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찻잔 1
함정호 지음 / 북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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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찻잔 1 / 함정호

(마지막 찻잔에 담은 위로와 공감)




 

책을 받았을 때, 왠지 책 앞표지가 음산하게 느껴졌다. 담담한 표정들이 슬픔으로 와 닿는다. 그러면서 그 슬픔 속에 한 줄기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뒤표지는 조금 다르게 느겨졌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따뜻한 찻잔이 우선 눈에 들어왔고, 희망이라는 낱말이 마음 깊숙히 다가온다.


 



책은 1장에서 시작해 모두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만 봐도 대략 아픈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생의 마지막 문을 열기 전에 따뜻한 차 한 잔을 권하며 차다찬 마음을 데워 주는 이가 있다. 본인이 왜 거기에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 그저 죽음의 문을 통과하기 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을 대상으로 정성스레 차 한 잔을 대접하고 그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곳에 내가 존재한다.

내가 이곳에 앉아 누구를 기다릴까?’

나는 왜 이곳에 있고 존재하는 걸까?’

창문 밖으로 보이는 맑은 시냇물과

푸른 하늘을 벗 삼아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10평 정도 되는 방 안에서 차를 끓인다.

누군가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6)

 

자살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리 사회에 자주 등장하는 일들이라 전혀 새롭지는 않다. 다만,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누군가 마음을 다독여주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한다는 게 마음 따뜻하게 다가온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 그런데 그마저도 앞당겨 떠나야 했던 이들의 마음을 당사자 말고 과연 누가 알 수 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다친 마음들이 조금이나마 위로 받고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거기에 더해, 지금 소설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 욕심이 생긴다.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것처럼, 조금만 일찍 자신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누군가를 만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너무너무 안타깝다.

 

이 책을 읽는 내내, 10여 년 전에 혼자 외로움에 떨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오빠가 떠올라서 힘이 들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 때에는 나도 삶이 너무 힘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힘듦을 조금만 내려 놓고, 오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나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면……. 아니, 이 소설에서처럼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영화나 드라마처럼 되돌릴 수 없는 일들로 인해, 행복한 오늘도 나는 문득문득 가슴이 시리다. 아이들의 삶과 연관된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의 삶이 보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향하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 곳곳에 희망으로 전달 되기를 소망해 본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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