될 책이다.

 

 


김이랑 작가가 소개하는 책

하세가와 슈웨이 지음: 우리가족· 가슴이 콕콕/ 권윤덕 지음: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사노 요코 지음: 좀 별난 친구/ 키티 크라우더 지음: 메두사 엄마

 

 

그림책은 함께 읽어야 제 맛이고, 다른 사람에게 읽어 줄 때 빛을 발한다. 함게 읽을 때 내가 못 본 이미지가 보이고 스쳐 지나간 낱말이 내면으로 들어와 의미가 된다. 그림책은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다.(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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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둘레 트레킹 - 높이 오르기보다 천천히 나아가는 자연 충전 걷기 여행
김영수 지음 / 한빛라이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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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둘레 트레킹 / 김영수

(높이 오르기보다 천천히 나아가는 자연 걷기 여행)

 


 

여행이라면, 편안한 사람들과 여유 있게 맛있는 것을 먹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해야한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과 가면 사진 찍느라고 바빠서 다녀 온 곳이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또 너무 여럿이 단체로 가면, 그 틀에 맞추느라 애꿎은 몸만 피곤하다. 남는 게 사진이라고는 하지만, 때로는 사진도 찍고 때로는 눈 안에 넣기도 하고, 가끔은 가슴에 간직하고 싶다. 해외로 나가는 게 일상이 된 지 오래 되었는데, 가본 곳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우리나라 구석구석이나 실컷 다녀보고 싶은 게 내 소망이다.

 

체력은 결코 하루 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자신의 체력만큼 트레킹도 한걸음한걸음 점차 늘려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만 믿고 무리하다가 후회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났다. 등산보다는 가볍게, 산책보다 진하게 걷고 싶다면! 누구나 즐기기 좋은 트레킹 코스 딱 내가 원하는 정도다.




 

이 책둘레둘레 트레킹은 책이 시작되기 전, 책을 열면 첫 장에 트레킹 코스 55군데가 나와 있는 둘레둘레 트레킹 전도가 있다. 그 다음 작가의 말에 이어서 PART_1에서는 입문자를 위한 트레킹의 기초, 기본적인 트레킹 준비에서부터 베스트 트레킹 코스, 테마별 트레킹 코스, 트레킹 기본 준비물과 사용방법, 주의 사항과 팁, 유용한 사이트까지 알뜰히 정리해 두었다.

 

이어서 PART_2에서 PART_7까지는 서울·인천·경기도 트레킹에서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그리고 제주도 트레킹까지 총 여섯 PART로 나누어 소개한다. 모두 가고 싶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마음 가는 순서대로 몇 군데 소개한다.




 

[바다와 산을 가까이서 즐기는 섬 인천 무의도-소무의도’]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하나개해수욕장에는 백사장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해안 절벽도 있다. 해안 절벽을 끼고 550m에 달하는 해상관광탐방로가 조성되어 바다위를 거닐며 서해와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다. (054)





 


[한탄강 물위를 걷는 특별한 트레킹 철원 한탄강 물윗길]

겨울에만 열리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가 바로 철원 한탄강 물윗길이다. 물윗길 구간에는 송대소 일대의 주상절리 수직 절벽과 고석정 주변의 화강암 협곡 등 아름다운 풍경이 많다. 물위에 설치된 부교를 걸으며 한탄강 비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104)


 



[천천히 편안하게 남한강을 따라 걷는 잔도길 단양 느림보강물길5-4코스]

남한강의 깎아지른 절벽 위를 걸을 수 있는 잔도가 단양에 있다. 느림보강물길 5코스다. 코스 중간에는 단양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만천하 스카이워크도 있어 잔도와 연계해서 걷기 좋다.(166)


 




[아찔한 바위산에 올라 보는 푸른 서해 신안 비금도’]

