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이 사라졌다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8
김아름 지음, 황주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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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배꼽이 사라졌다/ 김아름

(“아침에 일어나니 배꼽이 사라졌다”)





표제작

배꼽이 사라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꼽이 사라졌다. 세수를 하고 잠옷을 벗었는데 배 한가운데가 밋밋했다. 순간 너무 놀라 비명을 질렀다. (12)

 

태어날 때 엄마가 돌아가신 민준이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배꼽이 사라진 걸 알게 되어 놀라 비명을 지릅니다.

 

아빠에게 말했으나 너무 바쁜 아빠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체 출근해 버리고, 어쩔 수 없이 배꼽에 일회용 밴드를 붙여보지만, 접착력이 약해 떨어집니다. 할 수 없이 사라진 배꼽을 꼭꼭 숨기기 위해, 긴 티셔츠를 입고 벨트를 하고 학교에 갑니다.

 

민준은 배꼽이 사라진 것을 감추려고 애써 보지만 집요하고, 눈치 빠른 친구 마예지에게 발각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은 배꼽이, 막상 사라지고 나니 신경이 쓰입니다. 민준이의 배꼽이 없어진 걸 알아버린 마예지는 다른 친구들에게 소문내지 않을까요? 그리고 민준이는 사라진 배꼽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평소에는 대단치 않아 귀찮기만 하던 것들이, 막상 사라지고 나서 소중하게 다가온 기억이 많습니다. 수도꼭지만 돌리면 펑펑 쏟아지던 물이, 어느 날 단수가 되어 나오지 않으면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너무너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나면 물을 아껴 써야겠다고 작정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똑같아지곤 합니다.

 

어디 물 뿐인가요? 부모님이나 가족친구 등, 늘 곁에서 날 지켜주던 이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고 나면 그때야 정신이 번쩍 들고 후회가 됩니다.

 


내일도 모레도 뽑기왕

귀찮게 하지 마, 그딴 거 백 개 줘도 필요 없어.” “, 그딴 거? 어이없다. 볼품없는 다람쥐 인형 달랑 하나 달고 다니면서 잘난 체는.” “지후야, 그럼 한 번만 보여줘.”(55)

 

슬희는 인형 뽑기 달인입니다. 그래서 오락실 사장님에게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 인형이라면 얼마든지 뽑을 수 있는데, 지후의 하나뿐인 다람쥐 인형이 귀여워 자신이 뽑은 인형과 바꾸고 싶어 지후와 옥신각신하다가 그만 다람쥐 인형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지후의 소중한 인형을 망가뜨려 미안해진 슬희는 지후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지후는 다람쥐 인형을 돌아가신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거라서,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그리고 뽑기왕 슬희는 지후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눈사람 살인 사건

눈사람이 죽었다. 반짝이는 까만 조약돌로 눈을 붙이고, 예쁜 당근으로 코를 만든 눈사람이었다. 나랑 내 동생이 어제 하루 종일 고생해서 만든 눈사람이었다. (68)

 

진우와 선우 형제가 아파트 편의점 앞에 만들어 둔 눈사람이 하룻밤 새 죽어 있습니다. 진우 형제와 은찬이· 해나까지, 모두 힘을 합해 눈사람을 죽인 범인을 추적하게 되는데…….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는 누나에게 시시 티브이를 요청해 보지만 거절당하고, 범인이 눈이 크고 예쁜 단발머리 여학생이라는 것만 알게 됩니다.

 

왜 누군가 애써서 만들어 놓은 눈사람을 망가뜨린 걸까요? 진우 형제와 친구들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범인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범인은 왜 죄 없는 눈사람을 망가뜨려야 했을까요?

 

이 밖에도 저랑 놀아 주실 분?의 최저 시급으로 친구를 구하는 재훈, 로또를 찾습니다의 다리가 부러진 사슴벌레와 사는 채니, 미션: 병따개를 찾아라에서 하나뿐인 맥주 병따개를 찾아 나선 예준, 고백 Day -1의 승준까지……….

 

배꼽이 사라졌다에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일곱 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게 구성되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 배꼽이 없어졌다니……? 너무도 기발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엄마가 안 계셔서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민준. 이것저것 배우느라 용케 시간이 생겨도 노는 방법조차 모르는 재훈 등. 철없을 것 같은 아이들이, 눈앞에 닥친 일들을 나름대로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결하며 조금씩조금씩 성장해 나가며 소중한 것들을 깨우칩니다. 그 속에 그들의 우정과 사랑이 움트기도 합니다.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를 기준으로 쓰였는데, 어른들도 같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사춘기를 겪으면서, 내 아이라도 많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동화를 읽으며, 아이들과 소통하고 그 아이들의 성장을 격려하고 지켜주면 좋겠습니다.

 

도서관 어린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보면 평상시와 방학 때, 대출해 가는 책이 다릅니다. 평상시에는 흔한 남매등 주로 재미 위주의 책이 많이 대출되고, 방학 때는 추천도서가 많이 대출됩니다. 아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은 도서관 한쪽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신춘문예 당선작 배꼽이 사라졌다를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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