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 - 민달팽이의 인권 분투기 생각하는 시민을 위한 정치우화
유범상 지음, 유기훈 그림 / 마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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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 유범상

(민달팽이의 인권 분투기_생각하는 시민을 위한 정치 우화)

 


 

시민들과 함께하는 광장에서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정치에 대해 소통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저자가, ‘생각하는 시민을 위한 정치우화시리즈를 기획, 자본주의 역사를 다룬 1, 이매진 빌리지에서 생긴 일, 2, 정의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다룬 정의를 찾는 소녀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출간한 3,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에는 인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평화롭기만 한 고향인 느~린 마을에서 태어난 곤충들은 어린 시절을 서로 어울리며 이 곳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성충이 되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난다. 민달팽이 마중이는 매미 목청이· 딱정벌레 꽃뱅이· 호랑나비 미노가 이상마을로 떠나고 나자,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도 뭔가 허전하기만 하다. 결국 마중이는 이상마을로 떠난 아들을 찾겠다고 나선 미수 아줌마와 함께, 꿈을 찾아 이상마을로 길을 떠난다.

 

이상마을로 가는 도중에 개구리를 만나 잠깐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다행히 큰 탈 없이 잘 가다가 나비인 보라 아저씨를 만나 이상마을에 대해 듣게 된다. 그런데 보라 아저씨가 들려 준 이상마을은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런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곤충들 대부분은 죽도록 일만 해야 하죠. 그렇게 일을 해도 전혀 삶은 나아지지 않고, 화려하고 멋진 삶을 누릴 수 있는 곤충은 지극히 소수일 뿐이에요. 저도 죽도록 일만 하다가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서 떠나온 거랍니다.”(43)

 

보라 아저씨의 말을 들은 미수 아줌마는 아들이 그런 곳에 있다는 것이 너무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마중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록 소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둘은 그렇게 계속 이상마을로 향한다.

 

목청이가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니 의외였다. 가수가 되었거나 노래 학원에 다니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왜 가수와는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56)

 

마중이는 이상마을에서 목청이와 꽃뱅이를 만나지만,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예전의 친구들이 아니다. 거기에 미수 아줌마의 아들은 이미 2년 전에 일하다가 사고로 죽었고, 친구 미노도 배달 일을 하다가 그만 죽게 된다.

 

공사 현장은 체계적으로 돌아갔다. 개미는 매미의 구령에 맞춰 일했고, 이들을 단속하는 반딧불이의 감시망은 촘촘했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로 죽어 나가는 개미들의 행렬을 막지는 못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끼여 죽고, 깔려 죽었다.(83)

 

마중이는 너무 혼란스럽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이상마을로 왔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마중이와 미수 아줌마를 비롯하여,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목요클럽에서 만나 토론에 들어간다. 민달팽이 마중이의 여정을 따라, 독자들도 목요클럽 회원들과 함께 인권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또 마지막 해설편에서는 이 책을 쓴 배경과 기본관점· 이야기 구성 등, 책을 좀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읽고 인권에 대해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충청남도가 오늘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통과 시켰다는 뉴스가 떴다. 충남도의회는 학생 인권만 강조하면 교권이 침해된다고 했다는데?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다고 해서 교사들의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교사와 학생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벙안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된 해결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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