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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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 주디스 그리셀

(밑바닥 약물 중독자였던 뇌 과학자가 밝히는 중독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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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도했던 마약은 순수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알코올은 삶을 견딜 만하게 해 주었지만 대마는 아주 유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또 코카인은 하게, 메스암페타인은 신나게, LSD는 흥미롭게 내 삶을 바꾸어 주었다. 이 모든 약물 마술의 대가로 나는 조금씩 조금씩 나 자신을 팔아넘겼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16)

 

나 역시 그 돈이 그에게 꼭 필요하며 내 행동은 변명의 여지없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남자 친구와 나는 그 돈을 코카인 여덟 봉지를 사는데 써버렸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23)

 

내가 배운 것은 중독의 반대는 단순히 약물에 취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상태라는 사실이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24)

 

나의 행복을 바란다는 아버지의 말은 내 안의 방어벽을 무너뜨렸고, 나는 돌연 내가 얼마나 지독하게 불행한지 한탄하며 된장국에 얼굴을 박고 어린애처럼 엉엉 울고 말았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28)

 

나는 알코올과 그 밖의 약물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직관이 사실과 정반대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약물은 그동안 내 삶의 문제들에 해결책을 제시해 준 것이 아니라 삶이 완전히 텅 빌 때가지 회생의 싹을 조금씩 잘라낸 것이었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29)

 

나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 박사학위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떳떳하게 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닌 취미들이 생겼다. 매일 아침 내가 어디에 있는지, 오늘 하루가 대략 어떻게 전개될지 아는 채 맑고 개운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난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132)

 

술에 취해서 발생하는 결과들은 비단 당사자의 뇌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판단력의 손상 탓에 부적절한 성매개 감염병, 그리고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성폭력, 강간, 성적 트라우마가 일어날 수 있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151)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 우선 첫걸음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행동을 불편하지만 참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160)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아무리 바빠도 꼭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신다. 그래야 온전히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다. 카페인 때문인지 당분 때문인지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 거기에 코로나19 감염병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에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고 있다. 그 중에서 알코올이나 스마트폰 중독 등, 물질 중독에서 행위 중독까지 우리를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이 책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는 행동신경과학자이며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오랫동안 중독의 중심에서 지난 20여 년간 중독의 신경과학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내용들을 요약해 놓은 책이다.

 

어떤 중독성 약물이든 노출의 정도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기만 하면 누구에게도 내성, 의존, 갈망이라는 중독의 3대 특징들이 나타날 수 있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287)

 

자신의 중독경험에서부터 중독과 뇌와의 상관관계, 각각의 약물이 어떻게 침투하여 우리 뇌를 갉아 먹는지. 일반인도 아주 이해하기 쉽게 세세히 풀어 놓았다. 그리고 중독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우리 중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결코 나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중독되는 것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약물의 사용이 예측 가능하고, 빈번해 질수록 중독성이 커지게 된다고 한다.

 

이렇듯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하여 대마, 아편, 알코올, 진정제, 각성제, 환각제는 물론이고, 기타남용약물들이 뇌에 어떻게 중독되는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중독에 빠지는 길은 중독자의 수만큼 다양하며, 중독에서 자유로운 뇌는 결코 없다고 단언한다.

 

무엇보다도 중독에서 벗어난 자신조차 아직도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함을 고백하며, 세상에 공짜는 결코 없고, 잠시 누리는 쾌락은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함을 강조한다.

 

과학 연구는 힘이 들기도 하고, 보람이 있기도 하다. 현실의 어느 측면이든 자세히 살펴볼수록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다. 복잡성, 모호성, 우발성은 자연의 섭리이다.(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312)

 

가장 흥미로운 것은 과학자인 저자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치료를 결심하게 되는 이유가 과학적인 근거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것도 사랑으로는 해결된다는 게 가장 흥미로웠다.

 

저자의 말처럼 중독에서 자유로운 뇌는 결코 없고, 현대 사회는 한 가지 물질이나 행위에 중독되지 않고 살기 또한 어렵다. 자신은 무엇에 중독되어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중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그런 가족이 있다면, 따끔한 충고보다는 사랑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중독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해 나가면 어떨까? 그 길목에 이 책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가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감히 권해본다.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물두 살이었다. 나는 무언가 잘못된 약물 거래에서 이득을 본 측이었다.1985년 어느 꼭두새벽, 플로리다의 이름 없는 식당 뒤편에서 딜러는 나와 친구에게 엉뚱한 봉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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