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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 - 경계존중으로 시작하는 우리 아이 성교육 부모 가이드
엘리자베스 슈뢰더 지음, 신소희 옮김 / 수오서재 / 2023년 3월
평점 :
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 / 엘리자베스 슈뢰더
(경계존중으로 시작하는 우리 아이 성교육 부모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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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단기간 기간제 근로자로 살고 있어 일하고 쉬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가 3월부터 내가 좋아하는 도서관 출근이 예정 되어 있어 기쁜 마음과 두려운 마음(도서관 근무 경력이 없음)으로 당분간 새로운 생활의 적응을 위해 서평단 활동을 쉬기로 마음먹고 있을 때, 또다시 나를 유혹한 책이다. 만지면 분홍빛이 당장 손에 묻어날 것만 같은…, 예쁜 표지의 200쪽도 채 안 되는 작은 책이 그렇게 내게로 왔다.
일단 책을 받아들었을 때의 느낌을 표현하면, 앞표지가 색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것 같은데 앙증맞고 너무 예뻤다. 뒤표지로 넘기니 ‘스스로를 소중하게 돌보는 아이, 다른 사람도 동등하게 존중하는 아이, 성에 관한 편견 없는 당당한 아이, 분별력 있는 올곧은 아이로 키우고자 한다면’ 이라고 적혀 있다.
책장을 펼치니 ‘들어가며’에서,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라고 해요. 로 첫 문장이 시작되며, ‘경계’와 ‘동의’는 아이와 이야기 나누어야 할 가장 중요한 주제임을 우선 일깨워 준다.
경계: “경계란 일종의 ‘내 영역을 만드는 울타리’야. 네가 혼자 있고 싶어서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면, 그게 바로 경계를 만든 거야. 누군가 경계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일단 문을 두드려야 해. 그러면 ‘너는 들어와도 돼’라든가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라고 대답할 권리가 있어.
경계란 누군가 너를 만져도 된다거나, 만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누군가 널 안아주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싫을 때도 있지. 그러면 좋다거나 싫다고 말해도 돼. 전에는 좋았지만 지금은 싫다고 말해도 되고, 안는 것뿐만 아니라 뽀뽀나 만지는 것도 마찬가지야. 어제 누군가에게 안아도 된다고 허락했다고 오늘도 허락해야 하는 건 아니야. 매순간 결정은 네가 하는 거란다.(12~13쪽)
동의: “동의란 뭔가를 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거야. 네가 친구에게 안아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친구가 ‘난 안기 싫어’라고 했다면, 친구가 동의하지 않았으니까 안으면 안 된다는 뜻이야. 네가 닫은 방문을 누군가 와서 두드린다면, 그 사람은 네가 ‘들어와도 돼’라고 말할 때까지 문 밖에서 기다려야 해. 네가 들어오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네 방에 들어올 수 있는 동의나 허락을 받지 못한 거야.(13쪽)
존중: “누군가를 존중한다는 건 그 사람을 배려하고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따르는 거야. 누군가 ‘난 안기 싫어’라고 말하면 그 말대로 하는 거지. 누군가 네 말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건 너라는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거야. 그럼 기분이 나쁘겠지. 마찬가지야. 다른 사람이 널 존중하길 바란다면 너도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단다. 누군가 너의 경계를 존중하지 않았다면, 설사 그 사람이 어른이라고 해도 곧바로 내게 와서 알려 주렴.”(13쪽)
이렇게 ‘가이드 라인’에서는 경계·동의·존중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설명 가능하게 실어 놓았고, 아이에게는 다소 어려운 개념인 경계를 굳이 가르쳐야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고, 경계를 이해시키기 위해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것들도 미리 알려준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위해서는 아이들과 반드시 신뢰가 형성되어야함을 강조하고, 음경·음부·유방·엉덩이 등, 성기의 명칭을 다른 신체부위 명칭(코나 입처럼)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제대로 사용해야한다고 하며, 아이들과 늘 대화 창구를 열어 놓기를 제안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를 믿어주고 부모가 일관성을 유지해야한다고 당부하며 ‘가이드 활용법’도 마련해 두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1장: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몸을 탐구해요.
2장: 내 몸은 나의 것!
3장: 성폭력에 대하여;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
4장: 몸에도 경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세요
5장: 내 몸 안에는 나만의 경보 시스템이 있어요.
6장: 존중과 동의를 가르쳐요.
7장: “싫어요.”라고 말하는 연습
8장: 동감은 존중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9장: 아이가 설정한 경계선을 존중하세요.
10장: 아이는 부모의 거울입니다.
11장: ‘믿을 수 있는 어른’ 네트워크를 만드세요.
12장: 아이를 포식자로부터 보호합니다.
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이 작고 얇은 만큼 군더더기가 전혀 없으면서, 위의 ‘경계·동의·존중’의 예시처럼 아주 구체적이다. 그러면서도 각 장 끝에는 핵심을 요약해 놓아서 지금 당장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다.
Q. 제 아이들은 남의 몸을 건드리기 전에는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중 네 살짜리 아이가 최근에 제 파트너한테 성기를 만져도 되냐고 물어서 그 사람이 “안 돼”라고 대답했거든요. 그랬더니 아이가 당황해하며 “먼저 물어 봤잖아요. 근데 왜 안 돼요?”라고 되묻더군요. 이럴 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 네 살이라, 정말 좋은 시절이네요! 아이들은 참 호기심도 많고 질문도 많은 존재죠. 하지만 네 살밖에 안 됐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 안 돼요. 오히려 어린아이니까 단순하고 딱 부러지게 대답해줘야 합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것과 무섭게 말하는 것은 다르다는 걸 명심하세요!)이런 경우 적당한 대답은 다음과 같겠죠. “먼저 물어본 건 잘한 일이야. 하지만 먼저 물어봤어도 상대에게는 좋다거나 싫다고 대답할 권리가 있어. 게다가 다른 사람의 성기는 물어 보는 걸 떠나서 건드리면 안 되는 부위란다. 다른 사람도 네 성기를 건드리면 안 되고.” 이렇게 말해 준다면 신체 경계의 중요한 부분을 짚어줄 수 있겠죠.(169쪽)
그것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12장이 끝난 후에는, 저자가 30년 간 전 세계 부모를 대상으로 하면서 받은 질문 중에서 선별해 ‘자주 듣는 질문과 답변’을 실어 놓았으며, 맨 끝에는 참고할 국내·국외 도서까지 알뜰히 추천해 놓았다.
자칫 이 책≪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를 어린자녀를 둔 이들에게만 필요한 책이라고 오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잠시 생각을 달리해보면, 우리 모두 반드시 읽어야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이미 어느 정도 키운 이들은 너무 잘 알고 있겠지만, 자녀를 키우면서 가족들과 특히 부모님 세대와 자녀교육으로 인해 갈등을 빚은 경험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특별히 성교육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성에 대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불편한 감정을 내색하지 못하고 넘어간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각 나라 문화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가족·우리 남편·우리아들 등, 늘 우리를 지칭하는 한국문화에서는 가족들과의 끈끈함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인 만큼, 모두가 제대로 알고 있어야, 내 아이를 비롯한 우리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이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몸의 주권자로 곧게 서는 것과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존중할 때, 아이는 비로소 자기 자신의 성을 온전히 누리면서도 사회의 일원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 이 책≪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의 저자 슈뢰더 박사의 경계존중 성교육은 현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성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전 세계 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세상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배움의 연속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터득해야 할 기본적인 윤리관을, 나와 내 가족 이웃들이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