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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미래
제임스 리카즈 지음, 안종설 옮김 / 해의시간 / 2020년 12월
평점 :
금의 미래/제임스 리카즈
예전에는 아이들 백일이나 돌이 되면 금반지 반 돈 혹은 한 돈 정도를 선물했었는데, 이젠 금값이 녹록치 않아서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아주 가까운 친척일 때에는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라리 현금이 덜 부담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대부분 지난 IMF를 떠올리게 된다. 온 국민이 집 안에 두고 잠시 잊고 지내던 아이들 금반지 등을 모두 꺼내어 놓았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고, 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 한 일인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이 소소하게 가지고 있던 것들은 모두 다 장롱에서 나왔지만, 정말 금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도 과연 금고에서 그걸 꺼내어 왔을까? 싶어서…….
이 책≪금의 미래≫의 저자는 금은 곧 돈이고, 금에 기반 한 화폐 제도는 가능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며, 금본위제도가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금을 구매함으로써 금 본위제도를 추구해야한다고 말한다. 영국의 케인즈가 미개한 유물이라고 한 것은 금을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사실상 금 본위제도를 두고 한 말이었으며, 그 시대 상황에서는 지극히 맞는 말이었음을 인정 한다.
전 세계의 금 보유량은 일정한 수준으로 고정되지만, 현재 전 세계에는 모두 17만 톤의 금이 있는데, 이 가운데 3만 5,000톤은 각 국의 중앙은행과 재무부에서 보유하거나 국부펀드 등의 형태를 띤 공식적인 금이다.(18쪽)
금은 금융과 상업을 지탱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에는, 안정적이고 디플레이션 되지 않은 가격을 명시하지 않는 한 금 본위제도를 지탱할 금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간단히 일축하며, 공식적인 것은 금의 총량 가운데 20퍼센트에 지나지 않으므로, 정부(미국)가 사들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한다.
정부는 (8,000톤이 넘는 금이 멀쩡하게 보관되어 있는데도) 국민이 금의 존재를 잊어주기를 원한다. 감사란 원래 중요한 자산을 두고 하는 것이며, 별 것 아닌 사소한 자산을 굳이 감사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정부는 금 보유량을 감사하지 않음으로써 금은 사소한 자산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금 보유량을 감사하면 금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뜻이 되고, 미국 정부는 이런 인식이 번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29쪽)
이렇듯 저자는 금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내재가치가 없고, 대공황을 초래했으며, 금융과 상업을 지탱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 등, 독자가 가질만한 의문점 몇 가지를 미리 근거를 들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후에, 우리가 왜 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를 세세히 알려 준다.
미국 연방 준비위원회가 숨겨둔 자산으로 금 8,000톤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 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공개적으로 금의 역할을 하찮은 것으로 이야기 하면서도 실제로는 금고에 금을 쌓아두었음도 폭로한다.
중국의 실질적인 금 보유량이 전 세계의 공식적인 금 가운데 거의 10%가 넘는 4,000톤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매입하고 있는데 이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한다. 금은 돈이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비하는 보험이며, 거기에 더해 탄력적이므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상수로 반드시 확보해야한다며, 어떻게 금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또한 금의 미래를 보면 10년 뒤 내 자산이 보인다면서도 결코 내일의 금값을 예측하지 않고 살 때와 팔 때를 말해주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금이 포트폴리오의 10% 정도 투자할 가치가 있는 몇 안 되는 자산 중에 하나임을 은근히 설득시킨다.
금은 분명히 돈임을 거듭거듭 강조하며, 디지털이 아니라 물리적 통화이므로, 디지털 통화의 리스크에 대비해서 꼭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은행이 마비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대체제로 현물로 반드시 챙겨 두기를 강권하며, 누가 뭐래도 금은 국제통화시스템의 토대이자 진정한 주춧돌임을 확신을 갖고 이야기 한다.
사실 저자의 설득에 다소 의문스러움도 없지는 않다. 미국이 중심이 되어 펼쳐 놓은 논리이고 미국에 대한 불신이 다분히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이제는 어느 한 나라의 경제가 망한다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그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경제가 어쩌면 디지털이라는 이름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그 누구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IMF를 겪은 세대이다. 금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가 없다. 다만, 노후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 자산을 이야기하는 게 슬플 뿐이다. 그렇더라도 소액이나마 보험을 들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금 한 돈은 10년이 지나도 금 한 돈이다. IMF때 나라 위한 거라고 5만원씩 받고 기꺼이 꺼내어 준 금을 지금 도저히 도로 그만큼 매입할 수가 없다.
정부에서는 3차 재난 지원금을 이야기한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국민들을 살게 해야 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의문이 생길까? 가계 빚이 무한정 늘어나고 있는데, 나라마저 빚더미에 앉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그 빚은 과연 누구의 몫일까? 우리 모든 국민의 몫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지금처럼 불안정한 시기에 ‘라면’보다는 ‘금’을 장만해 보는 게 어떨까? 이 책 ≪금의 미래≫가 우리의 자산을 조금이나마 지켜 주리라 믿는다.
*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금은 미개한 유물이다." 당신은 이 말을 몇 번이나 들어 보았는가?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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