비금도는 바다와 산을 잇는 신안군의 관광 명소다. 여행지로는 굴곡이 하트 모양을 닮아 하트 해변으로 알려진 하누넘해수욕장과 3.5Km의 명사십리 해변이 대표적이다. ~중략~ 커다란 바위 기둥으로 이루어진 투구봉에서는 데크를 따라 하늘 위를 걸으며 비금도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276)





 

[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수려한 가을 경관 봉화 청량산’]

낙동강 상류 옆에 우뚝 솟은 청량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산 한가운데 자리한 청량사와 이곳을 연꽃잎처럼 겹겹이 둘러싼 바위 봉우리의 풍경은 보는 순간 절로 감탄이 나온다.(296)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둘레둘레 트레킹은 그저 어떤 특정한 장소를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동거리와 소요시간은 물론이고 가보기 좋은 계절과 주변관광지 추천까지 잘 되어 있다. 거기에 코스는 당연하고, 자동차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 낯선곳에 갔을 때 가장 고민하게 되는 맛집 그리고 카페까지.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다. 그래도 부족하게 느껴지면 각 명소마다 QR코드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썰물 때에는 낙조 전망대에서 해안길을 따라 구봉이 선돌까지 갈 수 있지만, 밀물 때에는 해안길이 바닷물에 잠긴다. 이때에는 개미허리아치교를 건너와 소나무 숲길로 이동한 후 구봉이 선돌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따라간다. 중간중간 샛길이 나오는데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위험하니 꼭 이정표를 따라 이동하자.(안산 구봉도_065)

 

높고 길게 늘어선 수직 절벽에 매달린 아찔한 잔도를 걷다보면 금세 순담 스카이 전망대에 도착한다. 수직 절벽에 철제 로프를 매달아 도넛 모양의 전망대를 설치했다. 전망대 중간에 서면 순담 계곡에서 샘소 쉼터까지 길게 이어지는 협곡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_103)

 

안전쉼터에서 숨을 고른 뒤 바래봉 삼거리를 향해 힘을 내서 오른다. 완만해진 오르막으로 발걸음은 이전보다 빨라지지만 조망이 확 트인 덕분에 운봉읍 들판과 그 뒤의 수정봉, 여원재휴개소, 고남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남원 바래봉_243)

 

녹색의 향연을 즐기며 걷다보면 금세 한라생태숲과 절물자연휴양림의 분기점이 나온다. 절물자연휴양림 권역도 평탄한 숲길이지만 딱 한 곳 오르내리는 구간이 셋개오리오름이다. 잘 다듬어진 나무 계단을 5분 정도 오르면 오름 정상에 도착한다.(제주 한라산 둘레길9-8구간_350)

 

대부분은 여행가이드 책을 볼 때에, 한 번에 보지 않고 책장을 슬슬 넘기다가 관심 가는 곳을 찾아보게 되는데, 어찌하다보니 술술 읽혀서 사진을 보면서 트레킹하는 기분으로 끝까지 읽고 말았다. ‘안산 구봉도는 가까워서 여러 번 다녀 온 곳인데, 새로 다녀온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세심하게 필요한 부분을 잘 엄선했다는 것과, 한두 번 다녀와서 만들 수 있는 책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마철이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여행이나 트레킹하기에 결코 좋은 계절은 아니다. 이럴 땐 차라리 멀리 가지 말고 내 주변 가까운 곳을 산책하며 트레킹 가이드 책을 벗삼아 여행계획을 짜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각각의 계절에 맞게 잘 나와 있으니, 장마가 마무리 되는대로 가족이나 친구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으로 떠날 수 있게.






구봉이 선돌은 뾰족한 모양의 커다란 바위 두 개를 지칭하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이 할매바위오른쪽이 할아배바위다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지만특히나 겨울철에 가장 아름답다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붉은 석양이 훤히 드러난 갯벌에 노을빛을 드리워 서해만의 비경을 연출한다마지막 포인트에서 보는 풍경이 마치 선물 같다. (안산 구봉도_065)



*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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