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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평점 :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데보라 레버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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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성인이 되었지만, 내게도 ADHD 진단을 받은 아이가 있다. 그렇다고 자라면서 특별히 장애가 보이지는 않았다. 굳이 찾자면 다른 아이들보다 행동은 빨랐고 말은 늦었다. 그 아이가 사춘기 때 부모를 학교에 자주 불려가게 만들었다.
그 때 청소년 상담센터와 연결되어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담당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성의껏 상담해 주지 않고, 아이를 비난하고 시간만 채우는 것 같아, 포기하고 찾게 된 정신건강센터에서 ADHD 진단을 받았다. 그렇게 몇 년간 약물복용을 하게하며 관찰하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천적인 양육법을 제시하고 있는 “틸트 페어런팅” 커뮤니티를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의 세계,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양육의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없으면 만들자고 제안하며 실지로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나는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의 아름다운 영혼이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지듯 아리고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 분노가 솟구쳤다.
겨울방학 전날 우리는 학교의 무거운 교문을 열고 나왔고 다시는 그 곳에 돌아가지 않았다.(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31쪽)
다른 나라 라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이 정해 둔 정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면 퇴출되어야하는 사회…. 부모로서의 시린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먹먹하다.
어쩌면 내 아이도 ‘두뇌회로가 다른 것’일 뿐 문제아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다른 학교로 전학 시키려는 게 학교의 방침이었다. 이에 분노하기보다는, 없는 형편에 제도권에서 마저 벗어나는 게 두려워 정작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정상’이라는 정해진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애쓴 것 같아 반성이 된다.
누군가가 어떻게 우리 가족이 이토록 좋은 상황에 이르렀느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애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우리가 가족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을 찾아 나섰다”라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생각도, 다른 사람이 애셔를 어떻게 바라볼까, 우리의 양육 방법을 어떻게 바라볼까 두려워하는 마음도 내려놓았다. 미래엔 반드시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정 현재의 삶을 진실하게 살고 오늘 내게 주어진 선물에 감사하며 살기 시작했다.(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37쪽)
미국에서 네덜란드로 이주할 정도로 여기까지 오는데,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을 겪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인식하고 돌이켜보면서 틸트에 적용하여, 당장 시작할 수 있게 세세히 안내한다.
내가 거기에 못 미치는 사람이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정상”이라는 단어가 난 아주 싫다. 그러면서도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이 말을 무심코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이라는 말도 그 안에 비하하는 감정만 없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배려한다는 것이 오히려 장애를 더 드러나게 하는 이상한 말들로 도배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와 있는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이라는 용어가 너무 적합하게 생각되어 무릎을 치게 한다.
이 책≪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를 만나고 나서 펑펑 울고 싶었다. 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 “좋은 부모는 아니었구나!”하는 미안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모두 한두 가지씩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모든 것에서 뛰어난 사람들도 어린아이 때에는 다 잘하지 못했고, 성인이 되어서 어느 정도 잘했더라도 나이가 들면 조금씩 퇴화하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내 아이들 중, 쌍둥이조차도 서로 많이 다르다. 이제 사회 분위기도 점차 다름을 인정하자는 쪽으로 개선되어 가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저자는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배우는 방식도 다르다고 하며, 이런 아이들을 위한 좋은 교육을 찾아내는 일은 마치 ‘금을 캐는 일’과 같다고 한다.
이 책을 예전에 좀 더 빨리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며, 지금이라도 만난 것에 감사한다. 아이가 타고난 대로 인정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과 꼭 내 아이가 두뇌회로가 다르지 않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다름을 만났을 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다름은 결핍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대상임을 전달받고, 또 많이 전파해야겠다.
만약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독서 능력이 떨어지고 수학 문제 풀이나 작문에서 계속 뒤처진다면 대개 ‘아, 이 아이는 영재구나!’라는 생각부터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장점보다 단점에 집착하며 교육자, 심지어 부모조차 아이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에 집중한다. 아이들은 대체로 장점과 재능을 무시당한 채 교육 가정을 밟아 나간다. 영재성이 있는 아이는 교실에 앉아 있는 것을 지루해하고, 적응하지 못해 자주 말썽을 피우거나 멍하니 앉아 있기 일쑤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갈수록 더 큰 문제를 만든다.(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70쪽)
ADHD와 영재성을 이중으로 지닌 아이는, 영재성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동시에 지닌 아이와 다른 것을 필요로 한다.(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71쪽)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신경다양성을 눈여겨보고 잘 보살피는 일은 우리 사회가 불확실한 미래에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76쪽)
‘엄마, 아이들이 내 꿈을 다 뭉개버려요.’(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76쪽)
우리에게는 아이들의 거친 행동에 대처할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 바로 이런 일이 우리를 지치게 한다. 어떤 행동은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아내기도 어렵다.(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87쪽)
*틸트(tilt): 어느 한쪽으로 기울이는 모습
*틸트 페어런팅: 내 아이에게로 각도를 기울인 교육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